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길-왜 우리는 불평등해졌는가] 누가 코끼리 등에 올라탔나.. 세계화의 승자와 패자들

박지훈 기자 2017. 1. 12.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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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화의 이득은 평등하게 분배되지 않았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해 ‘세계화의 혜택이 평등하게 분배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으로 끝나는 책이다.

저자는 미국 뉴욕시립대 객원석좌교수이자 세계적인 ‘불평등 전문가’다.

세계 경제의 역사를 돌아볼 때 불평등의 수위는 올라갔다 내려가는 ‘사이클’을 반복한다는 것이다.

‘세계화의 혜택이 평등하게 분배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비관으로 끝맺지만 불평등 해소를 위한 나름의 해법도 제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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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랑코 밀라노비치/21세기북스

‘세계화의 이득은 평등하게 분배되지 않았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해 ‘세계화의 혜택이 평등하게 분배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으로 끝나는 책이다. 시작과 끝을 각각 장식한 이들 두 문장만 읽어도 내용을 어렵잖게 짐작할 수 있다. 저자는 미국 뉴욕시립대 객원석좌교수이자 세계적인 ‘불평등 전문가’다. 그는 세계화와 불평등의 상관관계를 독창적이면서도 심도 있게 분석해낸다.

부제에는 이런 문구가 있다. ‘세계화가 남긴 빛과 그림자’. 가독성을 끌어올리는 내용이 들머리에 담겼다. 부제처럼 세계화의 수혜자와 낙오자를 분석한 이른바 ‘코끼리 곡선(elephant curve)’이다(그래프 참조). 공산권 국가가 세계 경제 시스템에 다시 들어오기 시작한 1988년이 분석의 출발선이다.

그래프에서 가로축은 소득 수준을 1∼100분위 계층을, 세로축은 실질소득 증가율을 의미한다. 기준은 2008년까지 20년이다. 세계화에 따른 계층별 ‘성적표’인 셈인데, 최고 수혜자로 가늠할 수 있는 ‘A’는 소득 분위 50∼55 사이에 있다. 이 집단은 ‘십중팔구 아시아 신흥국가 국민’이다.

그렇다면 실질소득 증가율이 ‘0’에 가까운 세계화의 패배자 ‘B’는 누구인가. 저자는 ‘고소득국가의 중하위층’이라고 규정하면서 이렇게 적었다. ‘서구 정치가들은 엄청난 찬양을 받던 세계화가 자국민 과반수에게 가시적인 혜택을 가져다주지 않으리라는 것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을 듯싶다.’

중국의 부상 등으로 국가 간 불평등이 완화됐다는 실증이 책의 한 축을 이룬다. ‘0’에 가까울수록 평등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글로벌 지니계수만 보더라도 0.722(1988년)→0.705(2008년)→0.67(2011년)로 감소 추세가 뚜렷하다. 한국어판 제목 ‘왜 우리는 불평등해졌는가’라는 제목에 반하는 내용이다.

그러면서 새로운 ‘불평등 이론’을 제시한다. 세계 경제의 역사를 돌아볼 때 불평등의 수위는 올라갔다 내려가는 ‘사이클’을 반복한다는 것이다. 이런 주장은 산업화 초기에는 불평등이 심화되다가 경제가 성숙하면 불평등이 완화된다는 사이먼 쿠즈네츠의 학설, 현대 경제에서는 불평등이 꾸준히 심해진다는 토마 피케티의 주장에 반한다. 어쩌면 이 책에서 가장 번뜩이는 대목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세계화의 혜택이 평등하게 분배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비관으로 끝맺지만 불평등 해소를 위한 나름의 해법도 제시돼 있다. 국가 내 불평등을 줄이는 방법으로는 ‘현재 소득’을 건드리는 과세보다는 상속세 인상이나 교육 수준의 평등화를, 국가 간 불평등 해소하는 방안으로는 이민 장벽 완화와 저소득 국가의 고도성장을 꼽는다. 저마다 논란의 여지가 적지 않은 내용들이다.

저자는 책을 쓰면서 1970, 80년대에 미래를 예측한 인기 서적 여러 권을 읽고 ‘깜짝 놀랐다’고 한다. ‘하나같이 시대의 제약 속에서 나온 결과물’이었고, 현재 지구촌이 직면한 문제들을 내다보지 못한 ‘지혜를 찾아보기 어려운’ 저작들이었다는 것이다. 책장을 덮을 때쯤이면 독자들 중에는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도 있을 듯하다. ‘이 책은 세계화가 더 진전된 30∼40년 뒤 어떤 평가를 받게 될까.’ 서정아 옮김.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그래픽=이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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