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를 뒤흔든 최순실.. 세계를 긴장시킨 트럼프

2016. 12. 27. 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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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조선일보 선정 10대 뉴스

[국내]

최순실의 국정농단, 국민을 경악시키다

올 하반기 최순실씨의 국정(國政) 농단 사건이 대한민국을 흔들었다. 검찰은 지난 10월 27일 사상 최대 규모의 특별수사본부를 꾸려 수사에 나섰다. 최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 등이 잇따라 구속됐다. 최씨는 대기업으로부터 774억원을 거둬들인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부터 정부 인사(人事)·정책 등에 개입하면서 각종 이권(利權)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박근혜 대통령을 이 사건의 공범(共犯)으로 적시했다.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다.

朴대통령 탄핵 의결… 토요일마다 촛불시위

국회는 12월 9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의결했다. 대통령 탄핵 의결은 2004년 노무현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다. 최순실씨 국정 농단에 대한 책임이 이유였다. 박 대통령의 권한은 즉각 정지됐고 헌법재판소는 탄핵안 심리에 들어갔다. 10월 29일부터 서울 광화문 일대를 비롯한 전국 각지에서 박 대통령 탄핵과 하야(下野)를 요구하는 촛불 시위가 매주 열렸다.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보수단체 집회도 매주 열리고 있다. 헌재가 탄핵을 인용하면 60일 이내에 대선을 치러야 한다.

북한 핵·미사일 도발… 정부 개성공단 폐쇄

북한 김정은 정권은 올해 내내 핵 무장과 미사일 전력 강화에 온 힘을 쏟았다. 두 차례의 핵실험(1월 6일·9월 9일)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포함한 24차례의 미사일 발사를 통해 핵무기 실전 배치에 성큼 다가섰다. 한국 정부는 2월 10일, 남북 교류·협력의 상징인 동시에 '북한 정권의 달러박스' 역할을 해온 개성공단 가동을 전면 중단했다. 이와 함께 국제사회는 두 건의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를 통과시켰지만, 북핵 사태는 올해도 해결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사드 성주 배치 결정… 중국, 보복 본격화

한·미는 7월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맞서 경북 성주군 성산포대에 사드를 배치키로 결정했다. 그러나 성주군이 반발하자 9월 말 성주군 외곽의 롯데 스카이힐 골프장으로 배치 장소를 바꿨다. 중국은 강력히 항의했고 야권도 "중국을 자극해선 안 된다"고 거들었다. 한국 상품과 한류 콘텐츠의 중국 유통이 일부 위축되고, 중국 관광객의 한국 방문이 줄어드는 등 중국의 보복도 이어졌다. 한·미는 "사드 배치를 조기에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하고 있다.

경주 규모 5.8 강진… 지진 공포 일깨워

경북 경주에서 지난 9월 12일 오후 7시 44분에 규모 5.1, 오후 8시 32분에 규모 5.8의 지진이 잇따라 발생했다. 규모 5.8은 국내 지진 관측이 시작된 1978년 이후 한반도에서 발생한 지진 중 가장 큰 규모다. 이날 지진으로 23명이 다쳤고 기와지붕이 무너지는 등 5120건의 재산 피해가 났다. 12월까지 540회 이상 여진도 이어졌다. 경주 지진을 계기로 한반도가 더 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인식이 확산돼 대비 태세 강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이세돌 꺾은 알파고… 인공지능 시대 눈앞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인공지능(AI)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가 3월 서울에서 프로기사 이세돌 9단과 대국을 벌여 4대1로 승리를 거뒀다. 전 세계 언론은 "AI 시대가 도래했다"고 서울발(發) 기사를 쏟아냈다. 1990년대 IBM의 인공지능이 체스에서 인간을 꺾었지만 바둑은 수가 워낙 많아 기계가 이기기 어려울 것이란 예상이 많았으나 실제 대국에선 알파고가 세 번을 내리 이겨 승부는 일찌감치 정해졌다. 이 일을 계기로 인간을 대체·보조할 인공지능에 관한 관심이 높아졌다.

'3·5·10 청탁금지법' 시행… 부패사슬 끊나

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이 9월 28일 정식 시행에 들어갔다. 작년 3월 국회 통과 때부터 위헌(違憲) 논란이 있었지만, 헌법재판소는 7월 28일 합헌 결정을 내렸다. 공직자와 배우자 등 약 400만명이 직접 적용 대상이 되는 이 법의 '3·5·10 기준(식사 3만원·선물 5만원·경조사비 10만원)'이 우리 사회의 부패 사슬을 끊을 것이란 기대에서다. 그러나 법 해석과 적용 과정에서 논란이 이어지고, 경기 위축에 대한 우려도 관련 업계 등을 중심으로 나오고 있다.

