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떠나며 '소통 대통령' 이미지 강조한 반기문 "난 누구와도 소통"
"한국의 현재 위기는 소통 부재에서 온 것, 나는 전 세계 누구와도 소통한 사람"
"그 소통의 경험을 한국에서 실천하고 싶다"
올해 박근혜 대통령과의 신년 통화 건너 뛴 건.."특별한 의도 없다. 귀국 후 적절한 시점에 통화할 것"
미국 뉴욕 맨해튼 유엔 사무총장 관저를 떠나면서 귀국 소감을 밝히고 있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바로 오른쪽은 총장 특별자문관인 제프리 삭스 컬럼비아대 교수. 사진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 |
반 총장은 이날 정오 미국 뉴욕의 총장 관저를 떠나면서 귀국 소감 성명과 한국 특파원단과의 일문일답을 통해 이같이 말하고 "한국이 지금 겪는 어려움은 대화 안 하고, 이른바 소통의 부재 때문"이라며 "나는 유엔 사무총장으로서는 전 세계 누구와도 대화했던 사람"이라고 말했다. 반 총장은 이날 세계적 경제 석학 중 한 명이자 유엔 사무총장 특별자문관인 제프리 삭스 컬럼비아대 교수를 배석시켜 "한국의 경제 위기 문제를 어떻게 풀면 좋은지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소개했다.
다음은 반 전 총장의 귀국 소감과 일문일답 내용
"반갑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사실 10년 간 정들었던 사무총장 관저를 떠나려 하니 서운하기도 하고, 그동안 한시도 잊지 않았던 고국에 돌아간다고 하니 가슴이 설레기도 합니다. 공관을 떠나기 전에 제프리 삭스 컬럼비아대 교수와 잠시 동안 국제 경제, 한국의 경제 위기나, 한국 사람들, 특히 젊은 세대가 느끼는 좌절이나 어려움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를 진단하고 의견을 교환했습니다. (선진국 그룹이라 불리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한국 젊은이들이 가장 많이, 오래 공부하고, 고등교육도 받고, 직장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 열심히 일합니다. 저도 열심히 일했습니다. 국민들이, 특히 젊은 층, 노년층이 좌절하고 분노하고 있는데 이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지 삭스 교수와 의견을 교환했습니다. 이런 부분을 어떻게 해결할 지, 필요한 경우에 (해법도) 제시하고, (관련)협의도 하겠습니다.
귀국 일자와 관련해서 현재로서는 1월12일 목요일 오후 5시 반 경 (인천공항 도착하는) 아시아나 항공기 편으로 귀국하려 합니다. 그 때 가서 고국에 계신 국민 여러분께 10년 간 사무총장 일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돌아오는 소감에 대해 보고 드리고, 국민 여러분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려 합니다.
-정치를 하게 되면 앞으로 어떤 세력과 함께 할 수 있다고 생각하나요?
"현재는 답변 드릴 위치에 있지 않습니다. 서울 가서 여러분과 만나고, 국민 말씀을 경청하고, 그런 후에 적당한 계기에 결정해야 하겠지요. 여러분 질문이 많겠지만 내가 12월31일까지 사무총장의 역할에 상당히 시간 보내고, 다른 일을 할 수 없었습니다. 시간이 바빴습니다. '임기 말까지 열심히 하겠다'는 말이 씨가 됐는지, 12월31일 자정에 뉴욕 맨해튼 타임스 스퀘어에서 신년맞이드롭볼 행사까지 했습니다. 2016년 마감하고, 제 임기도 마감하는 시간에 드롭볼 행사 한 것도 의미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오늘부터 일주일 정도 시간을 갖고, 나름대로 심신의 피로도 풀고, 자료도 보고, 연구도 해서, 서울 가서 국민과 대화 계속하겠습니다."
-제3지대 출마설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놨나요.
"그런 문제를 포함해서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입니다. 지금은 그럴(말씀드릴) 때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미국 뉴욕 맨해튼 유엔 사무총장 관저를 떠나며 취재진에게 손을 흔들고 있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오른쪽은 유순택 여사. 사진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 |
"(15일이) 일요일이더군요, 일요일 도착하는 게 (기자)여러분에게 폐를 끼칠 것 같고, 그래서 여러분 근무일(12일 목요일)에 가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화합과 통합'을 강조하시는데 한국 정치권의 넓은 연대나 화합이 필요하다고 보시는지요.
"유엔 사무총장 10년 하면서 느끼고 경험한 것은 모든 걸 대화를 통해서, 가급적 광범위한 사람들과, (다양한) 그룹과 의견을 교환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에 이런 어려움 온 것은 대화 안 하고, 흔히들 얘기하는 '소통 부재'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소통에 관련해서는 유엔 사무총장으로서는 제가 전 세계 어떤 사람이든, 어떤 종교 인종, 정치색 가릴 것 없이, 지도자하고, 또 지도자 아닌 사람과도 대화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의 이런 (어려운) 현상에 대해 제가 지금까지 경험하고 닦고 실천한 것을 한국에서 한번 실천해 보겠다 하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신당 창당이나 사회 대통합의 스웨덴 정치모델 등을 구상한다는 보도가 있었는데요.
"제가 그런 얘기를 한 적이 없습니다."
-매년 신년에 해왔던 박근혜 대통령과의 통화가 올해는 없었는데요
"(박 대통령이) 직무 정지가 돼 있어서요, 다른 의도가 있는 건 아닙니다."
-이휘호, 권양숙 여사에겐 전화하셨는데요.
"그 분들에겐 매년 했죠. (박근혜 대통령에겐)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지를 생각을…. 일단은 직무정지 들어갔기 때문에, 일을 대외적으로 어떻게 하는지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다른 의도는 없었습니다. 귀국해서 필요하면 (박 대통령에게) 전화 하겠습니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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