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은] 대통령에 불리한 윤전추 증언..서면보고 받긴 했나

박세용 기자 2017. 1. 6.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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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대통령의 개인 비서 역할을 했던 윤전추 청와대 행정관이 헌법재판소 증인 신문에 나와서 한 말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대통령한테 유리한 증언만 했다는 건데, 저희가 따져 보니 꼭 그렇지만도 않습니다. 특히 세월호 7시간 동안 대통령이 서면보고를 제대로 받지 않았을 정황도 윤 행정관의 입에서 나왔습니다. <사실은> 코너에서 조목조목 따져보겠습니다.

박세용 기자, 우선 윤 행정관의 발언이 왜 중요한지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기자>

윤전추 행정관은 같은 여성으로서, 대통령 여러 사생활까지 챙겨 주었던 인물입니다.

대통령의 공간은 공식 업무공간인 본관이 있고, 살림집인 관저가 있는데, 윤전추 행정관은 관저에서 일했던 사람입니다. 김기춘 실장이 잘 모른다고 했을 정도로 여러 사생활과 관련된 곳이 바로 저 관저입니다.

그런데 윤전추 행정관이 세월호 당일에도 저 관저에 있는 대통령 집무실 코앞에서 대기하고 있었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오전 8시 반부터 오후 3시 20분쯤까지, 그러니까 미용사가 왔던 시간이거든요, 그때까지 집무실을 누가 드나드는지를 다 봤던 사람입니다.

당일 박 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을 다 아는 사람이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앵커>

사실상 세월호 7시간 내내 대통령에게 가장 근접해 있던 사람이다. (그렇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궁금해하는 것을 풀어나가죠. 

세월호 7시간 동안 윤 행정관이 박 대통령의 행적과 관련해서 불리한 진술을 헌법재판소에서 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거잖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청와대의 주장은 원래 대통령이 세월호 당일 오전 서면보고를 6번 받았다는 것입니다. 

내용은 대부분, 숫자가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대부분은 3백여 명의 생사가 불확실하다는 내용입니다.

대통령이 정상적으로 업무를 보고 있었던 근거로 청와대가 내놨던 것입니다.

그런데 윤전추 행정관이 어제 뭐라고 했냐면, 본인은 오전 10시쯤에 박 대통령에게 서면보고를 딱 1건만 전달했다는 거고, 나머지는 일절 전달한 게 없다는 것입니다.

<앵커>

그럼 대통령이 서면보고 6번을 받았다는 게 사실이 아닐 수 있다는 것을 그 자리에 있었던 윤전추 행정관이 말을 한 셈이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윤 행정관이 1번을 받았으니 나머지 5번은 대통령에게 서면보고가 전달이 잘 안 됐을 것 같다, 이런 느낌을 주잖아요.

어제 재판관들도 얘기를 들으면서 계속 이상했는지 막판에 또 윤 행정관에게 물어봤는데도, 같은 답변을 했습니다.

<앵커>

그럼 나머지 5건은 어떻게 됐다는 겁니까?

<기자>

지난달 청문회에서 나온 얘기 들어보시죠.

[강석훈/청와대 경제수석 : 담당자가 보고서를 작성을 하면 내부망 메일로 올리는 시스템이 돼 있습니다. 그 메일로 부속실로 송부를 했고 부속실에서 받아보신 것으로….]

지금 저 청와대 수석의 이야기는, 말은 서면보고인데 사실은 부속실로 이메일만 보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부속실은 청와대 본관에 있습니다. 본관에서 받은 이메일을 출력해서 종이를 대통령 집무실이 있는 관저로 갖고 올라가야 합니다. 5~10분 걸리는 거리거든요.

하지만, 집무실 바로 앞에 있었던 윤전추 행정관의 얘기는 뭔가를 가져온 사람이 없다는 것입니다.

다만 안봉근 전 비서관이 그날 오전에 왔었다고는 했으니 안 전 비서관이 이메일 출력한 것을 갖고 관저 내 집무실로 들어갔을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습니다.

그렇더라도, 앞서 말씀드린 대로 실제 대통령이 그걸 봤는지는 의문이 남습니다.

<앵커>

봤다 하더라도, 안봉근 전 비서관의 증언에 따르면 자신은 대통령이 점심 식사를 하기 전에 관저를 떠났다는 이야기잖아요?

<기자>

그게 바로 윤전추 행정관이 어제 했던 이야기인데, 그게 사실이라면, 상식적으로 생각해서, 대통령이 세월호에 대해 여러가지 상황 보고를 정상적으로 받았다면, 안 전 비서관이 저렇게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점심시간 전에 나갈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고요.

또 한 가지는, 윤전추 행정관이 어제 "오전엔 대통령 관저가 다 구조됐다고 해서 아주 안정적인 분위기였다"고 했는데, 마찬가지로 서면보고가 제대로 됐다면 저런 말이 나올 리가 없겠지요.

그러니까 이 두 진술이 모두 대통령에게 불리한 측면이 있습니다.

<앵커>

지금까진 오전 상황이었고, 오전 상황에서는 사실 우리도 전원 구조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었지요. 그런데 또 나온 얘기를 들어보면, 대통령이 점심시간 이후에도 서면보고를 2번 받았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기자>

그 부분은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있습니다.

청와대 얘기는 낮 12시 5분, 낮 12시 33분에 대통령이 두 번의 서면보고를 받았다는 건데, 보고는 받았다고 하는데, 문건을 전달한 사람은 없습니다. 

안봉근 전 비서관은 이미 나간 상태라고 했고, 윤전추 행정관은 본인이 그런 적 없다고 했고, 정호성 전 비서관은 당일 관저에 오후 2시나 돼야 나타납니다.

또 이영선 행정관, 고영태 씨 의상실에서 휴대전화 닦아서 최순실 씨한테 줬던 인물인데, 이영선 행정관도 역시 당일 오전에만 관저에 있었다고 윤전추 행정관이 진술했기 때문에 누가 전달했는지 알 수 없는 겁니다.

대통령 입장에서는 본인은 대통령으로서 할 것 다 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과연 그런지, 다시 한 번 의문이 드는 대목입니다. 

<앵커>

정리해보면, 안봉근 전 비서관이 떠난 이후 12시부터 정호성 전 비서관이 오기까지 2시, 이 2시간 사이가 텅 비는 상황이 됩니다. (누구랑 있었는지 확인이 안 됩니다.) 그런데 이 2시간이 되돌아보면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서 가장 민감한 시간 아닙니까? (그렇습니다.) 좀 더 따져봐야겠네요.  

박세용 기자psy05@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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