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반기문, 내가 알고 있는 의혹도 몇가지.."

-야권, 혹독한 검증 공세 예고-
민주당 "반 전 총장, 대한민국 미래 말할 자격 있나 밝혀야"
국민의당 박지원 "국민이 의혹들 납득 못하면 검찰 수사감"

[한겨레] 반기문 전 유엔(UN) 사무총장이 귀국한 12일 야권은 혹독한 검증 공세를 예고했다. 범여권 주자로 대선에 출마할 가능성이 높은 반 전 총장의 지지세 확산을 조기에 차단하겠다는 뜻이다.

우상호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반 전 총장이 대선 출마 여부를 검토한다는 브리핑을 대변인까지 나와서 하시던데, 존경받는 지도자로 남지 않고 검증과 정쟁의 주인공이 될 이유가 있을까 싶다”고 꼬집은 뒤 “굳이 정치권에 뛰어드시겠다면, (민주당으로선) 상대를 안 할 수가 없기 때문에 이해해달라고 (미리) 양해를 구한다”고 말했다. 우 원내대표는 당 차원에서 ‘반기문 검증 티에프(TF)’를 따로 꾸리지는 않겠다고 했지만, 당 대변인단은 공세의 고삐를 죄었다. 고용진 민주당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반 전 총장의 동생 반기상씨와 조카 반주현씨가 수뢰 혐의로 미국 법원에 기소된 사실을 언급한 뒤 “국민은 반 전 총장과 가족들의 비리 의혹에 대해 걱정이 앞선다. 반 전 총장이 과연 대한민국의 미래를 말할 자격 있는지 스스로 밝혀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유력 당권주자인 박지원 전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평소 반 전 총장과 손을 잡는 데 긍정적이었지만 반 전 총장의 귀국 당일엔 ‘경고’ 메시지를 날렸다. 그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반 전 총장과 관련해 내가 알고 있는 의혹이 몇 가지 있다. 언젠가 전가의 보도처럼 쓸 수도 있고 묻힐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반 전 총장이 대선 후보로 활동하려면 정치적 이념과 방향에 대해 분명히 이야기하는 게 좋다. 최근 제기된 의혹들에 대해서도 혹독한 검증을 받는 게 필요하고, 국민이 납득하지 않으면 검찰수사를 의뢰해야 한다”고 비판 수위를 끌어올렸다.

이세영 기자 mon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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