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라 변호사는 돈세탁·횡령 사건 전문
덴마크 검찰 출신의 '전관'.. 탈세·부패문제 등에 일가견
월세 280만원에 세 준 집주인 "동물 많아 계약서에 내용 추가"
정씨 집서 개·고양이 사라져.. 아들·경호원 등 모두 떠난 듯
덴마크 올보르구치소에 수감 중인 정유라씨의 현지 변호인은 검찰 출신의 경제 범죄 사건 전문 변호사인 것으로 확인됐다.
10일 덴마크 검찰 등에 따르면 정씨가 체포된 이달 1일부터 정씨 사건을 담당해온 인물은 페터 마틴 블링켄베르 (Blinkenberg)라는 덴마크 변호사다. 2001~2009년 덴마크 중앙 검찰에 있으면서 경제 범죄 부서의 책임자를 맡은 경력이 있다. '전관 변호사'인 셈이다. 2009년 검찰을 나와 형사 전문 소형 로펌을 차렸으며, 검찰 때의 경력을 살려 '경제 범죄 전문 변호사'로 활동해왔다. 블링켄베르가 대표로 있는 로펌의 홈페이지는 그를 '횡령, 배임, 탈세, 자금 세탁, 외환, 부패 문제를 전문적으로 다룬다'고 소개하고 있다.
당초 정씨의 변호사로 알려진 인물은 덴마크 올보르에서 활동하는 얀 슈나이더였다. 지난 2일 정씨가 올보르 지방법원에서 구금 연장 심리를 받을 당시 정씨를 대리했던 인물이다. 정씨는 "국선 변호사를 선임했다"고 했지만 슈나이더가 사실 대형 로펌 소속 변호사인 것으로 드러나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현지 관계자는 "처음부터 변호사는 그(블링켄베르)였지만 코펜하겐에 있는 그가 일정상 올보르를 방문하지 못하게 되면서 인신 구속 사건 전문가인 얀 슈나이더가 잠시 정씨 사건을 담당했던 것으로 안다"고 했다. 갑작스럽게 체포된 정씨 측이 구금 상태에서 벗어나기 위해 잠시 '하도급 변호사'를 뒀다는 것이다.
덴마크에선 정씨 측이 '돈 문제'를 염두에 두고 블링켄베르 변호사를 선임했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가 형사사건 중에서도 중대한 경제 범죄에 특화된 인물이라는 것이다. 정씨는 말 구입 등을 통해 자금을 세탁하고, 출처가 드러나지 않은 돈으로 호화 도피 생활을 해왔다는 의혹 등을 받고 있다.
한편 정씨 측에 집을 빌려준 집주인 수잔 슈미트(Schmidt)씨는 본지 인터뷰에서 "사생활 보호 조항(Privacy agreement) 때문에 임대 계약 내용에 대해 정확히 이야기할 수 없다"면서도 "그 여성(정씨)이 집에 사는 것은 알았지만 직접 만나 계약한 것은 아니다"고 했다. 올보르에서 약 50㎞가량 떨어진 소도시 호보르에 사는 수잔은 "동물이 많아 계약서에 관련 내용을 넣은 것은 맞지만 구체적인 숫자는 밝히지 않겠다"고도 했다. 수잔의 남편으로 추정되는 인물은 '비덱'이라는 회사 이름을 말하자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정씨의 독일 승마 코치였던 크리스티앙 캄플라데가 직접 집을 구했느냐는 질문에는 "독일 쪽에서 와서 계약한 것은 맞는다"고 했다.
정씨가 체포된 이후 아직까지 집을 빼겠다는 연락은 오지 않았다고 한다. 또 수잔 부부도 나가 달라고 이야기하지 않았다. 집주인 남성은 "이전까지의 임대료는 미리 받았고 다음 월세는 다음 달까지 기다려봐야 한다"며 "집세를 제대로 내지 않는다면 즉각 쫓아낼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정씨 측은 처음 집을 빌리면서 3개월치 월세를 미리 냈다고 한다.
한편 10일 오후 정씨가 살던 집에선 정씨가 기르던 개와 고양이가 모두 사라지고 인기척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이웃 50대 여성은 "아침에 일어나보니 (정씨가 체포된 이후) 항상 있었던 검은색 차량이 없어졌다"고 말했다. 집에 남아있던 정씨의 아들과 가사도우미 고모씨, 말 관리사와 경호원 등이 떠난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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