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친러 동맹 이후 시리아혈전 늪에 빠져 ..지상전 주도하며 미국과 갈등

차미례 입력 2017. 1. 12. 07:59 수정 2017. 1. 12.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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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루트(레바논) = AP/뉴시스】차의영 기자 = 터키가 러시아군과 손을 잡고 지상전에 병력을 투입한지 두 달만에 예상치 못했던 IS와의 최대 결전에 말려들어 피를 흘리며 싸우고 있다. 시리아 북부 IS의 마지막 보루에 대한 공격이 계속되면서 터키는 시리아 동맹군의 전투의 선두에 서서 러시아공군의 지원에 의존할 수 밖에 없게 된 상태이다.

【AP/뉴시스】 = 지난 해 12월 23일 시리아의 알바브 기습작전에서 숨진 터키군 병사 고크탄 오추페킨의 관이 터키의 키르클라렐리에 도착해 사람들이 운구하고 있다. 터키는 국내에서 여러 차례 폭탄테러를 당하자 2개월에 걸쳐 러시아군과 손을 잡고 시리아 내 IS와의 전투에 가담했지만 점점 더 전쟁의 늪에 깊이 빠져들게 되었고 미국을 비롯한 반아사드 동맹군과 적대관계를 갖기에 이르렀다.

IS무장세력과 쿠르드 반군을 소탕하기 위한 시리아내 알바브 전투는 터키의 가장 위험한 도박이 되었다. 이 마을을 공격하자마자 터키와 미국은 결정적으로 틈이 벌어졌다. 지금 터키는 시리아의 아사드 정권을 지원하는 러시아와 동맹이 되었기 때문에 미국을 비롯한 반시리아 연합군과는 적대관계가 불가피해졌다.

터키는 이미 시리아내 작전에서 50명 가까운 병력이 전사했고 그 중 최대 희생자는 11월 중순의 알바브 기습작전에서 발생, 단 하루에 14명이 죽었다. IS는 마을 주변에 지하 참호를 파고 땅 속에 숨어서 대항했고 곳곳의 거리에서 지뢰 망과 매복, 차량 폭탄 공격으로 격렬히 대항해 터키와 연합군이 진격할 때 마다 격퇴당했다. 지금도 세 곳에서 격렬한 상호 탈환전이 계속되고 있다.

차가운 겨울비와 진흙탕 속에서 터키군이 고전하는 동안 피살당한 민간인만도 2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알바브 주민으로 전선 소식을 전하는 미디어 활동가 무스타파 술탄은 "알바브 전투는 실제로 도시를 파괴하고 민간인을 죽이는 작전이었다. 여기엔 IS나 터키인 할 것 없이 희생이 컸다. 저항군은 병원과 학교에 은신해서 결국 이런 곳이 공격의 목표가 되었고 도시는 절반 이상 파괴되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알바브 탈환은 터키 정부의 주요 목표이다. 수년 동안 시리아의 아사드 정권 축출을 위해 미국등 반 시리아 연맹에 협조했던 터키는 IS가 터키를 타깃으로 주요 도시에서 테러를 연이어 자행한 이후 정책을 반전시켜 IS 및 시리아 국경지대 쿠르드 반군과의 전투에 나선 것이다.

알바브만 탈환하면 일단 국경 부근의 IS를 퇴출하고 터키측 병력을 쿠르드족 지역과 국경 사이에 배치해서 IS와 쿠르드와의 연결을 차단할 수 있다는 것이 터키의 계산이다.

미국은 알바브 기습작전이 터키군과 시리아내의 쿠르드인 반군 병력과의 직접 대결이어서 난감한 상황이다. 미국은 지난 2년간 시리아내 IS와의 전투를 쿠르드인들에 의존해왔기 때문이다.

지난 달 터키정부는 미국 정부에게 나토군이 알바브 공격에 지원을 해주지 않는다고 항의했으며 다음 날 터키는 러시아 공군이 알바브 지역에 3차례의 공습을 수행했다고 말했다.

터키는 곧 트럼프의 대통령 취임 이전에 미국에게 시리아내 쿠르드 족이 터키내의 폭탄 테러와 연관되어 있으므로 미국의 쿠르드 지원을 중지하라는 메시지를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장기적으로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현재 시리아에 대한 군사적 외교적 열쇠를 쥐고 있는 러시아와의 동맹을 선택할 수도 있다. 이미 두 나라는 지난 해 말 알레포 전투에서도 아사드 정권과 함께 싸웠으며 시리아군과 반군의 정전협정의 중개역에도 나선 적 있다.

그러나 미국의 조셉 던포드 합찹의장은 10일 현재 미국은 러시아-터키군의 공동작전에 대해서는 알지 못하며 알바브에서는 러시아군 단독 공습만을 인지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에르도안 정부가 나토를 버리고 러시아쪽에 붙는 성급한 결단을 내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터키의 항의를 받은 이후 미국이 주도하는 연합군도 알 바브 지역에 공습을 가하는 등 터키를 둘러 싼 시리아 전투지역의 기습작전이 얼마나 준비 없이 혼란스럽게 이뤄지는지를 보여주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어쨌든 터키는 처음에 특수부대와 공병부대등 600명의 병력을 파견했다가 지금은 4000명에 이르렀다. 이는 시리아내 반군 전투병력보다도 많은 숫자로 터키군이 최전선의 전투를 주도하게 된 꼴이다.

알바브의 IS가 이곳을 사수하기로 결심하고 다른 지역처럼 순순히 물러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터키는 점점 더 많은 전사자를 내며 전쟁의 늪 속에 빠져들고 있다.

cmr@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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