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검색어 입력폼

[케이비리포트] KIA '팔색조' 팻 딘, 제2의 밴헤켄 될까?

조회수 2017. 1. 15. 11:25 수정
음성재생 설정

이동통신망에서 음성 재생시
별도의 데이터 요금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길준영의 외인 리포트] KIA 타이거즈 외국인 투수 팻 딘

시계를 1년 전으로 돌려보자.  헥터-양현종-윤석민-지크로 구성된 KIA 선발진은 2016시즌을 앞두고 리그 최강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예상은 빗나가게 마련.

선발로 돌아온 '90억' 투수 윤석민은 고작 3경기 등판 후에 어깨 부상으로 이탈했고 프리미어 12 한국전에서 인생투를 펼친 지크는 7월 이후 극심한 기복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결국 KIA는 판타스틱4가 이끈 두산 선발진(선발 ERA 4.11)과 상당한 격차를 보이며  선발 ERA(4.74) 2위에 만족해야 했다. 

2017년에도 두산 선발진의 강세가 예상되는 가운데, KIA는 지난해 투수 WAR 1위(6.6)인 헥터와 170만불에 재계약을 했고 양현종을 단년 계약으로 잔류시키는데 성공했다. 기복 심한 지크와는 결별하고 새로운 외국인 투수와 일찌감치 계약하며 선발진 강화를 시도했다. 

올시즌 새롭게 선보일 KIA의 외국인 투수는 좌완 팻 딘(1년 총액 90만 달러)이다.  4~5 선발에서 변수가 많은 KIA가 막강 선발을 구축한 두산, LG에 맞서기 위해서는 3선발 팻 딘의 에이스급 활약이 필요하다. 

2016시즌 이대호와 맞대결을 펼치기도 했던 팻 딘 (사진: OSEN)

History

팻 딘의 프로필 ⓒ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미국 코네티컷(Connecticut) 주 출신인 팻 딘은 노가턱(Naugatuck)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보스턴(Boston) 대학에 진학했다. 팻 딘은 대학 재학 중 애틀란틱 코스트 컨퍼런스(Atlantic Coast Conference)에서 재능을 꽃피웠다. 특히 제구력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2010 드래프트 당해 봄에 팔꿈치 부상으로 1달 가량을 결장했지만 특별한 이상은 발견되지 않았고, 선발투수로 복귀해 5승 1패 ERA 3.76  67이닝 51삼진 10볼넷으로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구위보다는 커맨드를 중요시하고, 스트라이크를 적극적으로 던지는 투수를 선호하는 미네소타 트윈스가 제구에 강점을 가진 팻 딘을  3라운드 102순위로 지명했고 31만 9500달러에 계약하며 그의 프로 커리어가 시작된다.

미네소타는 드래프트 전 팔꿈치 부상을 감안해 팻 딘의 프로 데뷔를 서두르지 않았다. 입단 첫 해(10시즌) 7월 24일 루키리그를 통해 데뷔한  팻 딘은 1년차를 9경기 2승 2패 ERA 2.15 29.1이닝으로 마무리했다. 특히 볼넷을 단 1개만 허용하며 제구가 뛰어나다는 평가를 프로에서도 입증했다.

11시즌에는 싱글A와 하이싱글A를 거쳐 AA까지 올라갔지만, 전체 성적은 20경기 108이닝 5승 7패 ERA 5.75 부진했다. 12시즌 다시 하이싱글A에서 28경기 10승 8패 ERA 3.99 153.1이닝을 기록하며 커리어 처음으로 150이닝을 넘긴 팻 딘은 13시즌에는 AA를 거쳐 AAA까지 승격했다. 다만 13시즌 전체 성적은 28경기 9승 13패 ERA 4.04 165이닝으로 그리 인상적이진 못했다.

14시즌에도 AA에서 26경기 8승 9패 ERA 4.81 144이닝으로 주춤했지만  15시즌 AAA에서 27경기 179이닝  12승 11패 ERA 2.82로 커리어하이를 달성했다. 그리고 16년,  AAA에서 시즌을 시작했지만 마침내 5월 11일 대망의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게 된다.(구원등판 2.2이닝 2실점 3삼진 2볼넷)

작년 5월 25일엔 시애틀과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이대호와 맞대결을 펼치기도 했다. 대결 결과는 3타수 1안타 1타점으로 이대호가 타점을 올렸지만, 미네소타 타선이 넉넉하게 7점을 내주고(팀 동료인 박병호도 이날 3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팻 딘이 7이닝 2실점 무볼넷 8삼진으로 호투하며 메이저리그 첫 승의 기쁨을 누렸다.

