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쇠' 윤전추 진술에 헌법재판관 "비상식적"

김종훈 기자 2017. 1. 6. 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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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에서 윤전추 행정관은 박 대통령에게 불리한 질문에 대해 대부분 '모르쇠'로 일관했다.

윤 행정관이 "(호텔에서) 업무할 때 대단하신 분들이 많아서 박 대통령을 아는 분도 많았다"고 답했으나, 강 재판관은 "윤 행정관이 기억하는 분들 중에서는 최씨 가족밖에 없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이 재판관은 윤 행정관의 진술 중 박 대통령이 먼저 옷값을 알고 의상실에 전달하라고 했다는 부분도 문제삼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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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종훈 기자]

윤전추 청와대 행정관이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2회 변론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에서 윤전추 행정관은 박 대통령에게 불리한 질문에 대해 대부분 '모르쇠'로 일관했다. 이에 헌법재판관들은 윤 행정관의 진술에 의문스럽거나 상식에 어긋나는 구석이 있다고 지적했다.

5일 열린 박 대통령 탄핵심판의 두 번째 변론기일에서 윤 행정관은 자신이 청와대에 발탁된 배경에 최순실씨(61·구속기소)의 영향력은 없었다고 증언했다.

윤 행정관은 청와대에 들어오기 전 최씨와 딸 정유라씨(21)가 다니던 호텔 헬스클럽에서 근무했다. 윤 행정관은 최씨 모녀의 레슨을 맡은 적이 없는데도 두 사람의 연락처를 휴대전화에 저장해뒀다.

이후 윤 행정관은 대선 후보였던 박 대통령 측에서 먼저 연락을 받고 운동을 지도했다. 박 대통령이 당선된 뒤엔 청와대에서 3급 행정관에 임용됐다는 말을 듣고 박 대통령을 보좌하기 시작했다. 최씨가 자신과 아는 사이였던 윤 행정관을 박 대통령에게 추천한 것은 아닌지 의심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윤 행정관은 청와대에 들어오기 전까지 최씨와 거의 면식이 없는 사이였다고 주장했다. 윤 행정관은 "호텔에서 근무할 때 이름은 알았다"면서도 "지나가면서 몇 번 봤을 수는 있겠지만 내 고객이 아니어서 기억이 잘 안 난다"고 말했다. 또 최씨가 자신을 추천했다는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고 진술했다.

그러나 강일원 재판관은 윤 행정관과 청와대 사이의 연결고리는 최씨밖에 없지 않냐며 의문을 제기했다.

강 재판관은 윤 행정관이 2012년 이전에는 박 대통령 주변인물이나 청와대 관계자를 전혀 몰랐음을 확인한 뒤 "(윤 행정관과) 유일하게 안면이 있는 사람은 최씨 가족이 유일하지 않느냐"고 질문했다.

윤 행정관이 "(호텔에서) 업무할 때 대단하신 분들이 많아서 박 대통령을 아는 분도 많았다"고 답했으나, 강 재판관은 "윤 행정관이 기억하는 분들 중에서는 최씨 가족밖에 없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이정미 재판관도 "공무원이 9급에서 3급이 되려면 거의 20년이 걸리는데 박 대통령의 운동과 개인업무를 봐주고 3급 행정관이 됐다"며 "면접이나 이력서 제출 같은 절차를 거쳤냐"고 추궁했다. 이에 윤 행정관은 "이력서는 냈다"면서도 "박 대통령과 (관계를) 계속 이어왔기에 자연스럽게 말씀 안 하셨을까…"라고 말끝을 흐렸다.

이 재판관은 윤 행정관의 진술 중 박 대통령이 먼저 옷값을 알고 의상실에 전달하라고 했다는 부분도 문제삼았다. 이 재판관은 "보통은 의상실에서 비서를 통해 옷값을 청구하는 게 정상적"이라며 "의상실에서 직접 박 대통령에게 (옷값을) 알린다는 것은 비상식적인데 중간에 누가 있었나"라고 물었다. 중간에 최씨가 있었던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는 것이다. 하지만 윤 행정관은 "모른다"고만 답했다.

이날 기일이 끝난 후 소추위원을 맡고 있는 권성동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은 "윤 행정관은 쉽게 기억할 수 있는 부분은 모르겠다고 했다"며 "그러면서 세월호 당일 있던 일이나 옷값 지급 같이 시일이 지난 일을 상세히 기억하고 증언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라고 지적했다.

김종훈 기자 ninachum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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