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아아아.. 내가 살려고 애들을 놓고 왔다고오오오.."

고한솔 2017. 1. 9.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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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비전이 난리가 났다는 거야.

거기서부터 생각이 안나.

동료들 말에 의하면 바닥에 그냥 기절을 했다는 거야.

"첫마디가 그냥 말을 한 게 아니고 그냥 진짜 피를 토하듯이 소리를 내는 거야. '엄마아아아 내가 살려고 애들을 놓고 왔다고오오오.' 이러는데." 참사 이후 '엄마아아아' 울부짖는 아들의 목소리는 환청으로 남아 1년 동안 그를 괴롭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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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동조합 '소금버스', 세월호 1000일 맞아
평범한 안산시민 4명의 '세월호 기억'을 되살리다
생존학생 어머니·동네슈퍼 사장님 등 4명
구술사 프로젝트 '우리가 모르고..' 발간

[한겨레] 텔레비전이 난리가 났다는 거야. 배가 넘어갔다는 거야. 거기서부터 생각이 안나. 동료들 말에 의하면 바닥에 그냥 기절을 했다는 거야.”

세월호 참사에서 생존한 학생의 어머니 향기(48·가명)씨가 2014년 4월16일의 기억을 떠올리며 말했다. 협동조합 ‘소금버스’가 진행한 안산시민 구술사 프로젝트 ‘우리가 모르고 있던 세월’에 참여한 향기씨는 “4월16일을 떠올리니 가슴이 조여오고 숨이 안 쉬어진다”고 호소하며 그날의 기억을 어렵게 털어놨다. 세월호 참사 당일, 정신을 차리고 남편의 부축을 받아 팽목항으로 향한 향기씨는 세월호에서 탈출한 아들의 전화를 받고 눈물을 쏟았다고 했다. “첫마디가 그냥 말을 한 게 아니고 그냥 진짜 피를 토하듯이 소리를 내는 거야. ‘엄마아아아… 내가 살려고 애들을 놓고 왔다고오오오….’ 이러는데….” 참사 이후 ‘엄마아아아’ 울부짖는 아들의 목소리는 환청으로 남아 1년 동안 그를 괴롭혔다.

향기씨의 기억은 안산시민 구술사 프로젝트 ‘우리가 모르고 있던 세월’에 담겼다. 협동조합 ‘소금버스'는 세월호를 기억하는 안산 시민 4명의 인터뷰를 담은 안산시민 구술사 프로젝트 자료집 ‘우리가 모르고 있던 세월'을 발간했다고 9일 밝혔다. 소금버스는 경기도 안산시 고잔동에서 활동하는 협동조합으로, 2015년 7월부터 세월호 참사 생존학생을 위해 ‘꼬두물 정류장’이라는 이름의 쉼터를 운영하고 있다.

소금버스 노승연 대표(25)는 “마을 주민들이 세월호 문제에 가슴 아파하면서도 시간이 흐르자 ‘피해자와 유가족들이 정치적인 행보를 보인다’고 혀를 차는 모습을 봤다. 세월호 참사를 직접 겪고 가까이에서 지켜본 이들의 목소리를 들려줘 마을 주민들이 서로를 이해하는 계기를 만들고 싶었다”고 프로젝트 취지를 밝혔다. 이 책에는 세월호 생존학생 어머니 향기씨 외에 동네에서 친밀하게 지내온 학생들을 떠나보내야 했던 동네 슈퍼 사장님, 세월호 참사 여파로 개업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카페를 접어야 했던 60대 여성 등의 구술사를 담았다. 인터뷰에 참여한 시민은 4명이지만 자료집 분량이 400여쪽에 달할 정도로, 세월호 참사에 대한 시민들의 기억을 자세하고 구체적으로 담고자 했다. 소금버스에서 활동하는 지역 청소년들이 인터뷰어로 나섰다. 고한솔 기자 s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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