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박대통령, 네덜란드 국왕에도 '최순실 지인회사' 민원 정황

서영지 2017. 1. 4. 05:46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최순실(구속기소)씨가 박근혜 대통령을 통해 네덜란드 국왕에게까지 지인 회사인 ‘케이디(KD)코퍼레이션’의 납품 민원을 넣으려 한 사실이 드러났다.

3일 검찰과 특별검사팀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대통령 일정을 사전에 보고받았던 최씨는 박 대통령이 네덜란드를 방문하거나 주요 인사를 만나기에 앞서 딸 정유라씨의 초등학교 동창 학부모가 운영하는 케이디코퍼레이션 납품 민원을 박 대통령에게 여러 차례 전달했다고 한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정호성 "최순실씨가 지원 요청"
박 대통령에 보고하자 긍정답변

"최씨와 KD코퍼레이션 관계 몰랐다"
1일 간담회 주장 거짓말 들통

[한겨레]

박근혜 대통령이 1일 오후 청와대 상춘재에서 출입 기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최순실(구속기소)씨가 박근혜 대통령을 통해 네덜란드 국왕에게까지 지인 회사인 ‘케이디(KD)코퍼레이션’의 납품 민원을 넣으려 한 사실이 드러났다. 박 대통령은 정호성(구속기소)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을 통해 최소한 3~4차례 최씨의 거듭된 민원을 보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일 기자간담회에서 박 대통령은 “(케이디코퍼레이션이) 최씨와 아는 회사인지 몰랐었다”고 주장했지만 이 역시 거짓말이었던 것이다.

3일 검찰과 특별검사팀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대통령 일정을 사전에 보고받았던 최씨는 박 대통령이 네덜란드를 방문하거나 주요 인사를 만나기에 앞서 딸 정유라씨의 초등학교 동창 학부모가 운영하는 케이디코퍼레이션 납품 민원을 박 대통령에게 여러 차례 전달했다고 한다. 이 회사가 오래전부터 네덜란드-영국 합작 에너지회사인 ‘로열 더치 셸’과의 납품 계약을 추진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으니 대통령이 힘을 써달라는 취지였다.

최씨는 기존에 알려진 시기보다 1년 정도 앞선 2013년 10월께부터 정 전 비서관에게 납품 민원을 넣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청와대 발표와 언론보도를 보면 박 대통령은 ‘로열 더치 셸’ 대표이사를 청와대에서 접견했는데, 최씨는 이를 계기로 납품 민원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으로 보인다. 최씨는 이듬해 3월 박 대통령이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핵안보정상회의’에 참석할 때도 청탁을 넣었고, 그해 11월 초 빌럼 알렉산더르 네덜란드 국왕이 한국을 답방할 때도 납품 민원을 전달했다고 한다.

정 전 비서관은 검찰 조사 등에서 “케이디코퍼레이션 지원은 ‘최순실의 뜻’이라는 사실을 박 대통령에게 밝혔으며 대통령 역시 긍정적으로 답변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이 실제 네덜란드 국왕과의 정상회담 자리에서 최씨의 민원을 성사시키려 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케이디코퍼레이션 관계자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5~6년 전에 ‘로열 더치 셸’에 테스트용으로 납품을 했다가 중단했다. 그 뒤 납품 여부를 문의한 적이 있긴 하지만, 실제 네덜란드 납품은 이뤄지지 않았다”고 했다.

박 대통령과 최씨는 네덜란드 회사에는 대통령의 힘이 미치지 못하자 국내 기업을 압박하는 쪽으로 방향을 튼 것으로 보인다. 최씨 등의 공소장을 보면, 박 대통령은 네덜란드 국왕과의 정상회담 직후인 2014년 11월 말 최씨의 부탁을 받아 ‘케이디코퍼레이션 제품의 현대차 납품 추진’을 안종범 당시 경제수석에게 지시한다. 케이디코퍼레이션은 2015년 현대차에 10억원의 납품을 성사시켰고, 최씨는 그 대가로 이 회사로부터 명품가방인 샤넬백 등 5100여만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가 드러났다.

박 대통령은 지난달 헌법재판소에 제출한 답변서에서 케이디코퍼레이션의 현대차 납품 과정 개입이 “정당한 업무 수행”이라며 “오히려 최순실과 어떤 관련이라도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절대 들어주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지난 1일 기자들에게도 최씨와 이 회사의 관계를 “보도를 보고 비로소 알았다”고 말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 한겨레 절친이 되어 주세요! [신문구독][주주신청]
[페이스북][카카오톡][사설·칼럼]
[ⓒ한겨레신문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한겨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