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결국엔 1등.. 문재인은 페이스메이커에 그칠 것"

정우상 기자 입력 2017. 1. 10. 03:16 수정 2017. 1. 10.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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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말 대선출마 선언하고 黨內 경선 앞둔 안희정 충남지사]
"대립·진영의 정치 끝내려면 문재인보다 내가 대통령 돼야.. 정치경험·정당경력도 내가 앞서"
"경선 도우미? 차차기 주자? 너무 오랫동안 그런 오해받아 답답.. 이번에 모든 걸 다 걸겠다"

안희정(52) 충남지사는 문재인(64) 전 대표와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경쟁할 예정이다. 그러나 노무현 전 대통령의 핵심 측근 출신인 안 지사는 노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문 전 대표의 '경선 도우미'나 '차차기 주자' 정도로 인식돼 왔다. 이에 대해 안 지사는 9일 국회에서 본지와 만나 "너무 오랫동안 그런 오해를 받아 답답하다"며 "다음을 위해 연습으로 뛰는 게 아니다. 이번에 모든 걸 다 걸겠다"고 말했다. 안 지사는 문 전 대표 등 다른 경쟁자와 비교할 때 "정치적 경험, 정당 경력 등 모든 면에서 내가 앞선다"고 했다. 안 지사는 '정권교체가 목적이라면 지지율이 문 전 대표가 유리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단순히 정권이 야당에서 여당으로 옮겨가는 것이 정권교체라면 그 말이 맞을 수 있다"며 "그러나 산업화와 민주화 시대를 넘어, 여야가 진영으로 갈라져 싸우는 대립의 정치를 극복해 대한민국의 대전환을 이루려면 내가 대통령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은 한 정파의 대변인이 돼선 안 된다. 소통의 리더십으로 미움과 원한의 고리를 끊어내야 한다"고도 했다.

―안 지사가 아니라 문 전 대표가 페이스메이커가 될 것이라는 말의 의미는.

"페이스메이커란 운동 경기에서 초반에 무리하게 달려 다른 선수들의 체력을 고갈시키는 역할이 전부 아닌가. 그런 의미에서라면 지금 가장 앞서 달리는 문 전 대표가 페이스메이커가 될 것이다. 내가 1등으로 결승선을 통과할 것이다."

―왜 문재인이 아니고 안희정이어야 하는가. 둘이 한 식구 아닌가.

"대한민국은 지금 정권교체를 넘어 큰 변화를 선택해야 한다. 산업화와 민주화 시대를 넘어 새로운 시대로 이행해야 한다. 그런데 이렇게 한 시대를 넘어 서려면 지금처럼 여야로 갈라져 싸우는 대립의 정치, 진영의 정치를 끝내야 한다. 대통령 중심으로 의회와 지방정부를 억압하는 시대를 끝내야 한다. 시대교체와 세대교체, 정권교체를 위해선 내가 나서야 한다."

―정치권에선 "안 지사는 젊고 경험도 적고 다음 기회도 있다"고도 한다.

"내가 경험이 적다고? 참여정부 집권 세력으로 국정의 고민과 경험을 많이 했다. 민주당 최고위원을 했고 여소야대(與小野大)인 충남 지방정부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문 전 대표에 비해 정당 경력, 정치 경력 모두 앞선다. 그런데도 가장 젊으니 금상첨화 아닌가. 저한테 어리다, 젊다고 하는데 캐나다 트뤼도(45) 총리나 오바마 미국 대통령 첫 당선(47세)에 비하면 부끄러울 정도다. 연륜이 주는 지혜도 좋지만 젊음의 도전이 몰고 올 한 사회의 변화를 상상해 보라."

―소통의 정치를 계속 강조하고 있다.

"청와대와 대통령이 모든 것을 관할하는 '제왕적 리더십'은 안 된다. 대선 도전자라면 계파와 정파의 도전자가 아니라 정당의 도전자여야 한다. 다음 대통령은 누가 돼도 여소야대(與小野大)를 피할 수 없다. 소수파가 다수파의 동의를 얻으려면 대립·투쟁으론 안된다. 소통하고 설득해야 한다. 나는 김대중·노무현 정부, 극단적 여소야대인 충남의 지방정부를 모두 지켜봤다. 대통령에게 필요한 것은 대화와 소통, 설득의 리더십이다. 소통을 통해 극단적으로 분출되는 미움과 원한의 고리를 깨야 한다. 나는 그것을 해왔다. (안 지사는 지난달 촛불 집회가 최고조였을 때 '정치인이 대중의 분노로 작두를 타버리면 한 시대를 폭력의 시대로 만든다'고 했었다)"

―문 전 대표보다 소통에서 강점이라는 뜻인가.

"다른 후보를 평가하진 않겠다. 내가 그런 장점을 갖고 있다는 것을 내세우고 싶다."

―개헌파들처럼 연정(聯政), 협치를 구상하나.

"현행 헌법에서도 충분히 연정, 협치가 가능하다. 핵심은 대통령이 자기 정파의 대변자나 대표자로 머물러 있으면 안 된다. 이명박, 박근혜 대통령은 물론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 역시 모두 정파의 대변인이었고, 그 역할을 강요당했다. 그런 압박을 풀기 위해선 의회 중심으로 내각을 운영해야 한다."

―충남지사 재직 시 업적 중 가장 내세우고 싶은 것이 있나.

"임기 중 119 신고 출동 시간을 10분대에서 5분대로 줄였다. 어찌 보면 작은 것이다. 그러나 5분은 위급한 상황에서 생명을 좌우할 수 있는 시간이다. 국민들이 세금을 내는 것은 정부가 공적 안전을 책임지라는 것 아닌가. 거기에 부응하고 싶었다."

윤태영 전 청와대 대변인, 서갑원 전 의원, 여택수 전 행정관 등 노무현 전 대통령의 초창기 참모들이 안 지사를 돕고 있다. 이들은 "우린 문재인도 알고 안희정도 잘 안다. 잘할 사람을 돕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문 전 대표 측은 "각자의 판단이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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