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삼성이 원하는 대로..합병 비율 '조작'

전병남 기자 2016. 12. 27.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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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민연금은 지금 보신 것처럼 압박을 받고 합병에 찬성한 의혹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게 전부가 아닙니다. 특검팀은 또 국민연금 관계자들이 합병 찬성 결정을 내리는 과정에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두 회사 간 합병 비율을 조작한 정황을 포착했습니다. 삼성이 정한 합병비율에 맞게 보고서를 고쳤다는 겁니다.

전병남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기자>

지난해 7월 삼성 측이 제시한 합병 비율은 제일모직 1주당 삼성물산 0.35주입니다.

제일모직 주식이 훨씬 많은 이재용 부회장으로서는 삼성물산 주식의 가치를 작게 잡아야 이득입니다.

하지만 합병 성패의 캐스팅 보트를 쥐고 있던 국민연금은 제일모직 1주당 삼성물산 0.46주로 합병해야 바람직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삼성물산 주식을 훨씬 많이 갖고 있던 국민연금으로서는 삼성물산의 가치를 낮게 책정한 삼성 합병안에 당연히 반대해야 했습니다.

그런데도 일주일 뒤, 국민연금은 수천억 원의 손해를 보면서도 삼성의 합병안에 찬성했습니다.

특검은 국민연금 관계자들을 조사한 결과, "홍완선 당시 기금운용본부장이 적정 합병 비율을 원래 결론 대신 삼성이 정한 비율대로 바꾸도록 했다"는 진술을 확보했습니다.

1대 0.35라는 삼성 측 제시안이 국민연금 투자위원회를 통과할 수 있도록 홍 전 본부장이 적극적으로 개입했다는 겁니다.

국민연금 측은 그동안 길게 보면 삼성 측 안을 따르는 게 삼성의 전체 주식가치를 올려서 국민연금에 이익이 된다는 논리를 펴왔습니다.

하지만 특검은 홍 전 본부장이 결론을 바꾸도록 부당하게 개입한 만큼 배임 혐의 적용이 충분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제 일, 영상편집 : 신호식)  

전병남 기자nam@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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