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의원, 탈당·신당 합류 연기한 이유는?(종합)

[아시아경제 오상도 기자] 새누리당 비박(비박근혜)계 핵심 인사인 나경원 의원이 27일 새누리당 탈당 의사를 재확인하면서도 신당 참여는 보류하겠다고 밝혀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나경원 새누리당 의원

나 의원은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지금의 새누리당과 함께 할 수 없음이 명백하지만 좀 더 신중하게 지켜보면서 (가칭 개혁보수신당에) 합류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

그는 "개혁보수신당이 보수의 정통성을 유지하면서 국정농단에서 드러났던 폐해를 걷어내고 격차해소, 기득권 개혁 등 시대정신에 따른 개혁을 담아가는 방향에 대해 지켜보겠다"고 덧붙였다.

나 의원의 집단탈당과 신당 동참 보류에 대해 정치권에선 벌써부터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의 현 상황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탈당 의지에는 변함이 없지만 급작스럽게 탈당 대오에서 이탈한 배경이 석연찮기 때문이다. 나 의원은 앞서 비박(비박근혜)계 주자로 친박(친박근혜)계 정우택 의원과 원내대표 경선에서 맞붙어 석패했다.

일각에선 나 의원이 새롭게 들어선 인명진 새누리당 비대위원장 내정자의 당 개혁을 좀 더 지켜보다가 탈당을 결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탈당 과정에서 비박계 일부 인사들과 불협화음이 불거졌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인 내정자와 나 의원의 관계는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인 내정자는 지난 2011년 '10ㆍ27' 재ㆍ보궐 선거에서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로 나선 나 의원을 향해 "나경원이 지는 게 한나라당이 사는 길"이라고 말했다. 이후 두 사람은 불편한 관계를 이어왔다는 것이다. 보수의 개혁을 주창했던 당시 인 내정자의 발언이 실제로 나 의원의 시장선거 낙선과 맞물리면서 너무 쓴 약이 된 탓이다.

당 안팎에선 나 의원이 주창해온 정치 노선과 개혁보수신당의 일부 정강·정책이 배치된 때문이란 해석도 나온다. 유승민 의원이 주장한 "경제·노동은 개혁적으로 간다"는 대목이 자신의 노선과 상반됐다는 뜻이다. 아울러 내부적으로 주호영 의원을 신당의 원내대표로 합의추대하는 분위기에 대해 섭섭함을 느꼈을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이에 대해 신당에 합류한 유 의원은 "1월 초에 합류하겠다고 했다. 전화통화도 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탈당과 신당 창당을 선언한 새누리당 비박계는 이날 오전 10시 탈당계를 내고 신당 창당을 정식으로 선언했다.

오상도 기자 sdoh@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