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캘리포니아 주, 트럼프 행정부와 '전면전' 예고

2017. 1. 5.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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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마다 '파열음'..연방-지방정부간 첫 분쟁 조짐
주의회, 법률다툼 대비 에릭 홀더 전 법무장관 영입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김종우 특파원 = 미국 캘리포니아 주가 오는 20일(현지시간) 출범하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맞서 '전면전'을 각오하고 있다.

민주당이 장악한 주 정부와 의회가 기후변화를 비롯한 환경문제와 이민, 여성·인권, 선거권에 이르기까지 각종 정책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 드라이브에 맞서 독자 행보에 나설 채비를 갖추고 있다.

이를 놓고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연방정부와 지방정부 간 분쟁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캘리포니아 주의회가 4일 트럼프 행정부와의 법률적 다툼에 대비해 버락 오바마행정부에서 법무부 장관을 지냈던 에릭 홀더를 법률 고문으로 영입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주의회 케빈 드레옹 상원의장 직무대행과 앤서니 렌던 하원의장은 "캘리포니아 주가 지금껏 추진해온 각종 정책을 뒤바꾸려는 시도에 맞서기 위해 홀더 전 법무장관을 법률 고문으로 위촉했다"고 밝혔다.

[AP=연합뉴스]

가장 첨예하게 부딪칠 지점은 기후변화 정책이다. 캘리포니아 주는 트럼프 당선인의 환경정책에 대척점에 서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기간에 파리기후협약 탈퇴를 공언하면서 화석에너지 개발·사용을 활성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캘리포니아 주는 이를 수용하지 않겠다고 벼르고 있다.

실제로 캘리포니아 주는 지난 60여 년 동안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한 정책을 시행해왔다. 게다가 전 세계 33개 국가의 160개 지방정부가 참여한 탄소배출 감축 기구인 'Under 2 MOU 이니셔티브'를 주도하고 있다.

제리 브라운 주지사는 최근 "(트럼프 행정부가) 기후변화를 거부하는 방향으로 움직인다면 우리는 모든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민 문제에서도 트럼프 행정부와 마찰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캘리포니아 주의회는 지난달 5일 트럼프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불법 이민자 보호 법안을 발의했다. 추방에 직면한 불법 이민자에 대한 무료 법률 서비스 제공이 핵심 내용이다.

1천100만 명에 달하는 불법 이민자들을 추방하겠다는 트럼프 당선인의 공약에 맞선 '방어막'인 셈이다.

여성·인권 문제에서도 캘리포니아 주는 트럼프 행정부와 반대 노선을 걷고 있다. 캘리포니아 주는 50개 주 가운데 인종 다양성과 성 소수자(LGTB) 정책에서 가장 선진적이다.

이 같은 캘리포니아 주의 행보는 대선부터 이미 예견돼왔다. 캘리포니아 주는 민주당의 흔들리지 않은 '아성'이다.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의 지지율은 61.6%지만 트럼프 당선인은 고작 31.8%에 불과했다.

심지어 대선 이후 연방으로부터의 분리독립, 이른바 '칼렉시트'(Calexit) 움직임이 재점화하기도 했다. '칼렉시트'는 '캘리포니아'(California)와 '탈퇴'(Exit)를 합친 말로, 캘리포니아 분리독립을 뜻한다.

[EPA=연합뉴스]

캘리포니아 주의 독자 행보는 자칫 거센 역풍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보조금 지원액을 대폭 삭감할 공산이 높기 때문이다.

게다가 기업들이 연방정부와의 갈등을 빚는 캘리포니아 주를 빠져나갈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캘리포니아 주도 믿는 구석이 없지는 않다. 캘리포니아 주의 2015년 GDP(국내총생산)는 2조4천590억 달러(약 2천930조 원)다. 유럽의 경제 대국인 프랑스와 아시아의 신흥 강호로 떠오른 인도를 제치고 세계 6위의 규모다.

또 캘리포니아 주는 인구가 4천만 명에 달해 미국에서 가장 많고 , 페이스북·구글 등 세계적인 기업들의 본사가 있어 트럼프 행정부가 쉽게 여기지는 못할 것이라는 계산이 깔렸다고 미국 언론들은 전했다.

캘리포니아 주 입법분석실 자료

jongw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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