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귀국 풍경.."옳소, 옳소" 끝없이 쏟아진 환호(종합)

조진영 2017. 1. 12.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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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후 5시 20분,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인천국제공항 입국장 F게이트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지자들은 반 전 총장의 이야기가 일단락될 때마다 반기문을 연호했다.

남편의 넥타이 색과 맞춘 자주색 목도리를 한차례 매만졌을 뿐 별다른 표정변화없이 전방을 응시했다.

당초 반 전 총장은 E게이트로 입국할 예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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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후 5시30분 반기문 인천공항 전격 귀국
A4 네장짜리 원고 준비..문장마다 '환호'
취재진, 팬클럽 몰리며 일대 '아수라장'빚기도
반기문 "정권교체 아닌 정치교체 이뤄낼 것"
유력 대선 주자로 떠오른 반기문 전 유엔(UN)사무총장과 부인 유순택씨가 12일 오후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 도착하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
[인천=이데일리 조진영 기자]12일 오후 5시 20분,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인천국제공항 입국장 F게이트에 모습을 드러냈다. 자주색 줄무늬 넥타이에 구김없는 정장, 검정색 구두를 신고 회색머리는 가르마를 탄 모습이었다. 반 전 총장은 포토라인 앞에 서서 잠시 손을 흔들었다. 연단 근처로 이동한 그는 지지자로부터 꽃목걸이를 건네받은 후 한복을 입은 두돌 남짓 된 사내아이를 오른팔로 번쩍 안아들었다. 기념촬영이 끝나자 반 전 총장은 단상으로 이동해 “고맙습니다”라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이 움직일 때마다 백여대의 카메라 플래시가 번쩍거리며 인공태양을 방불케했다.

단상 앞에 선 반 전 총장은 품 안에서 8장의 A4용지를 꺼내들었다. 줄간격이 넓게 작성된 연설문에는 간단한 메모가 적혀있고 군데군데 분홍색 형광펜으로 하이라이트 돼있었다. 반 전 총장은 왼손에는 연단 모서리를, 오른손에는 마이크를 쥐고 연설을 시작했다. 옆에 선 이도운 대변인에게 종이를 한장 한장 넘기줬지만 수차례 연습한듯 원고를 거의 보지 않고 연설을 이어갔다. 지지자들은 반 전 총장의 이야기가 일단락될 때마다 반기문을 연호했다.

그의 아내인 유순택 여사는 흰 머리를 뒤로 질끈 묶고 연설 내내 반 전 총장의 옆을 지켰다. 환호하는 지지자들과 달리 유 여사는 박수조차 치지 않고 주먹을 꼭 쥔채로 경청했다. 남편의 넥타이 색과 맞춘 자주색 목도리를 한차례 매만졌을 뿐 별다른 표정변화없이 전방을 응시했다.

반 전 총장 입국 전후로 입국장은 일대 혼란을 빚었다. 500여명의 지지자들에 300여명이 넘는 취재진까지 몰렸기 때문이다. 반딧불이, 반사모, 바른반지연합, 국민대통합연대 등 반 전 총장의 팬클럽을 자처하는 단체 40여곳에서 개별적으로 몰려든 탓이다. 60대 이상 지지자들이 70%를 넘는 가운데 곳곳에서 현수막 설치를 놓고 고성이 오고갔다. 한 지지지가 태극기가 그려진 현수막을 내걸자 먼저 한 남성이 “왜 내가 설치한 현수막을 덮느냐”며 소리를 질렀다. 한 60대 남성 지지자는 “이런 정치꾼들 때문에 나라가 잘안되는 것”이라며 기존에 설치한 현수막을 끊어내려고 하기도 했다.

당초 반 전 총장은 E게이트로 입국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반기문 UN사무총장 귀국환영대회 준비위원회’가 개별적으로 공항과 접촉해 단상을 설치하면서 F게이트로 변경됐다. 실무를 담당하는 김숙 전 유엔 대사와 이상일 전 의원, 이도운 대변인이 현장에 있었지만 속수무책이었다. “한 공항 보안담당자는 ”오전에 E구역으로 지시받아 보안라인과 동선을 잡아놨는데 급작스럽게 바꾸면서 경호문제도 혼란스러웠다“고 말했다.

혼란은 계속됐다. 기자회견이 끝난 뒤 반 전 총장을 따르는 지지자들과 경호인력이 섞이면서 부상도 속출했다. 공항철도에서 가장 먼 F게이트를 빠져나오다보니 인파가 이동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반 전 총장을 보호하기 위해 나온 공항 경찰과 경찰특공대, 사설경호원까지 섞이며 일부 시민들이 작은 부상을 입고 휴대전화를 깨뜨리기도 했다.

한편 반 전 총장은 이날 귀국 메시지로 “정권교체가 아닌 정치교체를 이뤄내겠다”면서 “분열된 나라를 세계 인류 국가로 만들고자 제 한몸을 불사를 각오가 되있다”면서 대권후보의 야심을 드러냈다. 이어 박연차 전 태공실업 회장으로부터 23만달러를 부당하게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이해할 수 없다”며 전면 부인했다.

조진영 (liste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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