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준혁 "아직 믿기지 않아요"..한국 발레리노 첫 로열발레단 입단

이재훈 2017. 1. 11. 19:0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케빈 오하라 로열발레단 감독님과 면담에서 입단 제의를 받았을 때 기뻤는데 실감이 안 났어요. '믿기지 않는다'라는 말은 근데 정말 실감나더라고요."

【서울=뉴시스】임태훈 기자 = '유스 아메리카 그랑프리'에서 전체 그랑프리를 차지한 발레리노 전준혁이 21일 오후 서울 광진구 능동 유니버설 아트센터에서 뉴시스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6.07.24. taehoonlim@newsis.com

한국 발레리노 중 처음으로 세계적인 영국 로열발레단에 입단하게 된 전준혁(19·영국 로열발레학교 3학년)의 11일 전화 통화 너머 들리는 목소리는 차분했지만 설렘과 감격이 함께 묻어났다.

현재 영국에 머물고 있는 전준혁은 10일(현지시간) 케빈 오하라 로열발레단 감독으로부터 입단 제의를 받았다. 오는 7월 재학 중인 로열발레학교를 졸업한 뒤 발레단의 시즌이 시작되는 8월 정식 입단한다.

"학교 공연과 실기를 보시고 좋은 느낌을 받았다고 하셨어요. 발레 테크닉이 안정됐고 미래가 기대된다고 하셨습니다"라고 쑥스러워했다.

1931년 N.드 발루아가 만든 빅웰스발레단이 시작인 로열발레단은 세계 최고 명문 발레단이다. 한편에서는 프랑스 파리오페라발레단, 미국 아메리칸발레시어터(ABT)와 함께 세계 3대 발레단으로 꼽는다.

【서울=뉴시스】임태훈 기자 = '유스 아메리카 그랑프리'에서 전체 그랑프리를 차지한 발레리노 전준혁이 21일 오후 서울 광진구 능동 유니버설 아트센터에서 뉴시스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6.07.24. taehoonlim@newsis.com

한국인 단원으로는 현재 2003년 입단해 퍼스트 솔리스트로 있는 재일교포 4세 최유희가 있다. 전준혁은 그녀 이후 한국 국적으로는 두 번째 이 발레단에 입단하게 됐다.

로열발레단 입단은 어렵기로 소문이 났다. 로열발레단 산하 로열발레학교 졸업생 30여명 중 1~2명 가량이 이 발레단에 입단한다. 게다가 지난해에는 7명 가량이 이 발레단에 새로 입단하면서 올해 추가 단원 선발이 없지 않겠냐는 예상도 나왔다.

예전부터 이 발레단 입단이 유력하다는 평을 받았던 전준혁 역시 입단에 대한 기대감이 적었다고 털어놓았다. "3학년에 올라오고 나서 로열발레단 입단 포기를 생각한 친구들도 많았어요. 다른 발레단을 찾아보는 친구도 많았죠. 저 역시 로열발레단에 제일 입단하고 싶었지만 다른 곳을 알아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던 참이었어요."

일찌감치 다른 세계적인 발레단 입단 제의를 받았던 전준혁이지만 언제나 로열발레단은 그의 1순위였다. "저 말고도 발레를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곳이죠. 정말 제게는 더없는 영광이죠. 특히 다른 배경 대신 단원들 실력으로만 승급이 가능한 곳이라 힘들지만 그 만큼 더 공평하다는 느낌이 들어요. 열심히 해서 꼭 수석무용수가 되고 싶어요."

【서울=뉴시스】임태훈 기자 = '유스 아메리카 그랑프리'에서 전체 그랑프리를 차지한 발레리노 전준혁이 21일 오후 서울 광진구 능동 유니버설 아트센터에서 뉴시스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6.07.24. taehoonlim@newsis.com

주역을 맡고 싶은 작품으로는 로열발레학교에서 이번에 실기 시험으로 택했던 '잠자는 숲속의 미녀'를 꼽았다. "실기 시험 때 잘했다고 생각했는데 발레단 주역들을 직접 보니 차이가 상당히 나더라고요.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는 정말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2009년 유스 아메리카 그랑프리 주니어 부문 은상, 2011년 이탈리아 시실리 바로카 콩쿠르 3위를 차지한 전준혁은 지난 2014년 아시아인 처음으로 영국로열발레학교 커리큘럼 전과정에 대한 전액 장학금을 받고 입학했다. 로열발레단에서 한국인 무용수로서 계속해서 새 기록을 써나가고 있는 셈이다. "제가 발레단에서 더 좋은 모습을 계속 보여준다면 더 많은 한국 무용수가 입단할 수 있겠죠"라고 기대하며 결의를 다졌다.

전준혁이 특히 발레계에 이름을 알린 건 지난해 세계 귄위의 발레 콩쿠르인 '2016 유스 아메리카 그랑프리(Youth America Grand Prix·YAGP)'에서 시니어 부문 그랑프리(대상)을 차지하면서다.

같은 해 이 대회의 한국 예선을 유치한 발레리나 서희(31·ABT 수석무용수)가 2003년, 한국 남자 무용수로는 처음으로 '2016 브누아 드 라 당스'를 차지한 발레리노 김기민(25·마린스키 발레단 수석무용수) 등 스타무용수들이 앞서 이 상을 받았다.

【서울=뉴시스】전준혁, 발레리노(사진=전준혁 제공)

전준혁은 이제부터 진짜 시작이라며 여전히 겸손했다. "제일 중요한 건 게으르지 않은 무용수가 되는 거예요. 제 자신에게 정말 열심히 했는지 정직해지고 싶어요. 계속 육체를 쓰는 일이라 스스로 '이만하면 되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거든요. 열심히 해서 계속 꿈을 꿔나가고 싶어요."

realpaper7@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Copyright ©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