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넘어 중동·유럽까지 뻗은 K-뷰티

박민영 2016. 12. 26.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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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점서 매출 상위 싹쓸이
이니스프리·에뛰드 등 열풍
LG생건 '후' 1조클럽 진입
토니모리는 사우디에 첫발
미샤, 러 140만달러 판매고

◇ '결산 2016' 화장품산업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는 가운데에서도 K-뷰티는 성장 가도를 달려왔다. 국내 화장품 브랜드는 면세점에서도 글로벌 명품 브랜드를 따돌리고 매출 상위권을 기록하며 한결같은 효자 품목으로 자리를 지켰다. 또 국내 브랜드숍 왕좌의 주인이 바뀌고 국내외 매출 1조원 브랜드들이 새로 탄생했다. 높은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중동, 유럽 등 새로운 시장을 모색하고 진출하는 움직임도 잇따랐다.

◇브랜드숍 1위 차지한 이니스프리=올해는 아모레퍼시픽 이니스프리의 가파른 성장이 두드러졌다. 이니스프리는 지난 상반기 누적 매출 4002억원을 기록하며 LG생활건강의 더페이스샵(3308억원)을 제치고 브랜드숍 1위에 올랐다. 지난 3분기에도 누적 매출 5771억원을 기록, 더페이스샵(4885억원)과의 차이를 벌렸다. 이니스프리의 질주는 계속됐다. 지난 10월 말 회사 내부에서 집계한 기준으로 국내외 매출 1조원을 돌파하며 설화수에 이어 아모레퍼시픽의 두 번째 '1조 브랜드'가 됐다. 내년에는 국내 매출 1조원도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제주도산 자연 원료로 만든 자연주의 화장품 콘셉트가 시장에서 통했다. 특히 녹차·화산송이·탄산 온천수 등 제주도 자연 원료를 활용한 화장품이 황사와 미세먼지로 골치를 앓고 있는 중국 소비자들을 사로잡았다. 20대를 공략한 젊은 감각의 마케팅도 주효했다. 이니스프리의 주 고객층이 20대인 만큼 이들이 주로 사용하는 SNS를 마케팅 창구로 적극 활용했다. 가상현실(VR)을 활용한 콘텐츠와 스낵컬처용 1분짜리 드라마를 선보이고, CU와 협업해 제주 화산송이를 모티브로 한 초코볼 과자도 출시하는 등 제품을 친근하게 접할 수 있는 마케팅으로 어필했다.

◇재기에 성공한 에뛰드=아모레퍼시픽의 '아픈 손가락'인 에뛰드도 재기에 성공했다. 한때 브랜드숍 4위에서 6위까지 밀려났던 에뛰드의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313억원으로 지난해(24억원)보다 약 1200% 급증하며 실적이 개선됐다. 지난해 회사 창립 70주년 행사에 서경배 회장이 "까치집을 짓는 마음으로 (에뛰드를) 재정비하겠다"고 밝힌 것처럼 에뛰드는 절치부심하고 브랜드 재건에 나섰다. '프린세스 판타지' 콘셉트에서 벗어나 'Life is Sweet'을 새 슬로건으로 내걸고 코미디언 김숙, 배우 마동석 등 기존 에뛰드의 공주풍 이미지와 다른 모델을 기용해 친근한 이미지를 내세웠다. 타깃층도 10∼20대 초반에서 20대 후반까지 넓혔다.

주요 타깃층인 20대층의 구매 동선을 분석해 대형마트 등 효율이 낮은 매장은 닫고 서울 명동, 대학로, 부산 광복동 등 핵심 상권에 주력했다. '플레이 101스틱' '더블래스팅 파운데이션' 등 신제품이 호응을 얻었으며 신제품을 온라인에 선출시하고 온라인에서 주문한 상품을 오프라인에서 찾아가는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를 강화한 것도 효과적이었다. 아모레퍼시픽은 최근 인사에서 '에뛰드 글로벌디비전'을 신설하며 에뛰드의 해외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현재 230여 개에 달하는 해외 매장을 2020년까지 지금보다 50% 이상 늘리고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해외에서 달성한다는 목표다.

◇또 하나의 1조원 브랜드, LG생건 '후'=또 하나의 럭셔리 화장품이 1조 클럽 진입하는 쾌거를 이뤘다. LG생활건강의 궁중 한방화장품 브랜드 '히스토리 오브 후'가 그 주인공이다. 후는 궁중 의학서적과 고서에 담긴 궁중처방을 제품에 적용하고 궁중 문화 럭셔리 마케팅을 선보이는 등 고급화 전략을 통해 중국 시장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이 같은 영향으로 지난 3분기 후, 숨37 등 LG생활건강의 럭셔리 화장품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4% 증가했으며 화장품 사업 내 매출 비중도 68%로 늘어났다. 지난 3분기에는 매출 1조5635억원, 영업이익 2442억원을 달성하며 사상 최대 분기실적을 냈다.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도 중국에서 매달 80% 이상 성장률을 보이며 지난 10월에는 중국 진출 5년여 만에 청두에 100호점을 열고 영향력을 과시했다.

◇중동, 유럽으로…포스트 차이나 모색하는 화장품 업계=새로운 시장을 발굴하려는 화장품 업계의 움직임도 활발했다. 중국 시장에 안주하지 않고 다양한 시장을 개척해 안정적인 먹거리를 확보하기 위한 것. 토니모리는 올해 초 사우디아라비아에 1∼2호점을 내면서 중동시장 공략에 신호탄을 쐈다. 지난 9월에는 화장품 편집숍 세포라 중동 지역 매장에만 32곳에 입점하며 중동 내 입지 다지기에 나섰다. 토니모리는 올해 초 유럽 세포라 매장에도 입점해 현지 시장에서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18년까지 쿠웨이트·오만·바레인·카타르 등 중동 걸프협력회의(GCC) 국가의 세포라 매장 등에도 총 50개 매장을 열 계획이다.

에이블씨엔씨의 미샤도 러시아와 터키에 각각 15호와 3호 매장을 열었다. 지난 상반기 러시아에서 14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으며 터키에서는 지난 10월 100만 달러 상당의 매출을 기록하는 등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박민영기자 ironlu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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