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가 만난 사람] "수출 구조 개선, 대기업·중국 쏠림서 탈피 중"
한국의 수출 저변 빠르게 확대
중소기업 비중 4년 새 5%P 증가
중국시장 비중 올 1%P 이상 줄 듯
13대 주력품목 감소 당장은 걱정
KOTRA는 86개국에 126개의 무역관을 운영하고 있는 수출 첨병 기관이다. 김 사장은 취임 후 2년 동안 38회에 걸쳐 총 224일의 출장길에 올랐다. 사흘 중 하루는 수출 현장에 나가 있던 셈이다. 43개국 61개 도시를 비행기로 날아간 거리만도 60만㎞, 지구 15바퀴에 해당한다. 그에게 ‘야전사령관’이라는 별명이 붙은 이유다. 올해도 한국의 수출 부진은 계속됐다. 11월까지 수출은 전년 대비 7.0% 감소한 4506억 달러를 기록했다. 2년 연속 수출 감소는 1958년 이후 처음이다. 대외적으로는 세계경제 부진, 중국의 성장전략 변화, 저유가 등이 지속됐고 내부적으로는 주력 품목의 경쟁력 약화, 품목 다변화 미흡 등 구조적 문제점이 컸다는 분석이다.
중국 의존도가 낮아지고 있는 것도 시장 다변화 측면에서 바람직하다는 설명이다. 중국 시장 수출 비중은 지난해 26.0%에서 올해(1~11월) 25.0%로 떨어졌다. 13대 주력 수출 품목의 비중이 주는 것 역시 당장은 걱정이지만 궁극적으로는 수출 구조 개선에 도움이라는 진단이다. 김 사장은 “중국이 자체적으로 철강·화학소재 생산량을 늘리면서 관련 수출 기업이 타격을 받았다”면서 “하지만 소비재·농식품·생활용품·의료기기·패션섬유 등으로 수출 품목이 다양화됐고, 이들의 수출 성장세도 상당히 빠르다”고 말했다. 경기 변동에 민감하지 않은 안정적인 수출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기회라는 것이다.
김 사장은 최근 베트남 출장이 잦다. 베트남은 올해 유일하게 수출이 증가한 나라이자 미국·중국에 이어 우리의 3대 수출시장이다. 김 사장은 “연 6%대 경제성장에 맞추어 수출 품목을 다양화하고 유통채널을 다각화해 내수시장 공략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새로운 시장으로 미얀마·쿠바·이란을 꼽았다.
지식경제부 성장동력실장과 산업통상자원부 차관 등을 역임한 김 사장은 “우리의 산업 구조를 ‘캐치업(Catch Up) 전략’에서 ‘퍼스트 무버(Frist Mover)의 외연 확대’로 이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2의 스마트폰·반도체·자동차 산업을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핵심은 새로운 분야에 대한 연구개발(R&D)이다. 이를 위해선 정책과 정치가 지속적이고 안정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사물인터넷(IoT)·가상현실(VR)·인공지능(AI)·로봇 산업 등을 꼽았다.
김 사장은 취임 첫해인 지난해 ‘무한도전’이라는 건배사를 즐겨 썼다. ‘무조건 한없이 도와주자. 전화 오기 전에’라는 뜻으로 직원들의 업무자세를 제시했다. 올해는 ‘우문해답’이었다. ‘우리의 문제는 해외에 답이 있다’는 뜻이다. 그는 “새해에도 미국의 금리인상, 보호무역주의 등으로 수출 환경이 좋지는 않지만 국제유가 상승, 기저효과 등으로 3% 내외의 수출 증가세를 보일 것”이라며 “수출 회복의 희망을 담은 새 건배사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글=조득진 기자 chodj21@joongang.co.kr
사진=김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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