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차, 빨간불..수출 12% 줄고 생산량 7% 하락 '설상가상'

고영득 기자 2017. 1. 10.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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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획기적 새 모델 없고 중국 업체 추격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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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의 대들보 역할을 해온 자동차 산업이 추락하고 있다. 지난해 수출이 12% 가까이 감소했고, 생산과 내수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세계적인 자동차 수요 둔화와 신흥국 경기 침체 등이 먹구름을 드리웠다. 위기를 돌파할 성공 모델을 내놓지 못한 데다 중국 업체들의 추격까지 거세지면서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10일 산업통상자원부의 잠정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자동차 수출량은 262만3000대로 전년보다 11.8% 줄었다. 금액으로는 11.3% 감소한 406억달러에 그쳤다. 2년 전에 비해 100억달러 가까이 쪼그라들었다.

유럽연합(EU)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에서 수출이 감소했다. 미국의 경우 소비자들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픽업트럭을 선호하면서 세단 중심인 한국은 맥을 추지 못했고 멕시코 공장 가동 등도 영향을 미쳐 수출량이 10.7% 줄었다.

특히 한국 자동차의 주요 고객이던 아시아 등 신흥시장에서의 수출 감소세는 심각한 수준이다. 아프리카와 중동은 저유가에 따른 경기침체로 각각 36.5%, 28.4% 급감했다. 아시아 지역은 국내 완성차업체의 현지화 전략과 경기침체가 맞물려 33.8% 급감했다. 중남미 역시 원자재 가격 하락에 따른 브라질 경기침체로 19.4% 줄었다.

수출 감소는 곧 생산 하락으로 이어져 지난해 자동차 생산량은 전년보다 7.2% 적은 422만9000대로 집계됐다. 이로써 한국은 세계 자동차 생산국 ‘빅5’ 지위를 인도에 내주게 됐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인도가 지난해 역대 최대 규모인 약 450만대를 생산해 중국·미국·일본·독일에 이어 5위를 기록했다. 현대·기아차의 생산량은 전년 대비 9.5%대의 감소율을 보였고 한국지엠도 5.7% 줄었다. 한국이 글로벌 생산량 5위권에서 밀려나기는 12년 만이다.

국내 시장도 소비위축으로 타격을 받았다. 지난해 하반기 들어 개별소비세 인하 혜택이 끝나면서 판매 성적이 신통치 않았다. 연간 내수판매는 182만5000대로 전년보다 0.4%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업계와 정부는 한국 자동차 산업이 침체한 주요 원인으로 노조의 파업을 들고 있다. 그러나 전 세계적인 경기 둔화에 대응하는 차별화 전략이 부족했고 중국 시장에서의 시장점유율이 하락하고 있는 것이 치명타였다는 분석이 많다.

현대차 노조 관계자는 “파업 당시 해외 공장까지 포함해 재고가 100만대 가까이 있었다”면서 “지난해 실적 부진의 책임은 세계적인 트렌드를 따라잡을 새 모델을 만들어내지 못한 경영진에게 있다”고 주장했다.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서 동력이 떨어지는 추세다. 2014년까지 두 자릿수였던 현대·기아차의 중국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8.1%까지 하락했다. 중국 자동차 시장이 15.5% 성장한 것과 비교하면 부진한 실적이다. 중국 업체들의 기술력이 한국을 바짝 뒤쫓고 있는 데다 가격 대비 만족도가 높아 점차 자국 시장뿐 아니라 수출에서도 두각을 보이고 있다.

한재진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중국 업체들의 경쟁력이 빠르게 성장해 자동차 분야에서 ‘샤오미’ 같은 공룡이 곧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단순히 경기가 안 좋다는 핑계를 대기엔 경쟁이 너무 치열해졌다. 차별화와 신시장 개척으로 경쟁력을 끌어올려야 할 때”라고 말했다.

<고영득 기자 go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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