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단독]안봉근 "최순실, 정윤회 부인으로만 알아" 뻔뻔한 거짓말 했다

구교형·박광연 기자 2017. 1. 6.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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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청 ‘보안손님’ 총괄해놓고 “김영재 원장도 모른다”
ㆍ이재만도 똑같은 말…정호성 자백과도 정면 배치
ㆍ지난해 11월 검찰에서 허위 진술…특검, 출국금지

박근혜 대통령을 19년간 지근거리에서 수행해온 안봉근 전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51·왼쪽 사진)이 검찰 조사 당시 최순실씨(61)에 대해 “(박 대통령의 의원 시절 비서실장인) 정윤회씨의 부인으로만 알았다”고 허위 진술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안 전 비서관은 박근혜 정부 출범부터 2015년 1월까지 최씨의 ‘수족’ 역할을 해온 청와대 제2부속실의 최고책임자였다.

안 전 비서관, 구속 수감된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48)과 함께 박 대통령의 최측근인 ‘문고리 3인방’으로 불리는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51·오른쪽)도 검찰 조사에서 최씨에 대해 잘 모른다고 진술했다.

5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안 전 비서관은 지난해 11월 검찰 특별수사본부 조사에서 청와대 관저에 최씨가 수시로 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 “최씨는 관저에 온 적이 없다”면서 “최씨는 정윤회씨의 부인으로만 알았다”고 진술했다.

안 전 비서관은 최씨뿐 아니라 ‘비선 진료’ 의혹이 제기된 김영재 원장 등 대통령 접견인사 중 출입증을 달지 않는 ‘보안손님’의 청와대 출입을 총괄했다. 그러나 안 전 비서관은 김 원장에 대해서도 “모른다”고 답했다.

이 전 비서관도 당시 검찰에 출석해 “최씨는 2000년 무렵 정씨의 부인이어서 인사를 하게 됐다”고 진술했다.

이는 검찰과 박영수 특별검사팀 조사에서 ‘비선 실세’ 최씨의 국정농단과 관련해 세세하게 자백한 정 전 비서관의 증언과도 정면으로 배치된다.

검찰 수사기록을 검토한 특검팀 검사와 특별수사관들 사이에서 두 사람의 진술을 두고 “너무 뻔뻔하다”는 말이 나왔다고 한다.

‘문고리 3인방’은 최씨와 박근혜 정부 출범을 전후해 e메일로 선거전략 등 기밀문건을 공유할 정도로 친분이 두터웠다. 이 때문에 검찰 조사를 앞두고 안 전 비서관과 이 전 비서관이 “최씨의 존재를 몰랐다”는 식으로 말을 맞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안 전 비서관은 검찰에서 제2부속실 행정관으로 민간인 신분이던 윤전추(37)·이영선(38)씨를 발탁한 배경에 대해 “박 대통령이 직접 했다. 내가 이씨를 추천하기는 했지만 윤씨는 누가 추천했는지 모른다”고 책임을 떠넘겼다.

한술 더 떠 최씨가 박 대통령의 해외순방 일정에 맞춰 이들 행정관을 ‘심부름꾼’으로 활용하면서 의상 준비를 도운 부분에 대해 캐묻자 “대통령의 사적 업무 처리는 윤·이 행정관이 알아서 했다. 나는 모른다. 나에게 보고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미혼인 박 대통령이 과거 정부에서 대통령 부인 업무를 담당해온 제2부속실을 폐지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도 “모른다”고 일관했다.

특검은 안 전 비서관과 이 전 비서관을 출국금지하고 이들의 경찰·공공기관 인사 개입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안 전 비서관은 2014년 4월16일 세월호 참사 당일 김장수 당시 국가안보실장(현 주중대사)으로부터 보고를 전달받았다는 점에서 박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의혹을 규명할 핵심 인물이기도 하다.

지난달 14일 열린 국회 국정조사특위 청문회에서 김 대사는 “보좌관을 통해 상황파악 보고서를 집무실과 관저에 각 1부씩 보냈다”며 “(관저에 보낸 보고서는) 안 전 비서관에게 전달했다”고 말했다.

<구교형·박광연 기자 wassup0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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