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백화점 디저트 새 강자 '대만 카스테라'
3~4인이 먹을만한 크기에 6000원 '가성비 갑'
자극적이지 않은 심심한 맛 4050 입맛 사로잡아
■ 20분 기다려 "두개 주세요" 주문했더니 "하나 사시고 다시 줄 서세요"
줄은 길지 않지만 카스테라를 사기 위해서는 빵이 더 구워질 때까지 20분 더 기다려야만 한다고 한다.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린 뒤 노란색 옷을 입은 점원에게 "두 개 달라"고 말하자 "하나 먼저 사고, 한 개 더 사고 싶으면 다시 줄을 서라"는 답이 돌아왔다. 찾는 손님이 많고 하루에 만들 수 있는 카스테라 개수가 한정적이라 어쩔 수 없이 제한을 뒀다는 게 매장 측의 설명이다.
고급스러운 디저트들의 천국인 백화점 식품관에 '가성비(가격대비 성능)'로 승부를 보는 디저트가 등장했다.
대만 단수이 지역의 시장 명물인 일명 '대왕카스테라'가 백화점 식품가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백화점 디저트 매장의 '최강자'는 일본과 유럽, 미국 등의 고급 디저트였다. 하지만 최근 식품관을 주도하는 대만 디저트는 말 그대로 '시장 간식'이다.
별다른 포장 없이 큰 카스테라를 뚝 잘라 그대로 비닐봉투에 넣어준다. 가격도 저렴한 편이다. 3~4인이 먹을 수 있는 크기의 카스테라 가격은 6000원, 한동안 유행했던 일본 나가사키 지방의 카스테라가 1만원대 중반대인 것과 비교하면 '반값' 수준이다.
겉보기에는 특별할 것이 전혀 없는 이 디저트가 세운 기록은 놀랄 만한 수준이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1인 1개밖에 구매하지 못하고 매일 구울 수 있는 개수가 한정되어 있다는 제약에도 불구하고 대만 카스테라는 롯데백화점 본점의 다른 디저트 전문 매장에 비해 평균 80% 이상의 매출을 더 올리고 있다. 이전 같은 장소에 있었던 매장과 비교하면 월평균 매출이 약 376% 신장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달에만 한 번에 9개 점포에 관련 매장을 추가로 오픈했다. 현대백화점 전 점포는 총 15곳인데 현재 이 중 11곳에 대만 카스테라 전문 매장이 들어섰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매장별로 월평균 1억~1억5000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보통 SNS 등을 통해 입소문을 모으고 있는 패션 브랜드의 팝업스토어 매출과 비슷한 수준이라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판매 '개수'로 따지면 유명 일본 디저트 브랜드인 몽슈슈의 '도지마롤'과 비슷하거나 이를 앞선 수준이다.
대만 카스테라가 인기를 얻는 대표적인 이유는 일단 '가격'과 '자극적이지 않은 맛'이다. 최근까지 인기 있는 디저트들은 보통 화려하고 강한 맛이 특징이었지만 오히려 '심심한 맛'이 연령대를 불문하고 이 카스테라를 찾는 중요한 요인이 되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실제 대부분의 디저트 주요 고객이 30대 이하인 것과 다르게 대만카스테라는 40·50대 구매층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컵케이크 등 다른 디저트의 경우 50% 이상 고객층이 20·30대 젊은 층이지만 대만 카스테라는 40대 이상 고객 비율이 66%에 달한다"며 "백화점은 주요 고객층이 40대 이상인데, 이들의 관심을 받는 디저트 매장이 많지 않았던 만큼 백화점 측에서도 주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동안 10%대 이상 성장률을 보이는 디저트 매출이 지난해 기준 2%대로 뚝 떨어지는 등 점차 외면 받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디저트의 성공은 의미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2012년 연평균 신장률이 16.4%, 2013년에는 18.7%에 달했던 디저트 매출은 지난해 2.9%로 뚝 떨어졌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이제는 유럽, 미국, 일본 등의 디저트는 웬만하면 국내에서 대부분 맛볼 수 있어 디저트에 대한 관심이 많이 줄어들고 있다"며 "기존에 없던 차별화된 디저트를 선보이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 하고 있으며 이 일환으로 대만 등을 비롯한 동남아 디저트를 들여오고 있다"고 밝혔다.
[이새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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