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따라 멋따라> 천년고찰서 마음을 씻고 온천에서 몸을 씻고

2016. 12. 31.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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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 고견사..천 년 넘은 은행나무·사찰·의상봉 '한 폭의 그림'
원효·의상대사 창건, 동종·마애석불 등 볼거리..가조온천서 피로·땀 씻으면 제 격

(거창=연합뉴스) 지성호 기자 = 우리나라 유명 사찰 대부분은 법당 가까운 곳까지 차량이 쉽게 접근할 수 있다.

빠르고 편안한 것을 추구하는 요즘 세태에 맞춘 것이리라.

"여기는 차로 접근하지 못해 불편한 점도 많겠지만 그래서 아직 때 묻지 않은 청정도량이라고 생각한다."

경남 거창군 가조면 수월리 1번지 고견사(古見寺) 주지 현오 스님은 몸 담고 있는 사찰을 이렇게 소개했다.

고견사가 천년 고찰 다운 면모를 갖춰 자랑스럽다는 그의 속내를 짐작할 수 있는 말이다.

해발 1천46m인 우두산(牛頭山) 중턱에 있는 고견사는 신라 문무왕 7년(667년) 의상과 원효 대사가 창건한 것으로 전해진다.

고견사는 원효대사가 절을 창건할 때 이곳에 와보니 전생에 와 본 곳임을 깨달았다는 데서 이름을 지었다고 알려졌다.

대한 불교 조계종 제15교구 본사 해인사의 말사다.

고견사는 1988년 9월 전통 사찰로 등록했다.

◇ 걸어야 가는 사찰…모노레일로 생필품 수송

고견사는 우두산 입구 주차장에서 오른쪽으로 계곡을 끼고 산길을 30~40분 걸어야만 갈 수 있다.

산길 입구에 선 표지판에는 의상봉(2.2㎞), 고견사(1.2㎞)라고 적혀 있다.

산길을 10여 분 걸으면 하늘에 닿은 듯한 가파른 계단이 나오고 오른쪽으로 고견폭포(견암폭포)가 방문객을 맞는다.

폭포를 한동안 바라보면 모든 세상 시름이 사라지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이곳에서 20여 분 더 걸으면 천년 고찰 고견사에 이른다.

주차장에서 1.2㎞ 거리이지만 산길이어서 갈려면 평지보다 배 이상 힘이 든다.

이 때문에 고견사 측은 주차장에서 사찰 내부까지 모노레일을 설치했다.

사찰에서 사용하는 생활필수품 운반이 주목적이다.

가끔 나이가 많거나 몸이 성하지 않은 보살, 스님 등이 이용하기도 한다.

◇ 동종·석불·천 년 넘은 은행나무 등 볼거리

고견사에 가면 볼만한 문화유산이 많다.

고견사 동종(보물 제1700호), 고견사 석불(경남도 유형문화재 제263호), 조선 숙종이 내린 강생원(降生院) 현판 등이다.

고견사 대웅전 법당 안에 있는 동종은 1630년 만들어졌다.

용의 이마에 '왕(王)' 자를 새겨 놓은게 특이하다. 동종의 명문은 조선후기 일반적인 동종과 다르게 사찰의 연혁, 동종 제작에 소요된 실제기간, 제작에 들어간 물품 등을 자세하게 기록한 기문 형태라는 점에서 역사적 사료로 보존가치가 크다고 한다.

석불은 고려 때 화강암으로 만들어져 고견사 경내에 안치된 석조여래상이다.

이 불상은 전체적으로 심하게 마멸됐다. 높이 220㎝, 너비 120㎝, 어깨너비는 75㎝이며 전체적으로 당당한 모습과 토속적인 인상을 풍긴다.

의상대사가 수도할 때 매일 두 사람분의 쌀이 나왔다는 '쌀굴'도 신비함을 더한다.

쌀굴은 고견사 동쪽 산등성이를 넘어 1㎞ 정도에 위치했다.

대웅전 뒤편 암벽 위에 바위를 깎아 만든 마애석불도 구경거리다.

숙종임금이 원효와 의상 스님을 추앙해서 직접 써서 내린 강생원 현판도 있다.

사찰 일주문 앞에는 고운 최치원 선생이 심었다는 천 년이 넘는 은행나무가 우뚝 솟아 있다.

수령 1천년으로 28m 높이에 둘레만 6.10m에 이른다. 2000년 3월 보호수로 지정됐다.

◇ 의상봉과 어우러진 절경…최적 온천 여행지

거창군 가조면은 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가 도읍으로 정하려고 마음먹었던 곳이란 얘기가 전해질 정도로 풍수지리학적으로 '길지'다.

특히 의상봉과 장군봉으로 이어진 산세가 풍수지리에서 '금 벼슬의 관을 쓴 닭이 알을 품고 있는 형상'을 뜻하는 금계포란형(金鷄抱卵形, 해발 1천46m)이라 해 인물이 나오고 자연경관도 자랑할 만 한다.

고견사가 있는 우두산은 의상대사가 참선했다고 해서 지은 의상봉이 어우러져 절경을 이룬다.

우두산 산행은 의상봉-장군봉 코스, 의상봉-별유산-마장재 코스, 가야산 연결 코스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할 수 있다.

2시간 정도의 짧은 등산으로 백두대간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정상에서 바라보는 아홉 봉우리의 경관은 가히 일품이다.

우두산의 아름다운 경관은 추억으로 남겨두고, 산행 후 피로나 땀을 가조온천에서 씻어버릴 수 있다.

가조온천은 알칼리성 온천으로 피부병이나 신경통 등에 효과가 있다. 원탕은 26.5도이며 10도 정도 더 데워서 공급하는데 화학처리를 하지 않는다.

shch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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