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 어렵다" 보고받고도?..앞뒤 안 맞는 '머리 손질 20분'

박사라 2017. 1. 10.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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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답변서 상에 이상한 부분은 더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오후 3시가 넘어서야, 상황이 심각하다고 판단하고 중대본에 직접 가기 위해 머리 손질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답변서에 따르면 손질을 받으면서 세월호와 무관한 외교 관련 서면보고도 받았다고 나오는데, 머리 손질 장소와 보고를 받은 장소는 서로 다른 곳이었습니다.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 상황이죠. 또 과연 머리손질을 20분 동안 받고 있을 상황이었느냐를 놓고도 또 한 번 논란거리입니다. 왜냐하면 박 대통령이 머리 손질을 받기 5분 전에 받은 보고가 "300명 가까운 승객이 배 안에 그대로 있고 구조가 어려운 상황이다"라는 내용이었기 때문입니다.

박사라 기자입니다.

[기자]

답변서에 따르면 대통령의 미용사인 정송주, 정매주 자매가 청와대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3시 22분.

그리고 3시 35분부터 정 씨 자매는 박 대통령의 머리를 손질합니다. 장소는 관저라고 돼있습니다.

그런데 약 7분 뒤인 오후 3시 42분 박 대통령은 세월호와 무관한 외교 관련 서면 보고를 받아 검토했다고 돼있습니다. 이번에는 장소가 집무실이라고 돼있습니다.

머리 손질에 걸린 시간은 20분. 박 대통령이 머리 손질을 받으면서 동시에 전혀 다른 내용의 서면보고까지 받았다는 겁니다. 같은 시각이지만 장소는 다른겁니다.

박 대통령은 줄곧 관저 내 집무실에서 일을 했다고 주장해왔습니다.

하지만 머리 손질을 받으면서 이동하지 않았다면 사실상 관저와 집무실은 같은 공간인 셈입니다.

그런데 굳이 다른 장소인 것처럼 표시한 것은 대통령이 일하는 것처럼 보이도록 의도적으로 강조한 것 아니냐는 지적입니다.

대통령이 머리 손질을 받기 직전에 받았다는 세월호 관련 보고 내용도 오늘 구체적으로 나왔습니다.

세월호 탑승자 중 300명 가까이 생사가 확인되지 않았고 특수구조요원이 선체 수색 예정이나 조류가 심해 어렵다는 내용입니다.

수백명의 희생자가 나올 수 있다고 우려되는 대목입니다.

그런데 불과 5분 뒤, 대통령은 중대본을 방문하기 위해 머리손질을 받기 시작했고 이 작업은 20분간 이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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