해운·조선·철강 등 구조조정 낙제 수준

올 한 해 정부는 5대 취약 업종으로 지정한 해운·조선·철강·건설·석유화학에 대한 구조조정을 경제 개혁의 핵심 과제로 추진했다. 그러나 낙제 수준의 성과를 냈다는 평가다. 세계 6위였던 해운업은 국내 1위 업체 한진해운의 파산, 2위 현대상선의 글로벌 해운동맹 탈락이란 충격 속에 공멸의 위기에 빠져 있다. 조선업은 10조원 이상을 쏟아부은 대우조선해양이 아직 존망이 불투명하다. 철강·석유화학 등은 업계 자율에 구조조정을 맡기면서 '용두사미'로 끝났다.

한강의 기적… '채식주의자' 맨부커상 수상

소설가 한강(46·사진)이 장편 '채식주의자'로 지난 5월 영국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을 받았다. 아시아 작가 최초로 세계적 권위의 문학상을 받으면서, 한국 문학의 위상도 한 단계 높아졌다. 독일 주간지 슈피겔은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을 연상케 한다"고 극찬했고,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는 '2016년 최고의 책 10권' 중 하나로 선정했다. '채식주의자'는 34개국에 번역됐고, 국내에서만 올해 63만부가 팔려나가 베스트셀러가 됐다.

꼬리 무는 법조비리… 현직 검사장 첫 구속

올 한 해 법조(法曹) 비리가 끊이질 않았다. '공짜 주식'을 받아 126억원 대박을 친 진경준 전 검사장은 68년 검찰 역사에 첫 현직 검사장 구속이라는 오욕(汚辱)을 남겼다. '수임료 50억원' 다툼에서 비롯된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 사건은 검사장 출신 홍만표 변호사와 부장판사 출신 최유정 변호사, 김수천 부장판사의 구속으로 이어졌다. 김형준 부장검사는 고교 동창에게서 술값 등을 지원받아오다 구속됐다. 이를 계기로 검찰·법원 개혁 요구가 커졌다.

[국제]

트럼프 당선… '앵그리 화이트'가 만든 이변

지난 11월 8일 치러진 미국 대선에서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예상과 달리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를 누르고 45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트럼프는 총득표수에서는 클린턴에게 286만표가량 뒤졌지만, 전체 선거인단 538명 중 304명을 확보했다. 미 대선은 선거인단의 최소 과반수(270명)를 확보하면 승리한다. '미국 우선'이라는 고립주의를 내세운 트럼프는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소외된 백인 중·하층 유권자의 절대적 지지를 받았다. 이 때문에 '앵그리 화이트(성난 백인)'가 만든 대이변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영국 '브렉시트' 결정… 흔들리는 EU체제

6월 23일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찬반 국민투표에서 유권자의 51.9%가 찬성표를 던졌다. 당초 부결될 것이란 관측이 많았으나 예상을 뒤집고 브렉시트가 결정됐다. 1973년 EU(유럽연합)의 전신인 유럽경제공동체(EEC)에 가입한 지 43년 만에 영국의 EU 탈퇴가 결정된 것이다. EU의 재정 상황 악화로 영국이 내는 돈만큼 혜택을 받지 못하는 데다 이민자 유입으로 일자리가 감소하자 브렉시트 지지 목소리가 높아졌다. 브렉시트 가결 직후 영국 파운드화 가치가 31년 만에 최저로 떨어지는 등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이를 계기로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가 물러났고〈사진〉 26년 만의 여성 총리인 테리사 메이가 취임했다.

브뤼셀·니스·올랜도 등 민간인 테러 급증

세계 각지에서 민간인을 겨냥한 '소프트 타깃(soft target) 테러'가 빈발했다. 3월 22일 벨기에 브뤼셀에선 이슬람국가(IS)가 저지른 연쇄 폭탄 테러로 32명이 사망했다. 6월 12일 미국 플로리다주(州) 올랜도 소재 나이트클럽에서도 아프가니스탄계 남성이 총기를 난사해 최소 50명이 숨졌다. 7월 14일에는 프랑스 니스에서 튀니지계 프랑스 남성이 대형 트럭을 몰고 군중 속으로 돌진해 184명의 사상자가 발생했고, 12월 19일 독일 베를린도 '로드 테러(road terror)'가 일어나 60명의 사상자를 냈다.

