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덕에 AI 발전 10년 앞당겼다"

박돈규 기자 2017. 1. 12. 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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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고의 아버지' 데미스 허사비스]
'한국 이미지상' 받고 영상 편지
"이세돌 9단과의 대국 잊지 못해.. 전력·의료 부문에도 활용될 것"

"알파고(AlphaGo)는 이곳에서 역사적인 획을 그었다. 내게도 한국은 매우 특별한 나라다. 이세돌 9단과의 대국은 일생일대의 영광이자 경험으로 남을 것 같다. 알파고가 한국과 바둑을 세계에 알리는 데 기여했다니 황송할 따름이다."

지난해 세계 과학계의 10대 뉴스 중 하나는 서울에서 일어났다.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인공지능(AI) 알파고가 인간 바둑 최강자 이세돌을 4대1로 꺾었다. '알파고의 아버지'로 불리는 데미스 허사비스(41·영국)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는 제13회 '한국 이미지상' 시상식에 보내온 영상 메시지에서 "AI의 발전을 10여년 앞당긴 '세기의 대국'을 마련해준 이세돌 9단과 한국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한국이미지커뮤니케이션연구원(대표 최정화) 주최로 11일 밤 서울 코엑스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알파고는 '징검다리상', 골프의 전설이 된 박세리는 '디딤돌상', 한식을 알린 조태권 광주요 회장은 '부싯돌상'을 각각 받았다. 징검다리상은 찰스 헤이 주한 영국 대사가 대리 수상했다. 부상으로 박세리와 조 회장에게는 서울~런던 비즈니스석 항공권이, 알파고에는 고암 정병례가 전각한 돌도장과 샴페인이 수여됐다.

허사비스는 이날 "한국인의 열정에 큰 자극을 받았다"며 알파고를 대신해 수상 소감을 밝혔다. "그 다섯 번의 대국을 2억여명이 시청했고 기사 3만5000여건이 쏟아져 나왔다. 대국 후 '알파고가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바둑을 바라보게 만들어줬다'고 말한 이세돌 9단의 감상도 인상적이었다."

허사비스는 13세에 체스 마스터가 된 천재다. 또래보다 2년 빠른 15세에 고교를 졸업한 뒤 게임 업체로 들어가 세계적으로 히트한 게임 '테마파크'를 만들었다. 케임브리지대학에서 컴퓨터과학을 전공했고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에서 인지신경과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허사비스는 뇌에 저장된 과거의 기억을 스캔해서 읽어낼 수 있다고 주장한 논문으로 2009년 다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고 이듬해 딥마인드를 창업했다. 구글은 2014년 딥마인드를 인수(추정가 4억달러)했다.

'우리가 그것을 달에 착륙시켰다(We landed it on the moon)!'

지난해 3월 9일 알파고가 첫 대국에서 이세돌을 꺾자 허사비스는 이런 글을 트위터에 올리며 환호했다. 학술지 네이처는 그를 2016년 '올해의 과학자' 10명 중 둘째로 꼽았다(첫째는 중력파의 존재를 밝힌 가브리엘라 곤살레스). 1년도 안 돼 알파고는 더 강해졌다. 최근 온라인 바둑 사이트에서 '마스터' 같은 ID로 신분을 숨긴 채 한·중·일 프로기사를 상대로 60전 60승을 거뒀다. 중국의 커제, 한국의 박정환도 속수무책 무너졌다.

체스는 둘 수 있는 경우의 수가 20여개다. 하지만 바둑은 매 수마다 평균적으로 200개가 넘는다. 허사비스는 "바둑판에서 둘 수 있는 경우의 수는 우주의 모든 원자보다 많은데 AI는 직관을 바탕으로 하는 이 복잡한 게임에서도 비약적으로 도약하고 있다"고 했다.

"알파고에 사용된 기술은 전력 소비 절약, 의료 부문 등에도 광범위하게 적용될 수 있다. 새해에 AI 분야에서 어떤 새로운 미래가 펼쳐질지 자못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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