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이재용 만난 대통령, 간부 2명 콕 찍어 "자르세요"
<앵커>
2015년 7월 박근혜 대통령과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독대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박 대통령이 승마협회에 대한 삼성의 지원이 너무 미온적이다, 이런 식으로 말했다는 게 지금까지 저희의 취재결과였습니다. 그런데 이뿐만이 아니라 대통령이 삼성에서 파견 간 승마 협회 간부 두 명의 이름을 콕 찍어서 "이 사람들 교체하라"고 요구한 정황을 특검이 포착했습니다. 교체한 이유가 최순실 씨의 최측근인 박원오 승마협회 전무와 이 두 사람이 불편했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특검은 이런 진술이 대통령의 뇌물죄를 입증하는데 의미를 갖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한석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기자>
특검은 공식 출범 전 삼성 미래전략실의 장충기 사장과 삼성전자의 박상진 사장을 비공개로 소환 조사했습니다.
재작년 7월 박근혜 대통령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독대한 자리에서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를 주로 추궁했습니다.
두 사장은 독대 당시 박 대통령이 승마협회 지원을 늘리라며 이 부회장을 강하게 질책했다고 털어놨습니다.
이와 함께 이 부회장의 면전에서 '삼성에서 파견된 승마협회 임직원 2명을 콕 찍어 자를 것을 요구했다.'고 전했습니다.
이 부회장이 독대 직후 긴급 대책회의를 열어서 이런 얘기를 털어놨다고 말했습니다.
삼성은 이틀 뒤 해당 임직원 2명을 교체했습니다.
삼성이 진상을 파악해보니 이들은 최순실의 최측근인 박원오 승마협회 고문과 잦은 마찰을 빚었다는 겁니다.
특검은 박 대통령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최순실 모녀를 도와줬는지를 보여주는 결정적인 증거로 보고 있습니다.
대통령이 승마협회 직원들의 이름을 거론한 건 최순실에게 직접 얘기를 듣지 않고서는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특검 관계자는 '끝장을 봐야 할 상황'이라고 말해, 박 대통령의 제3자 뇌물죄 혐의를 입증하기 위한 구도가 거의 완성됐음을 내비쳤습니다.
(영상취재 : 공진구, 영상편집 : 김병직)
이한석 기자lucaside@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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