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무-김성주 전성시대.. 웃고 우는 프리 아나들
“사실 시상식이 있으면 소감을 좀 짜 오는데, 오늘은 정말 예상을 못하고 와서….”
지난달 24일 열린 KBS 연예대상 시상식. 토크&쇼 부문 남자우수상 수상자로 호명된 방송인 전현무(40)는 얼떨떨한 표정으로 무대에 올랐다. 어느 자리에서든 긴장하는 기색이 없는 그에게 흔치 않은 모습이었다. 이때 흘러나온 MC 유희열의 멘트. “친정에 와서 수상의 영예를 누리다니, 감회가 남다를 듯합니다.”
2006년 KBS 아나운서로 입사한 전현무는 보도뿐 아니라 예능 분야에서 재능을 보여 유명세를 탔다. 본래 꿈이었던 엔터테이너로서의 능력을 인정받은 그는 2012년 프리랜서(이하 프리)를 선언하고 퇴사했다. 이후 4년 동안 명실상부한 예능 MC로 거듭났다. ‘전현무 전성시대’는 끝을 모른 채 이어지고 있다.
전현무는 지난해 지상파 방송 3사와 케이블 채널을 넘나들며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3사 연말 시상식에서 모두 수상의 영광을 거머쥐기도 했다. 진행을 맡고 있는 프로그램은 일일이 헤아리기도 어려울 정도다. ‘해피투게더’ ‘트릭 앤 트루’(이상 KBS2) ‘나 혼자 산다’(MBC) ‘뇌섹시대-문제적 남자’ ‘수요미식회’(이상 tvN) ‘비정상회담’ ‘팬텀싱어’(이상 JTBC)…. 타고난 예능감과 노련한 입담으로 각 프로그램의 재미를 살리고 있다.
전현무에 대적할 만한 ‘아나테이너(아나운서 출신 엔터테이너)’로는 김성주(45)가 꼽힌다. 2000년 MBC에 입사해 스포츠 중계에 두각을 나타낸 그는 2008년 프리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스포츠 경기 중계나 관련 프로그램 진행, 라디오 DJ, 예능 MC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에서 활약 중이다.
예전과 같지 않은 인기에 한동안 슬럼프를 겪기도 했으나 Mnet ‘슈퍼스타K’, MBC ‘일밤-아빠! 어디가?’를 통해 재도약했다. 특히 친정인 MBC로 돌아와 2012년 런던올림픽,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2016년 리우올림픽 등 굵직굵직한 스포츠 이벤트 중계를 맡았다. 방송사 입장에서도 마땅히 그를 대체할 자원이 없었던 셈이다.
예능에서의 활약 역시 돋보였다. ‘일요일 일요일 밤에-복면가왕’ ‘능력자들’ ‘닥터고’ 등을 성공적으로 이끈 김성주는 2016 MBC 연예대상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케이블채널에서도 ‘냉장고를 부탁해’ ‘패키지로 세계일주-뭉쳐야 뜬다’(이상 JTBC) 등 진행을 맡고 있다.
하지만 프리 아나운서들에게 이처럼 달콤한 미래만 있는 건 아니다. 뒤집어 보면, 전현무 김성주 외에는 손에 꼽을 만한 성공사례가 없다는 얘기가 된다.
한때 ‘프리 열풍’이 불면서 김현욱 한석준 최송현 오정연(이상 KBS 출신), 오상진(MBC), 김일중(SBS) 등이 프리 경쟁에 뛰어들었으나 확고히 자리 잡은 이는 몇 안 된다. 지난해 퇴사한 KBS 아나운서 출신 조우종의 행보 정도가 눈에 띈다. 그는 최근 ‘나 혼자 산다’에서 짠한 이미지로 재조명 받은 뒤 tvN ‘예능인력소’ ‘트렌더스’ 등 MC를 꿰찼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선두주자격인) 전현무나 김성주가 아나테이너로 나왔을 때에는 굉장히 파격적으로 보인 측면이 있다”며 “하지만 점차 새로움이 사라지면서 후발주자들은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부분의 방송사 소속 아나운서들은 수입이나 역할의 한계 등 이유로 프리를 꿈꾸지만 현실적으로 성공하기 어려운 구조”라며 “자기만의 확실한 색깔이 있지 않은 이상 대중의 주목을 받기란 결코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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