팻 딘의 메이저리그 첫 승 경기 영상 (2016.05.25)

하지만 더 이상의 승리는 없었다. 6월 17일을 끝으로 다시 AAA로 내려갔던 그는  8월 12일 다시 콜업되어 빅리그에서 시즌을 마쳤다. 16시즌 메이저리그 최종 성적은 19경기(9선발) 67.1이닝 1승 6패 ERA 6.28로  이렇다 할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결국 시즌 종료 후 40인 로스터에서 제외되며 FA가 된 팻 딘은 2017시즌 29세가 되는 본인의 나이와 향후 불투명한 전망을 감안, 미네소타와 자매결연 구단인 KIA와 계약하며 KBO리그 도전을 택했다. 

피칭 스타일

팻 딘의 프로통산 성적 ⓒ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팻 딘은 구속이 빠른 투수는 아니다. 그의 포심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89.8마일(144.5km). 외국인 투수임을 감안했을 때 구속이 강점인 투수는 아니다. 다만 좌완이라는 점과 KBO리그의 평균 구속을 감안하면 그의 속구도 충분히 경쟁력을 갖는다. ( 2016시즌 규정 이닝 달성 투수 중 속구 평속 7위 보우덴 144.8 km)

거기에 팻 딘은 슬라이더-체인지업-커브로 다양한 레퍼토리를 갖추고 있다. 평속 85마일(약 137km)의 슬라이더는 각이 좋고 상당히 위력적이라는 평이며 대학시절 부터 호평을 받았던 체인지업은 결정구로도 사용이 가능한 구종이다.

무엇보다 팻 딘의 최대 무기는 앞서 언급했듯 제구력이다. 구속이 그리 빠르지 않음에도 스트라이크 존 안으로 투구하는데 두려움이 없다. 그리고 스크라이크 존을 공략하는 능력도 뛰어나다는 평이다. 마이너리그 통산 BB/9(9이닝 당 볼넷)이 무려 1.74개이고 KBO리그에 왔던 다른 제구형 투수들과는 달리 메이저리그에서도 3.07로 준수했다. 

뛰어난 제구에도 불구하고 그에 미치지 못하는 구위와 적극적인 승부 탓에 탈삼진 능력은 평범하다. 마이너리그 통산 K/9(9이닝 당 삼진)이 5.27개에 불과했다. 볼넷과 삼진이 모두 적다 보니 필연적으로 인플레이 타구가 많을 수 밖에 없다. 그러다 보니 자연히 안타도 많이 허용했다. 마이너리그 통산 H/9(9이닝 당 피안타)은 무려 10.32개에 달했다.

팻 딘의 타구각도. 좌타자에 비해 우타자가 뜬공을 많이 치는 것을 볼 수 있다.출처 : Baseballsavant

땅볼/뜬공 비율 역시 평범한 편이다. 메이저리그에서는 뜬공 비율이 살짝 높긴 했지만 뜬공 투수로 보기는 어렵다. 전체적으로 잘 맞은 타구(평균 타구속도 92.1마일 / 리그 평균 타구속도 90.1마일)를 많이 허용했는데  그의 구위가 메이저리그 타자를 상대로는 통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좌완이다 보니 아무래도 오른손 타자에게 비교적 약한 모습을 보였다.(메이저리그 피OPS 좌타자 상대 .832 / 우타자 상대 .937) 마이너리그에서도 우타자 상대 피OPS가 좌타자 피OPS보다 1할 넘게 높았다. 표본이 적긴 하지만 좌타자에게는 68.6%에 달했던 땅볼%가 우타자를 상대로는 37.4%로 급감한 것은 그를 상대할 팀들이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KBO리그 외국인 투수들과의 기록비교

팻 딘과 비교대상인 KBO리그 외국인 투수들의 주요 기록ⓒ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최근 KBO리그에 입성한 좌완 외국인 투수 중 가장 강렬한 인상을 남긴 투수는 지난해 코프랜드를 대신해 영입되어 LG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견인한 데이비드 허프다. 허프는 KBO리그에서 마이너리그 시절보다 오히려 낮은 K/9을 기록했지만, 뛰어난 제구(BB/9 1.08)를 바탕으로 인상적인 성적을 거뒀다.

