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검증 빙자한 괴담유포 근절해야..고통 느낀다"(종합)
"필요한 부분 개헌해야..국민의 컨센서스 범위서 추진돼야"
(유엔본부=연합뉴스) 김화영 특파원 =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30일(현지시간) "검증을 빙자해 괴담을 유포하거나 '아니면 말고'식의 무책임한 일을 하는 것은 절대로 근절돼야 한다"고 말했다.
반 총장은 이날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신년 메시지를 발표한 후 한국 특파원들로부터 '23만 달러 수수의혹'에 대해 입장을 질문받고 이같이 말하면서 "이런 소문을 내서 남이 고통받는 것을 보고 희열을 느끼고,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보려는 사람들은 이제 근절시켜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검증을 회피할 생각은 없다"면서도 46년에 걸친 자신의 공직생활을 거론하며 "국내에서 국회 청문회만 안 거쳤지 모든 검증절차를 다 거쳤다.", "모든 사정기관의 조사를 받고 통과됐다"고 강조했다.
반 총장은 신년사 발표 후 '23만 달러 수수의혹', '신천지 연루설', '아들 SK 특혜입사 의혹' 등 갖가지 의혹이 제기되는 한국 정치권의 검증 과정에 대해 시종 강력한 어조로 반박했다.
"너무 기가 차고 황당무계하며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말문을 연 그는 "개인에 대해 있지도 않은 음해를 통해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추구하려는 구태는 사라져야 한다"고 일갈했다.
특히 "이런 행태에 제가 화도 나고, 대한민국의 정치 현실에 너무나 마음이 아프다"면서 "'과연 이것이 정치인가?' 하는 생각이 들고, 한심하고 개탄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무책임한 검증의 근절'을 강조하면서 "계속 그렇게 하면 우리가 정치적 후진성을 면할 수 없고 계속 그 자리에서 맴돌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 총장은 공직선거 과정에서 이뤄지는 검증을 받아들이겠다면서도, 자신은 이미 오랜 검증을 거쳤다는 요지의 발언도 했다.
그는 "검증이 필요하다는데 전적으로 동의한다. 그 과정을 제가 지켜나가겠다. 도덕성이든, 자질이든, 정책이든 상관없으며 그것이 제가 바라는 것"이라며 "지도자를 뽑을 때는 모든 면을 다 검증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곧이어 자신은 국회 청문회를 제외한 한국의 모든 검증절차를 거쳤고, 통과했다면서 "유엔 사무총장은 전 세계 70억 명이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반 총장은 "과거 대선을 앞두고 기승을 부리던 악성 정치공작을 저도 많이 봐왔다"면서 "그런 피해를 당한 사람의 고통이 어떨까 느꼈는데 (지금) 제가 그것을 느끼고 있다. 가족도 느끼고, 제 아내나 아들도 다 느끼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저는 양심에 비춰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고 말했다.
'23만 달러 수수 의혹'에 대해서도 "어떤 경우에도 그런 일 없다"며 "명명백백하게 밝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말로 강력히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언론의 익명 인용도 비판하면서 "그런 사람들이 구체적인 증거를 갖고 떳떳하게 나왔으면 좋겠다. 제가 언제든 답할 용의가 있다"면서 "진실은 저의 결백을 위해 뻗쳐나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반 총장은 개헌 문제에 대해 "(현재 헌법은) 1987년 개정이 된 것으로, 우리가 몸은 많이 컸는데 옷은 안 맞는 상황"이라며 "필요한 부분은 개헌해야 하는 것 아니냐 생각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그러나 개헌 방향에 대해서는 "제가 혼자 결정할 일이 아니고 해서도 안 된다"며 "전문가들과 협의하고 국민의 컨센서스를 받는 범위에서 추진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개인적으로 생각하고는 있지만, 구체적 방향은 서울에서 말씀을 나눌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내달 중순 귀국 후 언급하겠다는 입장을 취했다.
이날 마지막으로 유엔에 출근한 반 총장은 유엔 회원국 대사들 및 직원들과 송별회를 했다.
이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눈 반 총장은 그동안의 노고에 감사를 표시한 뒤 유엔본부 청사를 떠났다.
quinte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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