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고개 드는 아반떼 GDI 엔진 내구성 한계

배동주 기자 2017. 1. 11.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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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8월부터 출고한 아반떼MD..주행거리 10만km 넘으면 엔진 결함 늘어

현대자동차가 개발한 가솔린 직분사(GDI) 엔진의 내구성 결함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 2010년 GDI 엔진 개발 이후 최초 적용한 준중형 세단 아반떼MD에서 엔진 오일 감소를 비롯한 엔진 소음 현상이 속출하고 있는 탓이다. GDI 엔진은 실린더 내에 연료를 직접 분사해 연소시키는 방식을 차용해 출력과 연비를 끌어올린 엔진이다.

 

특히 쇠 갈리는 소리를 동반한 엔진 오일 감소 현상이 주행 10만㎞를 넘어선 차량을 중심으로 발생하고 있어 GDI 엔진이 가진 구조적인 내구성 한계가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런데도 현대차는 일부 차량에서 나타나는 문제로 치부한 채 원인 규명에도 나서지 않고 있어 현대차가 엔진 결함을 고의로 회피하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 

 

현대차 준중형 세단 아반떼MD에서 엔진 오일 감소를 비롯한 엔진 소음 현상이 속출하고 있다. / 사진 = 김태길 미술기자

 

11일 시사저널e가 지난 한 해 동안 자동차결함신고센터에 접수된 4732건의 결함 신고 건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아반떼MD 엔진 오일 감소 결함 신고는 지난해 9월 이후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8월 2건을 시작으로 9월 1건에 그쳤던 엔진 오일 감소 결함 신고는 10월부터 12월까지 3개월간 10건으로 늘어났다.

 

지난해 8월은 아반떼MD가 기존 모델인 아반떼HD 감마 엔진에 가솔린 직분사 장치를 적용한 1.6 감마 GDI 엔진을 탑재해 본격적으로 출고된 지 6년이 지난 시점이다. 국내 자동차 연간 평균 주행거리가 1만5987㎞인 점을 고려할 때 지난해 8월은 초기 출고된 아반떼MD 차량의 주행거리가 10만㎞를 갓 넘어설 시점이다.

 

엔진 오일 소모 현상이 발생한 현대차 아반떼MD GDI 엔진. / 사진 = 배동주 기자

2011년 11월 아반떼MD를 구매한 배수희(35) 씨는 주행거리가 6만㎞를 넘어설 때 이미 미세한 엔진 떨림이 느껴졌다고 설명한다. 배 씨는 이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차량을 이용하다 지난해 12월 갑자기 엔진 오일 경고등이 떴다”면서 “엔진 오일을 새로 간 지 3000㎞가 되지 않은 때였고, 주행거리는 10만㎞을 넘어섰을 때였다”라고 말했다.

 

박병일 자동차 명장은 “터질 게 터진 것”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현대차 아반떼MD는 출시 당시 연료 직분사 시스템을 이용 최대 출력을 120마력에서 140마력으로 최대 토크는 15.6㎏·m에서 17㎏·m로 대폭 강화하면서도 직접 분사에 따른 고온 및 실린더 팽창 등을 크게 신경 쓰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반떼MD GDI 엔진을 분해해 내부를 보면 흠집이 많은데, 이곳으로 엔진 오일이 스며들었을 것”이라며 “GDI 엔진은 연료를 고압으로 압축해 직접 분사하기 때문에 기존 엔진보다 연소실 온도가 높고, 이때 발생하는 고온을 실린더가 버티지 못하거나 열 배출을 원활히 하지 않을 경우 열에 의해 실린더가 팽창하고 변형된 실린더 내부를 피스톤이 지나면서 흠집을 내게 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엔진 오일 감소 현상이 나타난 아반떼MD 차량에서 엔진 오일이 외부로 유출된 경우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엔진 오일이 실린더 내부 흠집을 타고 스며들어 연소되고 있는 탓이다. 2012년 아반떼MD를 구매한 김모(33) 씨는 주행거리가 9만6500㎞를 넘어설 당시 엔진 오일이 적정량의 50%도 남지 못한 것을 확인하고 정비 사업소를 찾았다. 그러나 김 씨는 “이상 없다”는 말만 듣고 돌아서야 했다. 엔진 오일이 차량 외부로 새지 않으므로 정상이라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차량에 엔진 오일을 갖춰두고 차량 운행에 나서는 경우도 허다했다. 서울시 노원구에 거주하는 박모(40) 씨는 “2015년 11월부로 엔진 보증 기간은 끝이 났고, 엔진 오일 경고등은 지속해서 뜨고 있어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엔진 오일을 지속해서 보충하는 것밖에 없다”고 말했다. 아반떼MD 취급 설명서상 명시된 엔진 오일 교환주기는 1만5000㎞다.

 

문제는 엔진 오일 소모 현상이 나타나는 아반떼MD 차량이 지속해서 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대차는 원인 파악에도 나서지 않고 있다는 데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문제가 될 만큼의 엔진 오일 감소 사례가 보고되지 않았다”면서 “엔진을 해부해 정밀 검사를 하고 대처에 나서는 것은 그 이후의 문제”라고 말했다.

 

하지만 현대차 아반떼MD 공식 동호회 결함 게시판은 해당 결함을 호소하는 회원이 급증하고 있다. 올해 들어 1월 11일까지 관련 게시물만 11건을 넘어선다. 이에 아반떼MD 공식 동호회 관리자는 게시글 작성이 가능한 회원 등급을 상향 조정했다. 동호회 가입자 모두가 결함을 호소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이에 대해 박 명장은 “아반떼MD GDI 내구성 결함은 초기 출고 모델이 10만㎞를 넘어서기 시작한 지금부터가 시작이다”라며 “몇몇 짧은 주행거리에도 불구하고 흠집이 과다 발생한 경우가 있었지만, 이제부턴 엔진에서 연기가 올라오거나 심한 경우 화재로 이어지는 차량도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 아반떼MD 공식 동호회 결함 게시판에 올라온 엔진 오일 소모 현상 관련 게시글. / 사진 = 아반떼MD 공식 동호회

배동주 기자 ju@sisa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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