"조작이다, 모른다, 기억 안난다, 답 않겠다"..헌재마저 농단한 최순실

전재욱 2017. 1. 16.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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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태 진술은 조작되고 계획된 것" 주장
나쁜사람 지목당한 노태강 前국장.."모르는 사람"
미르·K재단 관련 질문에.."유도신문은 답 안해" 고성
"청와대 출입은 했지만 빈도·횟수는 모른다"

[이데일리 전재욱 고준혁 기자] ‘국정농단’ 주범 최순실(61·구속기소)씨는 헌법재판소에서조차 입맛대로 증언을 이어갔다. 최씨는 위증시 처벌을 감수하겠다고 선서하고도 검찰수사 등을 통해 명백히 드러난 사실마저도 부인하거나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오리발을 내밀었다.

◇ “고영태 주장은 조작, 미르·K스포츠재단 개입 안해”

최씨는 이날 오전 10시에 열린 대통령 탄핵심판 5차 변론에 증인으로 서서 더블루K 고영태 상무의 모든 진술은 “신빙성이 없다”고 부인했다. 더블루K는 최씨가 설립해서 각종 이권 사업에 동원한 곳이다. 최씨의 최측근 고씨의 폭로는 ‘최순실의 국정농단 사태가 세상에 드러나게 된 단초를 제공했다.

이를 두고 최씨는 “완전히 조작이다”, “신빙성이 없다”, “계획된 것이다”고 주장했다. 최씨는 자신이 더블루K를 설립한 적 자체가 없다고 했다. 최씨는 “고영태가 한다고 해서 자본금만 줬을 뿐”이라고 했다. 더블루K 관련한 질문이 이어지자 “더는 진술하고 싶지 않다”며 증언을 거부하기도 했다.

딸 정유라씨 관련 의혹도 모두 부인했다. 독일 법인을 설립해서 삼성에서 딸 정유라씨의 지원을 받았는지에 묻자 “딸 혼자만을 위해 삼성 같은 큰 회사가 그렇게 하겠는가”라고 반박했다. 박 대통령이 “나쁜 사람”이라고 지목한 노태강 전 문체부 국장을 “전혀 모른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신은 미르와 K스포츠 재단 설립에 관연하지 않았다고 했다.

두 재단의 △임원 면접 및 조직편성 △조직도 및 사업계획 청와대 보고 △사업추진 현황 점검 등에 개입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기업 상대로 후원금을 챙기려다 지금의 사달이 났다’는 국회의 지적에 “그런 적 없다. 박 대통령은 이득을 취하려는 분이 아니다”고 했다. 민감한 질문에 대해서는 “유도신문은 답하지 않겠다”며 고성을 지르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는 국회 측 대리인을 향해 “어떤 이권에 개입했는지 구체적으로 말해보라”고 맞받아치기도 했다.

◇ 朴 옷값 지불 등 유리한 내용은 적극 답변

최씨는 청와대 출입은 인정했지만, ‘얼마큼 자주, 몇 번이나 드나들었는지’ 묻는 질문에는 “기억이 잘 안 난다”고 했다. 그는 “박 대통령의 개인적인 일을 도왔다”면서도 “사생활이라서 구체적으로 말하기는 곤란하다”고 했다. 최씨는 “옛날부터 도와주는 마음으로 대통령의 의상을 챙겼다”며 박 대통령이 옷값을 냈다고 했다. 의상비가 오가지 않았으면 뇌물죄 논란이 일 수 있는 부분이다. ‘얼마를 어떻게 받았는지’는 자세히 말하지 않았다. 아울러 ‘최씨가 문고리 3인방과 매주 청와대 관저에서 회의했다’는 청와대 전 조리장의 인터뷰에 대해 “허위”라고 주장했다.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실비서관에게서 청와대 문건 등을 받아본 적 있다면서도, 민감한 자료 유출은 인정하지 않았다. 그는 “대통령 말씀자료를 받은 적 있다”면서도 “수정 후에 정호성에게 보낸 적은 있지만 감성적인 표현만 봤다(다듬었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정부 요직 인사 자료가 빠져나간 데 대해서는 “고위공무원 인사자료는 보여달라고 해도 보여주지 않고, 본 적도 없다”며 “관여하고 싶지도 않았고, 그렇게 하지도 않았다”고 했다.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자체를 모른다”며 “차은택에게 김기춘을 만나라고 한 적도 없다”고 했다. 차은택씨가 “최씨를 통해 김 전 실장을 만났다”고 한 데 대해서는 “신빙성이 없다”고 했다. 다만, 차씨의 이력서를 정 전 비서관에게 줬다고는 인정했다. 차씨는 현 정부에서 문화융성위원회 민간위원을 거쳐 창조경제추진단장을 지냈다. 그러나 “대통령은 누가 추천했다고 막 쓰진(임명하진) 않는다”고 했다.

[이데일리 김태형 기자] 박근혜 대통령 정부 비선실세로 지목된 최순실씨가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박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5차 공개변론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전재욱 (imfew@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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