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왁자지껄 B급 사전] '고막 여친', 출퇴근길 내 귀를 녹여줘~
◇고막여친
고막(鼓膜)도 여자(남자)친구가 필요하다. 직장 상사의 잔소리, 며느리의 볼멘소리, 출퇴근길 버스 안에서 들려오는 철 지난 라디오 DJ의 뻔한 멘트. 생활에 지친 귀를 연인의 달콤한 목소리로 씻어내고 싶다는 갈증. 이 갈증을 마치 연인과 통화하듯 달콤한 목소리로 달래주는 가수를 '고막여친(남친)'이라고 부른다.
여성 2인조 밴드 '볼 빨간 사춘기'〈사진〉가 대표적. 이들이 지난 21일 공개한 신곡 '좋다고 말해'는 한류 스타 '빅뱅'과 'EXO'를 제치고 각종 음원 차트 1위를 차지했다. "안녕 오늘도 같은 자리 버스 창가에 기대앉은 내게 인사를 해"로 시작하는 노랫말이 서정적인 음색으로 흘러나온다. 직장인 김준예(30)씨는 "노래를 듣는 게 아니라 내 귓가에 가사를 속삭이는 것 같다"며 "꿀 떨어질 듯한 목소리와 서정적인 가사가 걸그룹 후크송(단순반복 후렴구)보다도 더 중독성이 있다"고 말했다.
11월까지 tvN에서 방송했던 예능 '내 귀에 캔디'도 비슷한 방식으로 '고막친구'를 겨냥했다. 배우 장근석, 서장훈 전 국가대표 농구선수 등이 익명의 '캔디'와 전화 통화를 하며 일상을 공유하는 형식이었는데, 얼굴을 마주 보지 않고 전화 통화로만 소통한다는 콘셉트였다. 익명으로 장근석과 통화를 했던 배우 유인나의 목소리는 방송 당시 큰 화제였다.
사실 '꿀성대(목소리가 꿀처럼 달콤하다)', '귀르가즘(귀+오르가즘, 귀로 느끼는 희열)'이라는 말처럼 매력적인 목소리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전부터 계속됐다. '고막여친' 같은 새로운 표현이 등장하게 된 데는 갈수록 실제 연애가 어려워지고 대면 관계보다 스마트폰을 통하는 관계가 늘어나는 세태가 반영됐다는 분석.
◇용례: "언니는 제 '고막여친'이에요. 언니 덕분에 불면증 많이 좋아졌어요." "꿀성대, 꿀목소리, 고막남친." 실제 연인은 아니지만 연인의 속삭임만큼 자주 듣고 싶은 목소리를 칭찬할 때 쓰면 된다.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조희대 대법원장 “법관증원 청신호 감사…예산 감소는 우려”
- 곽민선 아나운서, 행사 중 축포 맞아 부상 “시력 손상 심각”
- 최홍림 “신장이식 수술날 연락 끊긴 누나, 장례식 가야하나”… 법륜스님 답은?
- 걱정 너무 많다? 불안장애일수도...방심은 금물
- HL만도, 카카오모빌리티와 ‘자율주행 주차로봇 서비스’ 개발한다
- 이원석 총장 “검찰에 어려운 환경이지만, 옳은 일을 옳게 하라”
- ‘오후 6시 이후 재판 자제’ 법원 노사 합의, 노동청 시정명령으로 철회
- ‘AI 디바이드’ 시대, 당신은 준비됐나요
- 내·외국인 관광객용 기후동행카드 단기권 출시
- AI 활용 능력을 높이기 위해 진짜 필요한 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