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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러나는 검은고리.. 대통령·이재용 짙어지는 유착 의혹

김태훈 입력 2017.01.12 18:56 수정 2017.01.12 22:02 댓글 0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12일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을 피의자로 불러 조사한 가운데 박근혜정부 비선실세 최순실(61·구속기소)씨와 삼성 간의 유착 의혹이 갈수록 짙어지고 있다.
특검팀은 삼성 등 대기업들을 상대로 미르·K스포츠재단 모금을 주도한 안종범(58·〃)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지난해 검찰 소환조사를 앞두고 박 대통령으로부터 ‘허위 진술을 하라’는 지시를 받은 정황을 포착했다.

이재용 부회장 수사 / 제2 태블릿 개통 다음날 대통령·이재용 독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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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수 특별검사팀이 12일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을 피의자로 불러 조사한 가운데 박근혜정부 비선실세 최순실(61·구속기소)씨와 삼성 간의 유착 의혹이 갈수록 짙어지고 있다. 특검팀은 삼성 등 대기업들을 상대로 미르·K스포츠재단 모금을 주도한 안종범(58·〃)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지난해 검찰 소환조사를 앞두고 박 대통령으로부터 ‘허위 진술을 하라’는 지시를 받은 정황을 포착했다.

특검팀이 최근 최씨 조카 장시호(38·〃)씨로부터 확보한 최씨의 태블릿PC는 2015년 7월24일부터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팀이 파악한 최씨의 태블릿PC 이용 시점은 2015년 7월24일이다. 하루 뒤인 7월25일 박 대통령은 이 부회장과 독대한 자리에서 ‘삼성이 승마 유망주와 동계스포츠 영재들을 지원했으면 좋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팀의 대변인 이규철 특검보가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별검사 사무실에서 장시호가 제출한 태블릿PC를 공개하고 있다.
자료사진
최씨는 이 태블릿PC를 삼성 관계자들과의 이메일 교신에 주로 활용했다. 100여통의 이메일 대부분은 최씨 딸 정유라(21)씨의 승마 훈련비를 삼성이 지원하는 내용이다.

특검팀 관계자는 “태블릿PC 분석에서 확보한 이메일 중에는 최씨가 대한승마협회 부회장인 황성수 삼성전자 대외협력스포츠기획팀장(전무)과 주고받은 이메일도 있다”고 소개했다.

문제의 태블릿PC는 삼성 제품이다. 일각에선 해당 모델이 2015년 8월7일 출시된 점을 들어 “최씨가 7월에 이미 입수해 썼다면 정식 출시 전 삼성 임원들에게만 제공한 시제품이 최씨한테 전달된 것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하지만 삼성은 “해당 태블릿PC는 정식 출하를 거친 제품”이라며 “출시 전에 최씨 측에 제공됐을 가능성은 원천적으로 없다”고 설명했다.

특검팀은 이날 이 부회장을 상대로 삼성과 최씨의 ‘특수관계’를 암시하는 여러 정황 증거들을 보여주며 추궁했지만 이 부회장은 “박 대통령 요구에 따라 최씨를 지원했을 뿐”이라며 “삼성은 피해자”라는 종전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이 부회장을 압박하기 위해 승마협회장인 박상진(64) 삼성전자 대외담당 사장도 이날 오후 비공개로 불러 조사했다.

“국민께 죄송”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2일 뇌물공여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 대치동 특검 사무실로 들어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서상배 선임기자
이 부회장 조사는 양재식 특검보의 지휘 아래 한동훈 부장검사와 김영철 검사가 담당했다. 이 부회장은 점심에는 6000원 상당의 도시락을, 저녁에는 자장면을 각각 시켜 먹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박 대통령이 지난해 10월12일 안 전 수석을 불러 “검찰에서 ‘미르·K스포츠재단 모금은 청와대가 주도한 게 아니다’는 취지로 진술하라”고 지시한 정황이 특검팀에 포착됐다. 이는 안 전 수석의 업무수첩에서 발견된 내용인데 당시 박 대통령은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은 재계와 청와대가 협의한 것이며 두 재단 사업도 청와대가 주도하지 않았다”고 발언한 것으로 적혀 있다.

안 전 수석은 전날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자신의 형사재판에 출석해 “내가 쓴 수첩이지만 증거 채택에 반대한다”며 수첩의 증거능력을 부인했다. 이에 검찰은 “박 대통령이 배후에서 안 전 수석을 조종한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특검팀은 박 대통령의 허위 진술 교사 등 증거인멸 의혹에 대한 수사 착수를 검토 중이다.

김태훈·김건호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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