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난에 지진·수해까지..울산, 이제 '두려운 도시' 되나

2016. 12. 27.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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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수도·부자 도시' 위상 흠집..조선업 근로자 25% 실직
자연재해·대형 사고 잇따라 시민들 "암울하고 불안"

(울산=연합뉴스) 이상현 기자 = 올해 울산은 조선업 불황에다 지진과 태풍 등 자연재해, 관광버스 화재와 군부대 폭약 폭발사고 등 초대형 이슈가 한꺼번에 터져 시민들을 불안에 떨게 했다.

조선업 불황에서 촉발된 경제난은 '산업수도'와 '부자 도시' 위상에 흠집을 냈다.

경주 지진과 550차례의 여진에 따른 '지진의 일상화'는 생활 패턴을 긴장 속에 가뒀다.

고리·월성원전 16기와 석유화학 및 국가공단에 둘러싸인 최악의 환경에 지진 공포감까지 확산하는 추세다.

◇ 조선업 근로자 25% 직장 잃어…'부자 도시' 실추

조선업 불황으로 지역경제가 움츠러들면서 국내 전체 수출에서 울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1∼11월) 13.9%까지 떨어졌다. 울산의 수출 비중은 2005년 15.9%를 기록한 이후 2014년까지 한 번도 15% 아래로 처진 적이 없었다.

지자체별 수출 순위에서도 울산은 2004∼2007년 4년 연속 2위를 차지했고, 2008∼2012년 5년 중 4년(2010년은 2위)간 1위를 고수했다. 그러나 2013년부터 올해까지는 경기도에 1위를 내주고 2위로 내려앉았다.

1인당 개인소득(2014년 기준)도 전국에서 최고(1천956만원)로 기록됐지만, 대기업과 협력업체 근로자의 소득 양극화 심화, 조선업 경기악화로 언제 1위 자리를 내줄지 모를 상황이다.

특히 현대중공업 등 조선 관련 업종은 수주 절벽에 따른 경영 악화로 2년 사이 4명 중 1명꼴, 약 25%가 직장을 잃었다.

현대중공업의 올해 11월 말 현재 근로자는 본사 2만3천400명, 사내협력사 2만6천800명 등 총 5만200명이다. 지난해 1월 말 본사 2만7천700명, 협력사 3만8천900명 등 6만6천600명과 비교해 본사는 4천300명, 협력사는 1만2천100명 등 총 1만6천400명(24.6%)이 일자리를 잃었다.

조선업 부진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여 경제위기가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

◇ 지진에 흔들리고·태풍에 물바다

올해 울산에서는 규모 5.0 이상 지진이 3번이나 발생했다.

지난 7월 5일 오후 8시 33분께 규모 5.0 지진이 울산 동구 동쪽 52㎞ 해역에서 일어났다. 우리나라에서 기상관측이 시작된 1978년 이후 5위 규모였다.

2개월여 후인 9월 12일 오후 8시 32분 경북 경주 남남서쪽 8㎞ 지역에서 기상청 관측 사상 최강인 규모 5.8의 지진이 발생했다. 같은 날 오후 7시 44분에 경주시 남남서쪽 9㎞에서 일어난 규모 5.1의 전진에 이은 본진이었다.

같은 달 19일 오후에는 규모 4.5의 여진이 또 덮쳤다.

경주지진으로 가장 놀란 곳은 전국 7대 도시로 120만 명이 사는 울산광역시다.

경주 진앙과 20㎞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지진동을 고스란히 느낀 시민들은 경주 진앙에서 지진이 날 때마다 공포와 충격에 휩싸였다.

이달 26일까지 이어진 여진은 550여 차례나 된다.

지진이 일상화하면서 울산시민들은 '생존배낭'을 직접 싸고 대피 루트를 미리 물색하는 등 긴장 속에 생활하고 있다.

더 불안한 것은 울산이 고리원전과 월성원전 등 원전 16기 가운데에 놓인 도시라는 점이다.

500여 개 화학업체가 밀집한 석유화학공단도 도심 근처에 있다.

전문가들은 규모가 큰 지진이 닥칠 것에 대비해 원전과 석유화학단지 등 위험물 시설의 내진설계를 강화하고 시민 훈련강화 등 대응체계를 완벽히 구축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지진 공포가 한창이던 울산에 또 다른 대형 자연재해인 태풍이 몰아쳐 '쑥대밭'이 됐다.

10월 5일 오전에 습격한 태풍 '차바'는 울산에 반나절 사이 300㎜가 넘는 비를 쏟아부어 사상 최악의 수해를 냈다.

3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으며, 2천150억원(민간시설 291억, 공공시설 1천859억)의 재산피해가 났다.

이재민 2천800명이 발생하고 주택과 하천, 제방, 교량 등 2천여 개 민간·공공시설이 파손됐다.

승용차 1천600여 대도 침수됐다.

점포 500여 개가 침수된 중구 태화시장과 우정시장 상인들은 민간시설이라는 이유로 정부의 보상에서 제외되면서 경제적인 문제로 여전히 큰 고통을 겪고 있다.

◇ 관광버스 화재·군부대 폭발 등 대형사고 속출

관광버스 화재 참사, 군부대 폭약통 화약 폭발 등 대형 사고도 속출했다.

수해 복구가 한창이던 10월 13일 오후 10시 11분께 운전사 포함 20명의 관광객을 태우고 대구에서 울산으로 가던 태화관광 소속 관광버스가 경부고속도로 언양분기점에서 콘크리트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불이 났다.

이 사고로 승객 10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쳤다.

사고는 운전사 이모(48)씨가 과속으로 무리하게 끼어들기를 하다 발생했다.

지난 13일 울산 북구의 예비군훈련부대에서 발생한 연습용 폭약통 폭발사고로 28명이 다친 사고도 군인 가족과 시민을 불안에 떨게 했다.

대대장 등의 묵인 아래 탄약고 관리관인 이 부대 중사가 훈련 때 소진하지 않은 미사용 폭약통 1천600개를 한꺼번에 몰래 버려 사고가 난 것으로 잠정 결론 나면서 군 탄약 관리의 허점을 드러낸 사고였다.

김기현 울산시장은 "올해 울산은 자연재해 등 여러 가지로 어려운 점이 많았다"며 "내년에는 조선업을 고도화·첨단화하는 등 미래 신성장 동력산업을 키워 경기를 활성화하고, 지진과 풍수해 대응 종합계획 등을 세워 재난이 발생해도 시민 피해가 없도록 철저히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lee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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