마이너리그 통산 BB/9을 비교하면 팻 딘(1.74)이 허프(2.25)에 비해 기록 상으로 우위를 보인다. 하지만 마이너리그 시절 제구력이 좋았다고 해서 그것이 KBO리그의 성적으로 직결되진 않는다. 

작년 한화에서 뛰었던 서캠프의 경우 마이너리그 통산 BB/9 2.50으로 좋은 기록을 남겼지만 KBO리그 스트라이크 존에 좀처럼 적응하지 못하며 BB/9 3.7에  그쳤다. 결국 서캠프는 시즌이 채 끝나기 전에 낙제점을 받았다.

팻 딘은 마이너리그에서는 이렇다 할 삼진능력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다만 KBO리그에서 오히려 삼진이 줄어든 허프나, 반대로 마이너리그에서는 삼진능력이 그다지 좋지 않았음에도 KBO리그에서는 스플리터(포크볼)를 무기로 빼어난 삼진 능력을 과시한 밴헤켄(K/9 8.24)처럼  리그가 바뀌면서 피칭 스타일이 완전히 변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체크 포인트

보통 외국인 투수에게 기대되는 것은 타자를 압도하는 빠른 구속이다. 하지만 지난 시즌 라라나 카스티요의 경우에서 알 수 있듯 속구 만으로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없다.  당연하지만 안정된 제구가 뒷받침 되어야 한다. 그리고 구속과 제구, 굳이  둘 중 하나를 고르라면 성공의 충분 조건은 제구다. 

보우덴(144.8km), 스튜어트(144.8km), 레일리(142.9km), 해커(141.3km), 밴헤켄(140km) 등은 압도적인 속구를 구사하는 투수는 아니지만 좋은 성적을 거뒀다. 제구가 되는 150km 이상의 속구를  구사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확실한 무기가 있다면 꼭 구속이 빨라야 할 필요는 없다.

팻 딘은 본인의 강점으로 평가받는 제구력과 커맨드를 유지하는 것이  KBO 리그 성공의 관건이다. 제구가 좋다고 평가받았던 외국인 투수들 중 KBO리그의 스트라이크 존에 적응하지 못해  지레 무너진 경우가 왕왕 있다. 우타자에게 약점을 보이는 것 역시 대책을 마련해야 할 부분이다. 

스트라이크 존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는 팻 딘의 피칭 스타일 상 인플레이 타구가 많은 만큼 KIA의 수비도 중요하다. 16시즌 KIA는 DER(수비효율) 0.653으로 리그 4위를 기록했다. 안치홍-김선빈 키스톤이 풀타임을 소화하고, 수비에 강점이 있는 외국인 외야수 버나디나가 팀에 합류했기 때문에 KIA의 수비가 지난 시즌에 한층 더 좋아질 것이라는 점은 팻 딘에게 있어 호재다.

FA 야수 최대어 최형우를 영입하고 내부 FA 나지완과 양현종을 잔류시키며  KIA는 한국시리즈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2년 간 두산이 입증했듯 대권을 차지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선발진 구축이 필수다.

지난 시즌 선발 ERA 2위를 기록했던 KIA지만 헥터(206.2)와 양현종(200.1)이 407이닝을 합작할 만큼 원-투 펀치에 대한 의존도가 심각했다. 2017시즌 KIA가 5할의 벽을 넘어 명실상부한 강팀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3선발 팻 딘이 에이스급 활약으로 두 투수의 부담을 덜어주는 것이 절실하다. 

[기록 출처 및 참고 : MLB.com, Baseball-Reference, Fangraphs, Baseballsavant, Statcorner, Baseball America, Baseball Prospectus , KBReport.com, 스탯티즈, KBO기록실]


길준영 기자/ 감수 및 편집: 김정학 기자

비영리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 후원하기 [kbr@kbreport.com]

기사제공: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홈페이지]  [페이스북]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