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파괴적 혁신', 클라우드 중심으로 산업 기반 틀 다시 짜야

김지선 2016. 12. 2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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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부터 추진돼 온 업계와 정부 노력의 결실로 지난해 9월 `클라우드컴퓨팅 발전 및 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클라우드컴퓨팅법)`이 시행됐다. 국가 안보와 정보 보호를 이유로 클라우드컴퓨팅을 반대해 온 기관도 클라우드 도입을 검토하는 등 공공 클라우드 시장이 점차 활성화될 조짐이다.

스마트폰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결합으로 촉발된 모바일 혁명 이후 클라우드와 빅데이터로 진행되면서 인공지능(AI) 시대가 도래했음에도 이처럼 뒤늦게 법 시행이 결정된 데에는 국회를 비롯한 국내 정보기술(IT) 시장과 참여 그룹의 인식 부족이 가장 큰 이유였다.

사실 클라우드는 기존의 소프트웨어(SW)와 서비스 생태계의 근본을 파괴하고 재창출하는 것이자 기존 정보기술(IT) 시장 플레이어로 하여금 다시 동일 선상에서 경쟁하는 기회를 부여하는 새로운 마당이다.

국내에서 클라우드 활용이 늦어지는 사이에 해외 유수 기업들은 클라우드를 시작하는 벤처와 인력을 순식간에 흡수, 3∼4년 만에 클라우드에 기반을 둔 글로벌 경쟁력을 갖췄다. 이뿐만 아니라 정보통신기술(ICT) 정책을 이끄는 공공 분야에서도 일단 막고 보자는 식의 대응을 하다 보니 활발하게 움직여야 할 산업 인력에 대한 혁신 동기 부여가 한참 미흡했다. 결국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IBM 등 글로벌 기업들을 위시해 중국의 신참 텐센트 및 알리바바 등 초거대 기업에 비해 우리나라 기업 경쟁력은 5년 이상 뒤처지게 됐다.

우선 글로벌 기업이 혁신 클라우드 서비스로 경쟁하는 사이 우리 기업이 쉽게 클라우드로의 전환을 서두르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 첫째 기업 내부 클라우드 사용에 대한 인식 부족과 개발 인력 부족이 가장 큰 문제다. 둘째 클라우드 기반 위에 비즈니스를 지속 혁신시킬 능력이 부족하다. 셋째 클라우드로 전환하는 가장 큰 이유가 캐펙스(Capex, 고정자산 구입 등 자본 지출)로부터 오펙스(Opex, 업무 지출 또는 운영비)로 비용을 전환, 기업 본연의 비즈니스에 더 집중하게 함이라는 사실을 망각한다.

이상의 문제점를 해결하려면 국가는 클라우드 경제 틀을 전력 인프라 산업에 버금가는 주요 이슈로 삼아야 한다.

근래 전 세계 클라우드 데이터센터에 투자되는 비용이 천문학 규모로 대형화되고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불리한 국내 클라우드 여건에도 국내 기술로 완성해 나가는 클라우드 생태계에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게 할 기회는 아직 남아 있다. 먼저 공공 부문 클라우드 퍼스트(First) 정책에 따라 정부통합전산센터부터 클라우드 전환을 서둘러야 한다. 기존의 제1, 2센터뿐만 아니라 2018년까지 구축되는 제3센터는 개방형 클라우드 생태계 조성을 통한 민간시장 마중물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 이는 이미 세계에 경쟁력이 입증된 바 있는 전자정부 프레임워크의 글로벌 시장 확산을 위해서도 필요한 일이다.

클라우드 플랫폼으로 전환시킨 전자정부 및 공공기관 서비스를 글로벌 서비스와 견줄 만한 저렴한 가격에 제공한다면 지구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는 정보화 개발도상국에는 매우 매력 넘치는 솔루션이 될 것이다.

이를 위한 실천 방안으로 클라우드 전환 지원을 통한 IT 컨설팅 및 서비스 일자리 창출, 전체 사회 IT 비용 절감, 클라우드 기술기업 경쟁력을 높여 줄 내수 및 공공시장 확보가 시급하다. 클라우드 플랫폼에 대해서는 정부가 근간을 지원해야 하고, 여기에 다양한 공개 SW 개발자 아이디어와 혁신이 모여 새로운 개발 솔루션을 용이하게 올라가고 사용성이 높아지게 함으로써 공공으로 시작된 거대한 개방·협업 생태계가 마련될 것이다.

이와 함께 새로운 기술에 대한 투자가 활성화되도록 세제 혜택과 인센티브를 강화해야 한다. 정부와 공공기관의 민간 클라우드 이용 기준 완화 등 클라우드 혁신 생태계의 진화를 방해하는 규제를 최대한 풀어야 한다. 클라우드 기술에는 보안 조치가 필수로 포함돼 있음에도 클라우드 대상을 공개자료에 국한하는 것은 신기술 도입을 통한 생태계 발전에 큰 걸림돌이 아닐 수 없다. 많은 실천 우려에도 클라우드는 4차 산업혁명으로 가는 길목에서 핵심 역할은 확실시된다. 정부는 클라우드 생태계 성장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규제 울타리를 풀어서 세심하게 전방위 지원에 나서야 한다.

송정희 한양대 SW융합대학 특훈교수(전 KT 서비스혁신사업본부 부사장) jhsong9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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