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고 넘친다던 물증, 법정서 줄줄이..탄핵심판에도 영향

김준 입력 2017. 1. 13.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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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KT에 장시호 센터 문서 직접 건네
"최씨 회사 직원이 청와대 수도꼭지까지 교체"

[앵커]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씨의 공모관계를 입증할 만한 검찰의 증거가 오늘(13일) 무더기로 쏟아졌습니다. 취재기자와 하나씩 짚어보겠습니다.

김준 기자, 오늘 새롭게 나온 증거들이 굉장히 많은데 하나씩 살펴볼까요.

[기자]

오늘이 세 번째 공판기일이었는데요. 그동안 검찰이 증거 번호에 따라서 순서대로 증거를 제시해왔습니다.

앞서 첫 공판에서도 검찰이 "대통령과 최순실의 범행 공모를 입증할 수 있는 증거가 차고 넘친다"고 밝히지 않았습니까?

법조계에선 검찰에서 들고 있던 무기, 감추고 있던 카드들을 하나씩 꺼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당초 박 대통령이 검찰에 출석했다면 이런 부분들을 확인했을 텐데, 조사에 응하지 않았기 때문에 재판에서 나오는 것이고요. 오늘 나온 증거자료들이, 일단 대통령 재판은 아니기 때문에 대통령에 대한 직접 혐의 내용이냐는 부분도 의문이 있을 수 있는데, 어떻게 봐야 할까요?

[기자]

아무래도 오늘 나온 증거들이 관심을 받는 이유는, 대통령의 혐의를 입증할 만한 증거들이기 때문인데요. 앞서 리포트에서 보신 것처럼 검찰이 최씨의 조카 장시호씨의 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서 만들려 했던 스키단 창단 관련 문서를 박 대통령이 직접 KT 황창규 회장에게 건넸다는 증거를 제시한 겁니다.

그동안 혐의나 최씨와의 공모관계를 박 대통령 측은 일관되게 부인해왔는데, 이 부분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증거를 내놓은 겁니다.

[앵커]

진술 정황이 있는 겁니까? (진술 정황이 아무래도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검찰에서 얘기한 그런 정황을 바탕으로 했다… 특히나 이 부분이 장시호씨, 최순실씨의 개인 회사이기 때문에 박근혜 대통령이 국익을 위해서다라고 얘기하기는 좀 어려운 부분이다라고 볼 수 있겠고요. SK 최태원 회장 사면 관련 의혹이 지속적으로 나왔는데, 오늘 내용을 보면 청와대와 SK 측이 사면을 앞두고 계속 조율을 했다고 볼 만한 정황들이 많이 나오지 않았습니까?

[앵커]

그렇습니다. 오늘 공개된 문자 메시지를 보면, "하늘 같은 은혜를 영원히 잊지 않겠다", 그리고 "수석님의 은혜 또한 잊지 않겠다"는 내용이 나오는데요.

최 회장의 사면 발표를 전후한 시기에 오간 문자입니다. 이 부분에 대해 안 전 수석은 검찰 조사과정에서 사면 결과를 미리 알려주라는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SK 측에 알려줬다고 진술했습니다.

문자메시지를 살펴보면 '수석님의 은혜 또한'이라고 따로 언급을 한 걸 보면 다른 누군가가 있다는 걸 전제한 것으로 보이는 대목입니다.

[앵커]

안종범 전 수석 말고 다른 누군가라면 대통령을 얘기하는 겁니까?

[기자]

아무래도 그렇게 봐야 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인데요. (검찰에서 그렇게 보고 있다는 얘기죠?) 그렇습니다.

오늘 SK 이만우 부사장이 안 전 수석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도 공개가 됐는데요.

"창조경제를 위해선 최태원 회장이 조속히 나와 제 역할을 해줘야 한다는 사설이 내일 한 언론에서 나올 거다"라는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또 "최 회장이 경제발전에 기여할 수 있게 도와달라"고 합니다.

법무부나 민정수석도 아닌 경제수석인 안종범 전 수석에게 사면 부탁을 한다는 건 안 전 수석을 통해 다른 누군가에게 이런 청탁이 전달되기를 바란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이 문자는 여러 가지 의미가 있는데, 일단 특정 언론, 신문에서 '빨리 최태원 회장을 내보내라' 이런 내용의 사설이 실린다는 걸 미리 알았던 것도 놀라운 일이고, 그 얘기를 청와대에 전달하면서 압박이라고 해야 할까요, 부탁이라고 해야 할까요, 이런 얘기를 했다는 거죠.

재단 사유화 문제도 얘기가 나왔죠?

[기자]

인투리스라는 회사인데요, 최씨가 이 인투리스라는 회사를 지주회사로 세우고, 그 아래에 미르와 K스포츠, 더블루K를 자회사로 세우려고 기획한 문건과 도표를 검찰이 재판에서 제출했었는데요.

그 증거들이 오늘 제시되고 공개된 겁니다.

[앵커]

최순실 씨가 청와대 일에 관여했다는 건 지금까지 나온 얘기만해도 수백건은 넘는 것 같은데, 오늘은 보니까 대통령의 침실까지 최순실 회사 직원이 작업했다는 얘기가 나왔죠?

[기자]

그렇습니다. 최씨의 회사 얀센의 직원이 박 대통령 취임 뒤 두 차례에 걸쳐서 청와대에 가서 침실 커튼을 걸어주거나 수도꼭지를 갈아주는 일을 했다라는 건데요.

청와대에도 담당 공무원이 있을 텐데 최씨의 개인회사 직원이 이런 부분까지 개입을 한 겁니다.

이 직원은 검찰에서 이 일과 관련해 별도의 보수를 받지는 않았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앵커]

최순실씨가 청와대 수도꼭지만 갈았다면 이렇게까지 문제가 되진 않았을 텐데, 인사에도 개입했고 그런 여러 가지 문제가 더 클 텐데, 실제 관여한 건 굉장히 많고요.

오늘 공개된 증거들이 대통령의 탄핵심판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겠습니까?

[기자]

헌재에서 진행되고 있는 탄핵심판과 법원에서 진행되고 있는 최순실 씨 형사재판이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오늘 나온 증거들이 사실상 대통령의 뇌물 혐의를 직접적으로 입증할 수 있을만한 증거들로 보이는 겁니다.

그동안 박 대통령은 탄핵 사유에 대해서 부인하는 태도로 일관해왔지만, 범죄 혐의에 대해 헌법재판소도 이 부분을 참고할 수 있기 때문에, 탄핵심판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결정적으로, 대통령이 '국가를 위해서 했다'고 여태까지 했던 주장과 상당히 배치되는 부분들이죠. 지금까지 김준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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