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비리포트] NC 스크럭스가 메꿔야 할 테임즈의 '8승'

조회수 2017. 1. 31. 01:5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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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준영의 외인 리포트] NC 다이노스 외국인 타자 재비어 스크럭스

신흥 강호 NC 다이노스는 지난 3시즌 간 KBO리그 사상 최고의 외국인 타자를 보유했'었'다. 영입 당시만 해도 중거리 타자로 여겨졌던 테임즈는 14-16시즌 동안 390경기 0.349/0.451/0.721 124홈런 382타점 64도루  WAR(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 '24.5' 라는 엄청난 성적으로 NC의 3시즌 연속 포스트시즌 행을 견인했다.

올시즌엔 홈런왕 타이틀 마저 차지하며 KBO리그를 평정한 테임즈는 밀워키와 3+1년 보장금액 1600만 달러에 계약하며 메이저리그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연 평균 'WAR 8' 이라는 압도적 성적을 거둔 테임즈이기 때문에 NC의 후임자 물색은 쉽지 않았다. 당초 NC가 영입을 추진했던  타자는 조니 모넬(kt , 계약 총액 90만 달러)로 알려진 바 있다. 하지만 협상 막판 kt의 베팅에 밀린 NC는 바로 다른 카드로 선회했다.

NC의 새 외국인 타자 재비어 스크럭스.사진출처 : OSEN  

NC가 테임즈의 후임자로 선택한 타자는 바로 재비어 스크럭스다. 계약규모는 총액 100만 달러(연봉 80만 달러, 옵션 20만 달러)다. 아직 메디컬 테스트가 남아있지만 스크럭스가 신혼여행 중인 관계로 1월 중순 이후 진행될 예정이다. NC는 스크럭스의 건강 상태에 대한 대략적인 정보를 확인한 결과 별 다른 이상이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일단 계약사실을 공표했다.

스크럭스가 채워야 할 빈자리는 KBO리그 사상 최고의 3년을 보냈다 해도 과언이 아닌 테임즈다. 어지간한 활약으로는 테임즈에 맞춰졌던 눈높이를 충족시키기 어려울 것이다. 그리고 스크럭스가 테임즈의 공백을 최대한 지우지 못한다면 1군 진입 후 상승일로였던 NC 역시 뒷걸음치게 될 공산이 크다.

History

재비어 스크럭스의 프로필 ⓒ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  

스크럭스는 포웨이(Poway) 고교 재학 시절부터 뛰어난 유망주로 주목 받았다. 특히 파워가 뛰어나다는 평을 받았다. 하지만 변화구 공략에 약점을 보였기 때문에 2005 드래프트에선 거의 끝자락인 50라운드 1477순위에 지명(시애틀)되었다. 하위 지명을 거부한 스크럭스는 이후 네바다-라스베가스(Nevada-Las Vegas) 대학교에 진학했다. 

스크럭스의 대학 진학은 성공적인 선택이었다. 전국 대학 리그를 통틀어 트리플크라운(타율 .389 20홈런 65타점)을 달성했을 뿐 아니라 장타율(.778)과 출루율(.489)에서도 1위를 기록했다. 그리고 마운틴 웨스트 컨퍼런스(Mountain West Conference)에서 올해의 선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런 활약에 힘입어 2008 드래프트에선 3년 전 보다 무려 902순위가 오른 19라운드 575순위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 지명되었다.

08시즌 로우 싱글A에서 프로 데뷔 시즌을 보낸 스크럭스는 61경기 OPS .676 6홈런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다음 시즌 로우싱글A와 싱글A에서 75경기 OPS .850 14홈런으로 프로 적응을 마쳤고 10시즌엔 하이싱글A와 AA에서 120경기 OPS .810 21홈런으로 장점인 파워를 과시하기 시작했다.

스크럭스는 10시즌 이후 14시즌까지 5시즌 연속 +20홈런을 기록하며 마이너리그 단계를 하나씩  밟아 올라갔다. 그리고 14시즌 9월 확장로스터 시기에 대망의 메이저리그 데뷔에 성공했다.(데뷔 전 성적 4타수 무안타 1삼진) 하지만 메이저리그 데뷔 시즌 성적은 9경기 .200/.333/.267 0홈런 2타점으로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메이저리그에서 살아남기 위해 가장 중요했던 15시즌, 스크럭스는 AAA(109경기 OPS .751 14홈런)와 메이저리그(17경기 OPS .589 0홈런)에서 모두 부진한 모습을 보였고 결국 세인트루이스의 전력구상에서 제외되고 만다. 

시즌이 끝나고 FA가 된 스크럭스는 마이애미와 계약했다.  세인트루이스 시절보다는 약간 많은 기회가 주어지긴 했지만 역시 메이저리그의 벽은 넘지 못했다. (16시즌 메이저리그 24경기 OPS .596 1홈런) 시즌이 끝나고 다시 FA가 된 스크럭스는 9시즌 간 활약한 미국을 떠나 KBO리그에 입성했다.

