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변호인·광해 해외 상영 금지"..외교관의 증언

박수진 기자 입력 2017. 1. 10. 20:15 수정 2017. 1. 11.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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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박근혜 정부가 작성한 블랙리스트의 규모는 이제까지 알려진 것은 물론이고 우리가 상식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한도를 넘어서고 있습니다. 철저한 통제국가를 꿈꿨던 것일까요? 오늘(10일) 저희는 새롭고 광범위한 블랙리스트 얘기로 뉴스를 시작합니다. 우선 인기 영화의 외국 진출을 정부가 조직적으로 방해했다는 소식이 첫 번째입니다. '변호인', '광해', 익숙한 이름들이지요.

특별취재팀 박수진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기자>

영화 '변호인'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5공화국 시절에 변호를 맡은 부림사건을 소재로 했습니다.

개봉한 지 33일 만에 관객 수 1천만 명을 돌파했습니다.

국내 흥행몰이에 이어 외국 개봉이 추진되던 2014년 봄.

외국에 있는 우리 공관에 상영 금지 영화 목록, 일종의 블랙리스트가 하달됐고 여기에 변호인도 포함됐다는 외교관의 증언이 나왔습니다.

현지 외국인이나 교민에게 한국 영화를 상영하는 행사 때 상영하지 말아야 할 영화를 정부가 정해줬다는 겁니다.

[외교관 A 씨 : 2014년 봄 아니면 전후일 거예요. 직원들과 대사님 주재로 매주 회의를 하는데, 문화홍보관께서 그런 지시가 내려왔다고 하셨어요.]

이 외교관은 변호인 외에도 또 다른 1천만 관객 영화 '광해'와 다큐멘터리 영화 '천안함 프로젝트'가 상영 금지 목록에 들어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외교관 A 씨 : 그 세 가지는 제가 확실히 기억해요. 순서도 '변호인', '광해' 그다음에 '천안함', 이런 종류의 영화는 보여주지 말라고 (지침이 내려왔다)…이런 식으로 말씀하셨어요.]

또, 동료 외교관들은 상영 금지 지시를 내린 곳으로 청와대를 지목했다고 말했습니다.

영화 '광해'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떠올린다는 평가가 많았고, 문재인 당시 민주당 의원이 영화를 보고 눈물을 흘려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우리 영화를 세계에 알리는 데에도 정치적 잣대를 들이댄 겁니다.

반면에 김영한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업무 노트에는 영화 국제시장이 제작과정에서 투자자 구하기 어려워 문제가 있다고 적혀 있어서 보수 성향의 영화에는 투자까지 신경 쓴 것으로 보입니다.

(영상편집 : 장현기)   

박수진 기자star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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