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 2016 유통株, 사드·면세점·AI.. 내년도 '첩첩산중'

2016. 12. 27.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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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이은지 기자] 유통주(株)가 길고 긴 ‘악재의 터널’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올 한해 사드(THADDㆍ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배치와 더불어 치열했던 면세점 입점 경쟁, 연말을 앞두고 터진 사상 최악의 조류독감(AI)까지 한파를 온몸으로 맞고 있다.

27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사드 배치 보복으로 인한 중국의 몽니에 화장품 및 관광ㆍ호텔 관련 주가가 큰 폭으로 빠졌다.

[사진=김성우기자/zzz@heraldcorp.com]

대장주 아모레퍼시픽은 올들어 지난 26일까지(종가 기준) 시가총액이 22.19% 쪼그라들며 유가증권시장 내 시총 순위 6위에서 11위로 추락했다.

그 외에도 그 외 LG생활건강(-18.16%), 아모레G(-11.48%), 하나투어(-42.43%), 모두투어(-13.20%), 호텔신라(-38.22%) 등도 연초 대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앞서 지난 7월 사드 배치 확정 발표가 난 뒤 중국은 지난 10월부터 중국 수입화장품 소비세를 인하하고, 중국 저가 여행상품 규제안을 발표했다.

이어 지난 11월 중국 내 한국 콘텐츠와 연예인 방송 규제 지침이 내려와 엔터테인먼트 관련주와 함께 직격탄을 맞았다.

함승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지난 7월 한국 내 사드 배치가 공식화된 뒤 불확실성 요인이 커지자 화장품 업종 시가총액은 지난 7월 이후 현재까지 약 27% 하락했다(10개 주요 종목 합산 기준, 절대 시가총액 16조8000억원 감소)”며 “대외 정치 불확실성으로 잠재 우려 요인이 전적으로 해소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올 한해 유통의 ‘핫 이슈’였던 면제점 사업자 선정도 ‘유통 빅3’ 신세계, 롯데, 현대의 승리로 일단락됐지만, 주가는 ‘치킨게임’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 17일 면세점 사업자 선정 이후 전날까지 신세계(-0.56%)와 롯데쇼핑(-3.7%), 현대백화점(-3.08%) 주가는 오히려 떨어졌다.

출혈경쟁을 감내하는 등 비용 증가가 예상된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사진=김성우기자/zzz@heraldcorp.com]

실제로 서울 시내 면세점은 2015년 초 6개에서 2년 여만에 13개로 증가해 경쟁은 더욱 심화될 예정이다.

여기에 중국 사드 관련 이슈에도 걸쳐 있어 유커(중국인 관광객) 수 제한에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김태현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면세점 자체가 경쟁력을 높여 더 많은 외국인관광객을 유치하는 상품이 돼야 하는데 대부분 면세점들은 더 많은 모객수수료를 지불해 고객을 유치하는 출혈경쟁을 하고 있다”며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지 못하고 한정된 파이를 나누는 레드오션 경쟁이 지속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지난 11월 말 발생한 AI가 지난 26일 경남까지 치고 올라오면서 ‘역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자 유통가에 또 한 번 비상이 걸렸다.

AI로 유계ㆍ제빵ㆍ제과주가 울상을 짓는 반면, 달걀값 폭등과 더불어 소비자 물가가 급등하면서 음식료주가 울상을 짓고 있다.

[사진=김성우기자/zzz@heraldcorp.com]

음식료업종 대장주인 CJ제일제당은 지난 19일 이후 6거래일 연속 내림세를 보이며 -4.78%나 빠졌다. 연초 대비 주가는 -5.03% 하락했으며, 시가총액도 -5.0%까지 밀렸다.

현대경제연구원은 AI로 인한 경제피해 규모는 최소 4900억 원에서 최대 1조5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AI가 휩쓸고 간 자리, 최근 농심 라면과 하이트진로의 주류 가격 인상 등이 맞물려 12월 소비자 물가는 전년 대비 1.30% 올랐다.

김동원 SK증권 연구원은 “물가지수 개편과 라면ㆍ맥주 등 가공식품 가격 인상, AI 여파 등에 따라 내년 소비자물가는 최소한 1% 후반에서 2% 초반에 이를 것”이라며 “특히 AI가 전체 물가에 미치는 영향력이 0.06%까지 상승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장 매출 증대에 따른 기대감으로 농심, 하이트진로 주가가 오르고 공급 과잉 우려 해소가 단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하림, 마니커, 동우 등 육계주가 상승 전환했다.

전문가들은 소비자 물가 상승으로 소비자들이 지갑을 굳게 닫을 경우, 내년도 유통업계가 또 한번 혹한기를 견뎌야 할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9월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의 여파를 벗지 못한 유통업계는 중국 이슈에 쉽게 흔들리는데다 면세점이라는 고질적인 레드오션에 AI까지 겹쳐 힘든 한해를 보냈다”며 “내년도 소비자 물가가 최대 2%가량 오르게 되면 위축된 소비심리가 더 쪼그라들어 결과적으로 유통업계의 매출 감소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leun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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