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朴대통령이 창비-문학동네 언급하며 지원 삭감 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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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려나온 삼성 수뇌부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 승마 특혜 지원 및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의 역할 등에 대해 수사를 받기 위해 최지성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부회장·왼쪽 사진)과 장충기 미래전략실 차장(사장)이 9일 서울 강남구 박영수 특별검사팀 사무실로 들어서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
특검은 이날 오전 최지성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부회장)과 장충기 미래전략실 차장(사장)을 소환해 삼성전자가 최순실 씨(61·구속 기소)와 딸 정유라 씨(21)의 승마 훈련에 거액을 지원한 배경을 조사했다.
○ “박 대통령이 출판사 콕 집어 지원 삭감 지시”
출판계에서는 박 대통령이 이 출판사들을 문제 삼은 이유가 세월호 참사를 소재로 정부에 비판적인 내용의 책을 출간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문학동네는 2014년 10월 소설가 김애란 김연수 박민규 등과 사회과학자들이 세월호 참사의 진실 규명을 촉구한 ‘눈먼 자들의 국가’를 출간했다. 창비는 2015년 1월 ‘금요일엔 돌아오렴: 240일간의 세월호 유가족 육성기록’을 펴냈다.
결국 정부 예산으로 우수도서 한 종류당 1000만 원어치씩을 구입해주는 ‘세종도서’ 선정에서 두 출판사는 피해를 봤다. 2013년 31종이 선정됐던 창비는 2014년 18종, 2015년 5종으로 급감했다. 문학동네도 2014년 25종이 선정됐지만 2015년에는 5종으로 줄었다. 출판계에서는 당시 동인문학상, 대산문학상 등을 수상한 두 출판사의 도서들이 선정되지 않은 것은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 문체부는 출판사에 대한 지원금과 지원 사업을 축소했다. 박 대통령이 거론했던 ‘우수 문예지 발간지원 사업’ 대상과 규모가 2014년 문예지 55종 10억 원에서, 박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던 이듬해 14종 3억 원으로 줄었다. 이어 지난해엔 아예 지원 사업 자체가 폐지됐다. 문체부 관계자는 특검에서 “윗선에서 내려온 지시라고는 해도 대표적 문예지인 창비와 문학동네를 지원 대상에서 빼는 것은 쉽지 않았다”며 “어쩔 수 없이 문예지 지원 사업 전체를 손댄 것”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 “지원 축소 결과 박 대통령에게 보고”
특검에 소환된 문체부 관계자들은 “두 출판사에 대해 지원을 축소한 뒤 그 결과를 김상률 수석과 김기춘 대통령비서실장, 박 대통령에게 차례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청와대가 두 출판사에 대한 불이익 지시를 한 뒤 그 결과까지 꼼꼼하게 챙긴 것이다.
특검은 9일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작성과 실행을 주도한 혐의(직권남용)로 김 전 수석과 김종덕 전 문체부 장관, 정관주 전 차관, 신동철 전 대통령정무비서관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 전 장관과 정 전 차관에게는 국회 국정조사특위 청문회에서 “블랙리스트를 본 적 없다”고 위증한 혐의도 적용했다. 특검 관계자는 “고위 공무원들의 리스트 작성 행위가 국민의 사상 및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훼손한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영장 청구 배경을 설명했다.
○ 최순실 모녀의 승마 훈련 지원 경위 추궁
이날 참고인 신분으로 특검에 출석한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최 부회장과 장 사장은 기자들에게 별다른 말 없이 조사실로 향했다.
특검은 두 사람을 상대로 삼성이 최순실 씨 모녀를 지원하게 된 경위를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삼성은 지난해 9월 최 씨의 독일 회사인 ‘코레스포츠’와 승마 유망주 육성 지원 명목으로 220억 원대 컨설팅 계약을 맺은 뒤 70억여 원을 지급했다.
특검은 최 씨 모녀에 대한 삼성의 지원과 국민연금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찬성표를 던진 게 관련이 있는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특검은 조만간 삼성 이재용 부회장도 소환 조사할 계획이다.
신나리 journari@donga.com·손효림·권기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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