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 톡] "이러려고 7년 동안 '런닝맨' 봤나"..방패막이 된 6인X이광수의 눈물
명예퇴직인 듯 보이지만 불명예스러웠고, 예의 있는 듯 하지만 무례했다.
최근 벌어진 ‘런닝맨 하차 논란’에 대해서는 여전히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감탄고토’의 형국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2010년 출발한 ‘런닝맨’은 7년간 SBS 간판 예능의 자리를 지켜왔다. 유재석, 지석진, 김종국, 하하, 리쌍 개리, 송지효, 이광수로 구성된 라인업은 멤버 전원이 한류 스타로 거듭날 만큼 활약이 돋보였고, ‘이름표 뜯기 레이스’라는 신선한 포맷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정식으로 포맷을 수입할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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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런닝맨’ 제작진은 강호동 영입이라는 큰 밑그림을 그리며 프로그램의 변화를 계획했다. 하지만 이 과정 속에서 김종국과 송지효에게 일방적으로 하차를 통보했다는 논란이 불거졌고, 시청자들은 강도 높게 제작진을 비난했다. 이에 부담을 느낀 강호동 역시 출연 의사를 번복했고, 결국 ‘런닝맨’ 제작진의 판단 착오는 민심도 잃고 제 식구들의 믿음까지 잃는 형국이 되었다.
물론, ‘런닝맨’ 제작진들과 멤버들은 상의 끝에 현재의 멤버 체제로 내년 2월 다 함께 종영하기로 결정하며 논란을 일단락 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가슴 한 켠에 왠지 모를 아쉬움과 씁쓸함이 남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그 가운데 가장 큰 아쉬움으로 남는 것은 논란의 발단부터 종영을 앞두고 있는 현재까지 ‘런닝맨’ 제작진들이 6인의 출연자들을 흡사 방패막이로 내세우는 듯한 모습에 있다.
일각에서는 애초에 변화의 대상부터 잘못 정했다고 지적한다. 매회 아이템을 대할 때마다 최선을 다하는 것은 물론, 뚜렷한 존재감을 발산하던 6인의 출연자에게 시청률의 부진의 원인을 돌려 출연자 교체라는 결정을 내린 것부터가 가장 큰 문제라는 것. 최근 몇 년간 ‘런닝맨’ 시청률 하락의 가장 큰 요인은 새로운 소재와 아이템의 부재에 있었다고 해도 무방하다. 정작 책임을 져야 할 곳은 따로 있는데, 애먼 사람들이 그 짐을 떠안은 채 마음의 상처까지 받았으니 시청자들의 분노를 사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 아니겠는가.
여기에 지난 25일 방송된 ‘런닝맨’에서는 멤버들이 방송 말미에 그간의 논란들에 대한 사과를 하는 장면이 전파를 타기도 했다. 배우 김소현과 함께 ‘배드 산타의 기적’ 레이스로 꾸며진 이날 방송 말미에 일련의 논란들에 대한 사과가 있었다. 제작진은 사과 한 바구니와 카드를 통해 “큰 상처를 받았을 여러분께 사과드린다. 더 성숙하고 노력하겠다. 미안하고 사랑한다”는 메시지를 멤버들에게 전했고, 이어 유재석과 지석진, 하하, 이광수, 김종국, 송지효가 시청자들에게 “새해부터는 더 열심히 달리겠다.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고 인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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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진의 대처에 대한 아쉬움은 ‘런닝맨 수상 홀대’ 논란 해명에서도 이어졌다. 제작진은 26일 공식 SNS를 통해 “멤버들은 최대한 조용히 행사에 참여하고 싶다며 상을 받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피력해온 바 있어. 런닝맨 프로그램에서는 1개 부문에서만 수상하게 됐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이는 ‘런닝맨’ 팀이 아닌 다른 수상자들의 수상의 의미를 퇴색시키는 것은 물론 이광수의 ‘최우수상’ 수상까지 평가 절하할 수 있는 발언이었다. 때문에 일부 누리꾼들은 이에 대해 ‘여전히 배려가 부족하다’, ‘팀킬이냐’ 등의 비판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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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최근 지난 19일 김종국과 송지효는 내년 2월 종영까지 남은 ‘런닝맨’ 녹화분에 대한 출연료를 모두 기부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런닝맨’의 원년 멤버로서 7년 간 큰 사랑을 보여 준 시청자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담았다.
이처럼 6인의 멤버들에게 ‘런닝맨’이라는 프로그램은 단순한 프로그램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었으며, 그들이 겪어 온 7년이라는 시간은 낯선 타인도 한 가족으로 만들었다. 물론, 그 어느 프로그램이든 시청자의 외면을 받게 되는 순간 폐지의 수순을 밟는 것이 당연하다지만, 말 그대로 ‘유종의 미’를 거두며 다 함께 웃으면서 박수칠 때 떠날 수 있던 기회를 이렇게 허무하게 날려버린 것은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남는다. 7년 간 안방극장에 유쾌한 웃음을 선사했던 ‘런닝맨’의 퇴장이 더욱 더 아쉬운 순간이다.
/이하나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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