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박영신' 촛불로 새해 밝힌다..보수단체, 태극기 맞불집회
【서울=뉴시스】임종명 기자 = 2016년 마지막 날 서울 도심에서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주말 10차 촛불집회가 열린다.
올해 하반기를 뜨겁게 밝힌 촛불이 병신년 마지막 밤에도 어둠을 물리치고 세상을 비추는 것이다.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31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송박영신'(送朴迎新·박근혜 대통령을 보내고 새해를 맞음) 촛불집회를 연다.
이날 행사는 오후 5시30분 시민자유발언대로 시작된다. 자정 타종식까지 행사가 이어지는 점을 고려해 이전 집회 때보다 시작 시각을 늦췄다.
오후 7시부터 본집회가 열린다. 본집회에는 뮤지컬 화순팀의 공연과 레이저 글씨 소등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두 달여간 진행된 지난 촛불집회를 돌아보는 영상도 상영된다.
오후 8시부터는 '송박영신 콘서트'가 진행된다. 무대엔 "친박단체는 '아름다운 강산'을 부를 자격 없다. 촛불집회 주최 측은 나를 섭외하라"고 발언해 화제가 된 록밴드 시나위의 기타리스트 신대철씨가 공연할 예정이다. 신씨는 '아름다운 강산'의 원작자 신중현씨의 아들이다.
밴드 들국화 출신 가수 전인권씨도 합류한다. '문화계 블랙리스트' 규탄 발언도 진행된다.
오후 9시30분부터는 행진이 시작된다. 퇴진행동은 효자치안센터, 126맨션 앞 등 청와대·총리공관·헌법재판소(헌재) 인근과 함께 지난 24일 9차 촛불집회에서 '박근혜를사랑하는모임'(박사모)의 선제 집회신고로 행진이 불허된 안국역 4번 출구 앞 행진 코스도 신청했다.
법원은 헌재로부터 100m 앞인 안국역 4번 출구 앞까지 행진을 허용했다. 다만 시간은 오후 1시부터 오후 10시30분까지다. 안국역 4번출구 앞은 31일부터 내년 1월 7일, 14일, 21일까지 4주간 매주 토요일에 오후 10시30분까지, 30일부터 내년 1월26일까지 토요일을 제외한 평일과 일요일에 오후 10시까지 행진할 수 있다.
여기에 연말 많은 사람들이 거리에 나오는 점을 고려해 종로와 명동 일대 행진도 추가, 시민들의 동참을 호소한다.
오후 11시에는 종로 보신각 제야의 타종식에 합류한다. 퇴진행동은 애초 시민대표 33인을 선정해 별도의 타종 행사를 진행할 계획이었지만 서울시 타종식 33인에 세월호 유가족과 촛불집회 쓰레기봉투 기부자 등이 포함된 점을 고려해 서울시 측에 합류하기로 했다.
촛불집회 누적 참가 연인원 1000만명 돌파 여부도 관심사다.
지난 10월29일부터 9차례에 걸쳐 계속된 주말 촛불집회에 나온 시민들은 연인원 전국 895만명을 기록했다. 가장 많은 시민이 거리에 나온 날은 박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전 주말 열린 주말 6차 촛불집회(전국 232만명)였다.
퇴진행동은 이날 촛불집회 인원을 보신각 타종 행사 합류 전 행진 참가자까지 집계할 계획이다.
퇴진행동 관계자는 "송박영신 콘서트가 끝나는 시점 전후로 최종 집계인원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전에 1000만명을 돌파하면 퍼포먼스도 선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보신각 타종식에 20·30대가 주로 모이는데, 청년층의 박 대통령 지지율이 0%에 가까운 점을 고려하면 촛불집회와 타종식 참가자 성격이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보수단체도 31일 촛불집회에 대항하는 맞불집회를 연다.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박사모) 등 50여개 보수단체로 구성된 '대통령 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운동본부(탄기국)'는 이날 오후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2017 승리를 위한 송구영신 태극기'집회를 개최한다.
이날 집회는 참가자 다수가 고령이고 영하권의 추운 날씨를 감안해 평소보다 이른 오후 2시부터 서울시청 앞 대한문에서 진행된다. 이어 마포구 JTBC 앞까지 거리행진을 벌인 뒤 다시 대한문에 돌아와 오후 5시께 2부 집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후 노약자 참가자들이 귀가하고 나면 오후 11시까지 송구영신 집회를 이어갈 계획이다.
탄기국은 올해 마지막 날에 열리는 집회이니 만큼 지역 회원들이 대거 상경해 약 30만~50만명이 참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들은 종전과 달리 야광 태극기 대신 대한문 주변에 대형 조명을 설치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 24일 집회 때 밤에도 태극기가 잘 보일 수 있도록 깃대에 발광다이오드(LED) 야광봉을 설치한 야광 태극기를 만들었으나 예상보다 효과가 미미했기 때문이다.
태극기 배지를 제작해 전 국민 태극기 배지 달기 운동도 벌일 예정이다. 이번 집회에는 배지 2만개 정도를 제작해 무료로 배부한다.
정광용 박사모 회장은 "밤하늘에 빛나는 태극기로 이 난국의 밤을 환하게 밝혀야 된다"며 "이번에는 초대형 서치라이트로 밤을 밝히겠다. 올해의 마지막 밤을 대낮처럼 환하게 밝힐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좌파들이 노란색 세월호 리본 배지를 달고 있는 것처럼 우리는 전국민 태극기 배지를 달겠다"며 "태극기 배지 달기 운동은 전 국민의 가슴에서 태극기가 빛날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퇴진행동과 탄기국 집회에 보신각 제야의 종 타종 행사까지 맞물리면서 도심 한복판 혼잡이 예상된다. 경찰은 양측이 충돌할 가능성에 대비해 경력을 도심 곳곳에 분산 배치하고 질서 유지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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