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로 내진 보강공사 지연..원자로 '균열' 때문

대전CBS 김정남 기자 2017. 1. 3. 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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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연구원 "문제 해결된 상태"..시민단체·주민들 "확인 필요"

하나로(HANARO) 원자로 내진 보강공사의 지연이 공사 과정에서 발생한 균열 문제로 빚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지금은 문제가 해결된 상태"라고 밝힌 가운데, 지역 시민사회단체와 주민들의 정보공개 요구를 원자력연이 받아들일지 주목된다.

대전 한국원자력연구원에 있는 연구용 원자로인 하나로. 지난 2015년 하나로를 둘러싼 벽체 중 일부가 내진 기준에 미달됐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이후 지난해 2월 첫 삽을 뜬 하나로 내진 보강공사는 검증실험이 추가되면서 당초 완료 시점으로 잡았던 지난해 8월에서 10월 말로 공사가 한 차례 연기됐다.

하지만 공사는 10월 말에도 끝나지 않았고 12월, 다시 1월 중으로 재차 지연됐다.

공사 과정의 하나인 무수축 그라우트를 사용한 밀봉 과정에서 균열과 파손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공사는 하나로 벽체에 구멍을 뚫어 벽을 관통하는 볼트를 넣고 하이브리드 트러스라고 불리는 내진 보강 철 구조물을 장착하는 방식으로 진행이 됐다.

공사는 하나로 벽체에 구멍을 뚫어 벽을 관통하는 볼트를 넣고 하이브리드 트러스라고 불리는 내진 보강 철 구조물을 장착하는 방식으로 진행이 됐다. (그림=한국원자력연구원 제공)
이때 뚫은 구멍을 메우기 위해 거치는 과정이 바로 무수축 그라우트 시공이다. 구멍에 그라우트라는 충전재를 주입해 굳히는 작업이다.

이 그라우트에 금이 가고, 부서지는 문제가 여러 차례 발생한 것.

그라우트는 구멍이 뚫린 원자로 벽체의 안쪽과 바깥쪽을 다시 차단함과 동시에 내진 보강 구조물이 연결된 볼트를 고정하는 역할을 한다.

이에 대해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실제 공사 현장마다 여건이 다르기 때문에 현장에서 개선해야 될 부분들이 있다"고 해명했다.

원자력연구원 관계자는 "당초 시방서에 명시된 것과 다른 재료로 바꾸고 시공방법도 개선해 문제를 해결했다"며 "문제가 발생했던 곳은 구멍을 다시 뚫어 재시공을 했다"고 밝혔다.

내진 보강 구조물을 장착하기 위해 하나로 벽체에 뚫린 구멍은 1800여개에 달한다. 이에 대해 원자력연은 "1800여개 구멍 하나하나에 진공시험을 실시해 누설이 없음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최종 누설률 실험은 공사가 끝난 뒤 하나로를 가동하기 전에 실시하게 된다.

볼트의 고정력 및 철 구조물의 내진 보강 역할에도 이상이 없다는 것이 원자력연의 설명이다.

원자력연구원은 "공기를 맞추기 위해 무리하게 공사를 진행한 것이 아니라, 안전이나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하나하나 짚고 넘어가고 있다"며 "그 때문에 공사도 늦어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내진 보강 구조물이 설치된 하나로 원자로 모식도. (그림=한국원자력연구원 제공)
하지만 이 같은 문제를 사전에 막지 못한 점, 변경된 재료와 시공방식 등에 대한 안전성 검증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고은아 대전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공사 도중 설계와 다르게 변경이 됐고, 이 부분에 대한 안전 점검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충분히 됐는지에 대한 의문이 있는 만큼 관련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벽면에 뚫린 구멍은 무수축 그라우트를 주입하더라도 중력에 의해 필연적으로 상부에는 공기구멍이 생길 수밖에 없기 때문에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는 견해를 내놓기도 했다.

최근 경주 월성원전 3호기에서는 내부 격실벽에 드릴 구멍이 뚫린 채 방치돼 논란이 됐다. 하나로의 경우에는 외부와 바로 통하는 벽체에서 공사가 이뤄지면서 지역사회의 관심과 우려가 더욱 큰 상태다.

하나로 내진 보강공사의 공정률은 94%로, 원자력연은 공사를 이달 중순까지 마무리한 뒤 2월에는 하나로 재가동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대전CBS 김정남 기자] jnkim@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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