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저출산·고령사회 늪'] 다가온 인구절벽..50년 뒤 한국 일할 사람 없다
15년 뒤 우리나라 지하철 안의 모습을 상상한 내용이다. 우리나라 지하철에 노약자석(당시에는 경로우대석)이 처음 생긴 건 1979년부터다. 지하철 한 량당 맨 끝에 노인들을 위한 자리를 만들어 경로사상을 보여줬다. 당시 65세 노인인구 비율은 약 4% 수준에 머물렀다.
2017년은 인구절벽 원년으로 기록될 듯하다. 경제활동의 주역인 생산가능인구가 지난해(3763만명)을 정점으로 올해부터 감소해 2065년 2065만명까지 줄어들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출산율은 날로 곤두박질치고 노인인구는 급격히 불어나고 있다. 노령화지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생산가능인구 줄고… 고령인구, 유소년 인구 추월
1일 통계청 등에 따르면 생산가능인구(15~64세)는 지난해 3763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올해부터 감소세로 돌아선다. 50년 뒤 생산가능인구는 지난해의 절반 수준(55.1%)까지 급락할 것이란 전망이다. 경제 활동의 주체가 줄어들어 그만큼 경제 활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올해 역전되는 숫자는 또 있다. 올해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708만명으로, 0∼14세 인구(675만명)를 앞지를 것으로 관측된다. 2016년까지는 유소년 인구가 686만명(13.4%)으로, 고령인구(676만명·13.2%)보다 약간 많았다.
50년 뒤 고령인구는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2065년 고령인구는 1827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42.5%에 달한다. 같은 기간 유소년 인구는 413만명(9.6%)에 그친다.
고령인구 비중은 지난해 12.8%로 OECD 35개 회원국 중 다섯 번째로 낮았다. 우리나라보다 낮은 국가는 멕시코(6.5%), 터키(7.5%), 칠레(11.0%), 이스라엘(11.2%)뿐이다. 그러나 50년 뒤에는 OECD 1위로 올라서게 된다. 일본에 비해 5.5%포인트나 높은 수치다.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인구 피라미드 모형도 변화한다. 우리나라의 인구 피라미드 모형은 삼각형(1965년)에서 두꺼운 항아리형(2015년), 역삼각형(2035년)으로 변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노령화 지수 급증… 인구절벽 사회 대두
50년 전 우리나라의 노령화지수는 ‘7’이었다. 14세 이하 어린이가 100명 있을 경우 65세 이상 노인은 7명 있었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50년 뒤 모습은 어떨까. 2065년 노령화지수는 442.3으로 치솟는다. 무려 63배나 늘어난다.
불과 15년 뒤 우리나라는 인구절벽을 맞닥뜨리게 된다. 인구절벽이란 미국의 인구학자이자 경제학자인 해리 덴트가 쓴 말로, 인구가 줄어 경제활동이 위축되는 현상을 뜻한다. 서울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2040년 서울의 인구는 1980년대 수준인 900만명으로 줄고, 50대가 젊은 층에 속하게 된다. 1, 2인가구가 크게 늘어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관측된다. 지금까지 일반적이라고 인식됐던 부부와 자녀가 함께하는 가구는 10가구 중 2가구 수준으로 줄어든다.
덩달아 총부양비도 급증한다. 생산가능인구 100명이 부양할 유소년·고령인구인 총부양비는 2015년 36.2명에서 2065년에는 108.7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노년부양비가 17.5명에서 88.6명으로 늘어나 각종 사회보험비 부담이 커질 것으로 분석된다. 이삼식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저출산고령화대책기획단 단장은 “자녀를 낳아서 키우는 과정은 매우 길며, 어느 한 구간에서 장애가 있으면 더는 애를 낳기를 꺼리게 된다”면서 “정부가 자녀양육비 부담 경감, 돌봄 서비스 확충 등 저출산 대책을 생애주기에 맞춰 체계적으로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안용성 기자 ysah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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