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단독] '참여정부 배신자' 野공세에 반격 나선 潘

전범주 2016. 12. 28.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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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정부에 빚 없다"..새누리·보수신당 潘에 뜨거운 구애
유력 대권후보로 떠오르며 친문(친문재인)계 세력의 강력한 견제를 받고 있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측이 반 총장을 '참여정부 배신자'로 몰아세우는 비판에 대해 반격에 나섰다. 참여정부 시절 반 총장을 외교부 장관에서 수차례 끌어내리려고 조직적인 비토운동을 벌였던 친노세력이 이제 와서 그를 배신자로 비난하는 것이 사리에 맞지 않는다는 판단이다.

정치권과 정부의 복수 관계자에 따르면 반 총장이 참여정부 들어 요직을 거치는 동안 당시 청와대를 중심으로 포진한 친노세력의 끊임없는 공격에 시달렸다. 반미 성향을 가진 당시 친노세력들에 반 총장은 '눈엣가시' 같은 존재였지만,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반 총장을 지속적으로 신뢰했다.

반 총장의 한 측근은 "반 총장이 참여정부 요직에 임명될 당시 '친미 성향'으로 분류돼 청와대 비서실에서 거세게 반대했다"며 "이후 외교부 장관이 되고 나서도 유엔 사무총장 선거를 수개월 앞둔 상황에서 당시 청와대 인사수석실이 두 차례나 장관 경질을 대통령에게 요구했다"고 밝혔다. 장관직에서 중도 하차하면 유엔 사무총장도 물 건너가는 상황에서, 반 총장은 유엔 사무총장 선거와 장관직 공성전이라는 안팎의 전쟁을 병행했던 셈이다.

반 총장의 또 다른 측근은 "반 총장은 적도 친구로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살아왔는데 정치적 배신자라는 비판을 듣고 나서 상당히 실망하고 불쾌해했다"며 "노무현 전 대통령은 몰라도 참여정부에 부채의식이 있을 게 없다"고 말했다. 반 총장이 뉴욕에서 가진 특파원 간담회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관계를 배신이라고 일부에서 생각하는데 그야말로 정치적인 공격이라고 본다. 평생 살면서 배신이라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고 말한 것도 이런 대목이다.

하지만 반 총장은 이런 네거티브 공세에 대해 같은 네거티브 전략으로 대응해선 안 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반 총장은 측근 그룹에 "내가 국내 정치를 잘 모르는 건 사실이지만, 그게 단점은 아니라고 본다. 기성정치와 다른 길을 가야 하지 않겠느냐"고 강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 측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하고 나섰다. 문 전 대표 측 핵심 관계자는 "반 총장의 내각 참여를 반대한 적도, 장관직 경질을 요구한 적도 없다"며 "반 총장 측에서 전혀 사실과 다른 주장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문 전 대표 측 인사는 "반 총장을 유엔 사무총장으로 만들기 위해 청와대 인사들이 발벗고 뛰었다"며 "유엔으로 떠날 때도 청와대 인사들을 대상으로 고별강연을 할 정도로 배려했었다"고 전했다.

반 총장이 차기 대통령 임기 단축을 포함한 개헌에 대해 적극적인 자세로 나오는 것도, 개헌을 반대하는 친문계와 정면대결을 하겠다는 의도다. 이런 가운데 분당이 현실화된 새누리당과 개혁보수신당 모두 반 총장 끌어들이기에 총력전을 펴고 있다. 특히 세가 부족한 신당은 반 총장 영입에 정치적 성패가 달렸다는 판단하에 더욱 적극적인 움직임을 펼 것으로 예상된다.

주호영 보수신당 원내대표는 YTN 라디오에서 "저희는 기존 새누리당의 나쁜 점을 고치겠다고 나왔기 때문에 당연히 보수 국민의 지지를 받을 것"이라며 "반 총장이 1월 중순 들어와 신당과 함께한다고 뜻을 밝히는 순간 새누리당과의 경쟁은 바로 끝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과 정우택 원내대표 등 충청권으로 지도부를 꾸린 새누리당도 반 총장 영입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새누리당 지도부 관계자는 "대선에 출마하려는 반 총장이 30명 수준의 신당과 100명 수준의 영남 기반 당인 새누리당 중 어느 쪽에 관심을 갖겠느냐"면서 "정치를 좀 아는 사람이라면 확실히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김숙 전 유엔대사는 반 총장이 새로운 당을 만든다는 소문에 대해 "완전히 뜬금없다. 날조된 것"이라고 일갈했다.

[전범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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