카스트로 사망… 쿠바 개혁·개방 빨라지나

쿠바 공산혁명 지도자 피델 카스트로(90·사진) 전 국가평의회 의장이 11월 25일 사망했다. 1959년 친미 정권을 무너뜨리고 공산 정권을 세운 지 57년 만이다. 그는 '위대한 혁명가'라는 찬사와 '야만적 독재자'라는 비난을 동시에 받았다. 카스트로 사망으로 쿠바의 개혁·개방 속도가 빨라질 것이란 분석이 많다. 미국·쿠바 관계 정상화는 지난 3월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 대통령으로는 88년 만에 쿠바를 방문하면서 급진전됐으나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쿠바에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어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아베, 참의원 선거 승리… 장기집권 길 열어

7월 10일 일본 참의원(상원) 선거에서 승리한 집권 자민당은 10월 26일 '당 정치제도 개혁실행본부' 전체 회의를 열어 자민당 총재 임기를 현행 '3년 임기 2회 연임(連任)'에서 '3년 임기 3회 연임'으로 늘리기로 결정했다. 이 안이 2017년 3월 당 대회에서 확정되면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당 총재 임기(총리 임기)는 2018년 9월에서 2021년 9월로 3년 연장된다. 아베가 장기 집권의 초석을 놓음에 따라 평화헌법 개정 등 일본 우경화 속도가 더 빨라질 전망이다.

사드·남중국해… 미국·중국 갈등 격화

네덜란드 헤이그 국제 중재 법정은 지난 7월 중국이 주장해온 남중국해 영유권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중국은 판결에 불복하고 남중국해에 인공섬을 건설하는 등 미국과 충돌했다. 미·중은 한반도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배치, 북핵 해법 등을 놓고도 사사건건 이견을 보였다. 지난 12월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1979년 수교 이후 37년간 양국 관계의 기초가 돼온 '하나의 중국(중국 대륙·대만은 모두 중국 영토)' 원칙을 부정할 수도 있다고 발언해 양국 갈등에 기름을 부었다.

귀로 듣는 詩… 밥 딜런 노벨 문학상 수상

미국 포크 가수 밥 딜런(75·사진)이 10월 13일 대중음악가로는 처음으로 2016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딜런은 '천국의 문을 두드리며(Knocking on Heaven's Door)'와 '바람만이 아는 대답(Blowin in the Wind)' 등을 발표한 미국 대중음악의 간판스타로 '음유 시인'으로도 불렸다. 노벨상을 주관하는 스웨덴 한림원은 "위대한 미국 음악의 전통에서 새로운 시적(詩的) 표현을 창조해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딜런은 12월 10일 열린 시상식에 불참해 일부의 비난을 받기도 했다.

유럽 대규모 난민… 익사 비극 잇따라

시리아 내전과 이슬람국가(IS) 격퇴전의 여파로 발생한 대규모 중동·아프리카 난민이 지중해를 통해 유럽으로 향하면서 난민이 대거 익사하는 비극이 계속됐다〈사진〉. 지난 6월 7일 유엔난민기구(UNHCR)는 2014년 이후 지중해에서 선박 사고로 익사한 난민 수가 1만85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대규모 난민이 밀려든 유럽에서는 난민에 의한 테러·범죄 등이 빈발하면서 반(反)난민, 반이슬람을 표방하는 포퓰리즘 정당이 급부상했다.

미국, 결국 금리인상… 저금리 시대 막내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가 12월 14일 1년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Fed는 0.25~0.50%이던 기준금리를 0.50~0.75%로 올린 데 이어 2017년 기준금리를 세 차례 더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이로써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이어져온 '저금리 시대'가 막을 내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은행은 2016년까지 기준금리 동결을 선택했지만, 미국 금리가 계속 오르면 버티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시장 금리가 오르면 가계 부채에 대한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지카 바이러스 세계 확산… 비상사태 선포

신생아 소두증과 뇌 신경 장애를 유발하는 지카 바이러스가 확산하자 세계보건기구(WHO)는 2월 1일 국제 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집트숲모기 등이 전파하는 지카 바이러스는 중남미·남미 일대를 중심으로 73개국에서 150여만명이 감염됐다. 태국·싱가포르 등 동남아에서도 감염자가 속출했다. 특히 2016년 리우올림픽 개최지인 브라질에서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올림픽에 불참하는 선수들도 나왔다. WHO는 11월 18일 지카 바이러스 비상사태를 해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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