플레이 스타일

스크럭스의 프로통산 성적 ⓒ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  

스크럭스는 마이너리그에서 5시즌 연속 +20홈런 시즌을 보낼 정도로 파워가 좋은 타자다. 표본 수는 적지만 16시즌 메이저리그에서도 리그 평균을 웃도는 타구 속도를 기록했다.(스크럭스 91.1마일 / 리그평균 89.6마일)

스크럭스의 타구각도 그래프. 전체적으로 뜬공이 많지 않다. (출처 : Baseballsavant)  

다만 타고난 파워가 좋음에도 불구하고 공을  띄우는 스타일의 타자는 아니다. 메이저리그 통산 뜬공%는 25.6%(Fangraphs 기준)에 불과하고 마이너리그에서도 31.5%(StatCorner 기준)로 높지 않았다. 위의 타구 각도 그래프를 봐도 뜬공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파워히터인 스크럭스는 삼진 수가 상당한다. 마이너리그 통산 삼진%가 26.8%에 달한다. 하지만 삼진 못지않게 볼넷도 많이 얻는 OPS형 타자다. 마이너리그 통산 타율이 0.257에 불과하지만 통산 출루율은 1할 가까이 높은  0.355이다. 흔히 말하는 애덤 던(메이저리그 462홈런 1317볼넷 2379삼진) 스타일의 타자로 분류할 수 있다.

프로 통산 42도루를 기록한 것에서 알 수 있듯 주력이 없는 타자는 아니지만 도루 성공률은 62.7%에 불과했다.  테임즈와 마찬가지로 NC가 추구하는 “달리는 4번타자” 역할을 수행할 수는 있겠지만 테임즈처럼 기대 이상의 기동력을 보여줄 수 있을 지는 물음표다.

스크럭스의 주 포지션은 1루수(마이너리그 통산 수비율 98.8%)로 현지에서도 수비에 대해  좋은 평가를 받은 바 있다.  또한 코너 외야수로 출장 경험도 상당하다 . 마이너리그에서 좌익수로 540.2이닝, 우익수 73이닝을 소화한 경험이 있다. 하지만 NC의 외야 선수층을 고려하면 스크럭스가 외야수로 출장하는 모습은 쉽게 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 이치로를 홈으로 불러들인 스크럭스(마이애미)의 투런 홈런


KBO리그 외국인 타자들과의 기록 비교

스크럭스와 비교대상인 KBO리그 외국인 타자들의 주요 기록 ⓒ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   

1루수는 외국인 타자들이 주로 맡는 포지션이다. 16시즌에만 해도 스크럭스의 전임자인 테임즈를 비롯 한화 로사리오, 두산 에반스, 넥센 대니돈, KIA 필 등 많은 외국인 타자들이 뛰었다.

테임즈는 두말할 나위 없는 KBO리그 역대급 외국인 타자다. 메이저리그-마이너리그 커리어 모두 스크럭스보다 한 수 위였다. 다만 마이너리그에서 볼넷%(스크럭스 11.3% 테임즈 9.8%)와 홈런%(스크럭스 4.3% 테임즈 3.1%)는 오히려 스크럭스가 좋았다. 파워만 비교하면 스크럭스도 테임즈에게 크게 밀리지는 않는다. 

다만 스크럭스의 통산 삼진%(마이너리그 26.8%)는 우려되는 수준이다. 파워 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던 한화 로사리오조차 시즌 초반에는 수 많은 삼진으로 인해 교체설까지 나왔다.

스크럭스보다 훨씬 삼진%(18.1%)가 낮았던 에반스 역시 시즌 초반 극심한 부진을 겪었다. 올시즌 삼진 비율(23.6%)을 상당히 개선한 스크럭스지만 그 역시 시즌 초반 부진을 겪을 가능성이 상당하다.

체크포인트

스크럭스가 테임즈의 공백을 완벽히 메꿔 주기를 바라는 것은 지나친 욕심이다. 스크럭스를 과소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테임즈가 워낙 뛰어난 타자였기 때문이다. 테임즈는 16시즌 WAR(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 6.38을 기록했다. 리그 타자 중 3번째로 높은 기록이었다.(1위 최형우 8.96 2위 7.57) 테임즈의 3시즌 평균 WAR는 8.1로 매 시즌 MVP급 성적을 기록했다.  

게다가 스크럭스는 삼진으로 골머리를 앓았던 로사리오(22%)보다도 높은 삼진%를 기록한 타자다. 시즌 초반 시행착오를 겪을 가능성이 꽤 높다. NC가 2017시즌 초반 순항한다면 그 시행착오를 기다려 줄 수 있겠지만, 만약 고전한다면 조급해질 수 있다. 올시즌 에반스와 로사리오의 사례를 본다면 최소 2달 정도의 적응 기간을 줄 필요가 있다.

스크럭스의 파워만 본다면 +30홈런은 기대할 만하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공을 잘 맞추느냐', 그리고 'KBO리그의 스트라이크 존에 얼마나 잘 적응하느냐'다. 테임즈가 기여했던 연 평균 8승을 스크럭스가 어느정도 메울 수 있느냐에 NC의 4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이 달려 있다.

[기록 출처 및 참고 : 베이스볼 레퍼런스, 베이스볼 아메리카, 브룩스 베이스볼, 위키피디아, 팬그래프닷컴, 베이스볼 프로스펙터스, KBReport.com, 스탯티즈, KBO기록실]


길준영 기자/ 감수 및 편집: 김정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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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제공: 프로야구 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홈페이지]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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