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 민심, '최순실' 보면서 왜 '세월호' 떠올리나

방윤영 기자 2017. 1. 8.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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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말부터 11주째 진행되는 촛불집회 한 가운데는 세월호가 있다.

김서중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박 대통령의 자질을 문제 삼으면서 빠트릴 수 없는 것이 세월호 참사 당일 행적"이라며 "촛불집회에서 다양한 국정농단 사건 중 세월호가 부각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9일 세월호 참사 1000일을 맞지만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점도 촛불민심을 자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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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1000일]국가의 무능·무기력, 단적으로 보여준 '세월호 참사'

[머니투데이 방윤영 기자] [[세월호 참사 1000일]국가의 무능·무기력, 단적으로 보여준 '세월호 참사']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7차 촛불집회가 열린 지난해 12월10일 서울 광화문광장에 세월호 희생자를 기리는 구명조끼 304벌 놓여 있다./사진=뉴스1

#지난해 11월26일 촛불집회에서는 '세월호 고래'가 등장했다. 길이 7m·너비 5m인 푸른색 고래는 등에 노란 종이배를 태웠고 꼬리에는 노란 리본을 달았다. 세월호 참사가 잊히는 것을 안타까워한 건축가 김영만씨(55)가 제작한 고래다. 김씨는 세월호 고래를 어깨에 메고 촛불집회에 참여했다.

#지난해 12월10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뜻하는 구명조끼 304개가 등장했다. 구명조끼에는 2014년 4월16일 논란이 되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의 7시간'을 나타내는 '7'과 희생자를 추모하는 노란 리본이 붙었다. 이날 유가족들은 조끼를 입고 청와대 앞까지 행진했다.

지난해 10월 말부터 11주째 진행되는 촛불집회 한 가운데는 세월호가 있다. 촛불집회 때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요구와 함께 '세월호 7시간을 밝혀라',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등 관련 구호는 빠지지 않았다. 광화문 광장 세월호 천막을 찾아 희생자를 조문하는 사람들의 발길도 계속됐다.

촛불집회에는 양극화와 고용불안, 청년실업 등 각종 경제·사회적 병폐에 시달리던 시민들의 분노가 함께 실렸다. 밑바탕에는 고질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국가의 무능, 무기력에 대한 실망과 배신감이 깔렸다.

그 정점에 세월호 참사가 자리 잡았다. 세월호 참사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지 못한 국가의 무능함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수백 명의 생명이 바다 한가운데서 가라앉는데 지도자도 정부 시스템도 제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민간인 최순실씨가 국가 체계 전반을 휘저은 기막힌 사태에 격노한 민심이 세월호를 떠올리는 건 필연에 가깝다는 분석이다.

김서중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박 대통령의 자질을 문제 삼으면서 빠트릴 수 없는 것이 세월호 참사 당일 행적"이라며 "촛불집회에서 다양한 국정농단 사건 중 세월호가 부각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9일 세월호 참사 1000일을 맞지만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점도 촛불민심을 자극한다.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도 완료되지 않았고 선체 인양도 안됐다. 희생자 중 9명은 여전히 수습하지 못했다.

김 교수는 "정부는 세월호 참사 유가족에게 물질적 보상을 하는 것으로 끝내려고 했을 뿐 안전 사회를 만들려는 노력은 보이지 않았다"며 "모든 문제를 드러내 잘못된 점과 고쳐야 할 점을 논의하는 작업이 필요한데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권영빈 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원회 상임위원은 "변한 게 없는 정도가 아니라 더 악화된 측면도 있다"며 "세월호 선체 인양 작업이 지지부진하면서 증거가 훼손됐거나 인멸·조작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도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촛불집회가 열린 지난해 11월26일 서울 종로구 청운동주민센터 앞 '청와대 인간띠 잇기' 행진에 세월호 고래(왼쪽)가 등장했다./사진=뉴스1

방윤영 기자 by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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