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돈도 실력'이라던 정유라, 붙잡히자 '엄마탓'

오제일 2017. 1. 3. 11:16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정유라, 혐의 부임·불구속 수사 협상 카드
정유라 구금된 상태…자진 귀국 가능성 무게

【서울=뉴시스】오제일 기자 = '부모 돈도 실력'이라는 말로 여론의 질타를 받은 정유라(21)씨가 덴마크에서 체포된 이후 현지 법정에서 대부분 혐의를 '엄마탓'으로 돌리고 있다.

3일 덴마크 현지 언론에 따르면, 정씨는 현지 법정에서 이화여대 입학 및 학사 과정에서 받은 특혜, 삼성그룹으로부터 말 구입비 등을 지원받는 과정에 자신의 역할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각종 특혜가 최씨의 주도하에 이뤄졌고, 이를 최씨가 자신에게 알리지 않아 세부 내용은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특검팀이 주요하게 보고 있는 업무방해 등 혐의를 모두 부인하고 있는 셈이다. 특검팀 수사가 진행되더라도 정씨는 같은 입장을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

교육부 감사결과 등을 종합하면 정씨는 중·고등학교 때부터 이화여대까지 대부분의 학창시절을 '특혜'로 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학교 때는 성악, 고등학교와 이화여대를 다니면서는 체육특기생이라는 점을 빌미로 온갖 특혜를 받았다.

특혜의 정점은 이화여대에서 이뤄졌다. 정씨는 아시안게임에서 획득한 금메달을 버젓이 목에 걸고 면접에 참여했다. 규정상 어긋나는 일이었으며, 이화여대는 면접 대상자 21명 중 유독 정유라에게만 소지품 지참을 허용했다.

이후 정씨는 학교에 거의 출석하지 않고 시험을 치르지 않았음에도 학점을 받으면서 대학생활을 누렸다. 최씨의 입김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

대기업인 삼성도 대학교 새내기인 정씨에게 각종 지원을 해주기 바빴다. 삼성은 승마선수인 정씨측에게 35억원을 말구입 비용 등 명목으로 지원했다. 이 과정에서 삼성전자 박상진 사장은 직접 독일까지 건너가 최씨를 만나 지원을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사장을 만난 자리에서 최씨가 삼성에 대한 정부 지원을 약속했다는 의혹도 있다.

특검은 이처럼 정씨가 각종 특혜를 받은 것에 대해 업무방해 혐의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삼성 측으로부터 받은 금전 등의 특혜의 경우 어머니인 최씨의 입김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커 제3자뇌물죄의 공범으로 묶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특검팀은 압수수색 등을 통해 혐의 단서를 포착하고, 이를 근거로 주요 수사 대상자들을 추리고 있다.

특검팀은 이미 소설가 '이인화'로 더 알려진 류철균(51·구속) 이화여대 교수로부터 김경숙(62) 전 이대 체육대학장이 정씨 특혜 과정에 개입했다는 취지의 진술도 확보한 상태다. 이를 토대로 김 전 학장 등에 대한 소환 조사가 줄을 이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따라 특검팀은 정씨에 대한 대면조사가 이 사건 수사에서 '중요한 열쇠'라고 판단하고, 강제 송환에 주력하고 있다. 특검의 수사기한이 정해져 있는 만큼 서두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재 정씨는 아이와 함께 있을 수 있다면 자진 귀국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는 등 특검팀을 상대로 협상 카드를 꺼내 들었다. 체포 영장이 발부된 상태에서 불구속 수사를 조건으로 내세우면서 사실상 귀국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하지만 특검팀은 정씨와의 협상에는 크게 무게를 두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미 체포 영장이 발부된 만큼 구속 상태로 정씨의 신병을 확보하겠다는 것이 특검팀의 입장으로 파악되고 있다.

현재 덴마크 당국이 특검팀의 긴급인도구속청구를 받아들여 정씨의 구금 기간을 연장한 만큼, 자진귀국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와 별개로 특검팀은 덴마크 사법당국과의 협조 등을 통해 정씨에 대한 강제추방 조치도 고려하고 있다. 주(駐)덴마크 대사를 통해 체포된 정씨에게 여권반납명령서를 전달하는 등 여권 무효화 조치 작업에도 속도를 내는 것은 이 같은 맥락이다.

특검팀 관계자는"체포영장이 발부돼 있는 만큼, 정씨가 국내로 들어오는 대로 즉각 조사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kafka@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Copyright ©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