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산책] 클라우드 정교한 지원정책 필요하다

2016. 12. 26.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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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희동 이화여대 경영대학 교수

지난 11월, 12월 두 달에 걸쳐 클라우드 SaaS 사업자 확인제 평가에 관여하게 됐다. 수도권에 위치하면서 GSIP(Global SaaS Incubation Project)에 관여된 33개 업체의 33개 서비스와 지방 4개 클라우드 산업단지(부산, 울산, 광주, 여수) 소재 12개 업체의 34개 특화 SaaS 서비스 등 총 67개 서비스가 과연 클라우드 기술을 제대로 사용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평가 작업이다. 평가 작업은 크게 서류 심사와 기능 점검 및 확인의 두 단계로 진행되는데, 서류 심사는 서비스 기능 정의서, SW 스택, 서비스 구성도를 살피고, 기능 점검 및 확인은 사용자 중심의 요청 기반 셀프 서비스, 범용 네트워크 접속, 신속한 탄력성, IT 자원의 공동 이용, 서비스 측정의 다섯 항목으로 진행됐다. 2015년 9월부터 시행돼 온 클라우드발전법에 따라 국내 SaaS 사업자들은 정부의 여러 클라우드 산업 육성 목적의 지원금을 수혜하면서 기존의 SI 서비스들을 클라우드로 대체하고 있다. 본 평가 작업을 수행하면서 목격한 SaaS 사업자들의 현황을 살펴보고, 이에 기반하여 정부의 클라우드 진행 정책에 대한 개선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우선, 국내 IaaS 사업자(예, KT, SK C&C 등)에 기반하고 있는 SaaS 사업자보다 외국 IaaS사업자(아마존, IBM, MS 등)에 기반하고 있는 SaaS 사업자의 수준이 전반적으로 높다. 주된 이유는 외국 IaaS 사업자들이 보다 선진적인 기술을 제공할 뿐 아니라(다양한 운영체제나 DB 지원, 클라우드 에이전트 등 필요한 기능별 API 제공, Load Balancing 제공), 이 업체 직원들이 보다 친절하게 SaaS 사업자들에게 기술적 자문을 제공하는 협조적인 태도를 지녔기 때문이다.

둘째, 아직 클라우드 SaaS 사업자의 클라우드 이해도나 기술적 수준이 그리 높지 않으며, 특히 수도권보다는 지방SaaS 업체의 수준이 심각하다. 아무래도 지방 소재 사업은 지방 정부 예산의 규모에 맞추다보니 일단 지원 금액이 작고, 최신 기술에 대한 정보 습득이나 네트워킹 체계가 덜 갖춰졌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 클라우드라고 주장하는 서비스들이 ASP 형태로 제공되는 경우가 적지 않아서, 고객별로 특정 시스템을 별도로 개발하고 이를 별도의 물리적 서버에 저장 제공해 전혀 클라우드 본연의 기술 기반을 활용하고 있지 못하다. 또한, VM도 비용 절감 상 1개 혹은 2개 정도만 개설하는 초보적 수준을 보이는 바, 향후 다양한 경우를 고려한 여러 개의 VM이 개발돼야 할 것이다(예, 운영체제별, 서비스별, WAS/DB 등 시스템 종류별, 고객수별, 백업용 등). 용량이 다 찼을 때 이를 증대시키는 스케일링 기술도 자동식이 아닌 반 수동식으로 운영되는 바, 고객이 추가 자원이 필요하다고 판단이 필요할 때나, 자원 증설을 요구하는 절차가 모두 SaaS 사업자와 고객간에 직접 전화로 의사소통을 하는 경우가 적지 않게 확인됐다. 또한, 아직도 직접 시스템을 만들어 설치해주는 SI 사업이 클라우드 사업보다 수익성이 좋으므로, 기존에 제공하는 SI 사업을 클라우드로 완전 대체하는 데 상당한 거부감을 갖고 있다.

셋째, 클라우드 사용자(고객)의 클라우드에 대한 인식 수준이 아직 열악하다. 우선, 외부 서버에 자신의 민감한 data(예, 영업실적)를 위치하는 데 대해 상당한 거부감과 우려감을 갖고 있다. 기능 점검 및 확인 사항으로서 사용자가 직접 셀프 서비스하도록 돼 있지만, 과연 사용자 스스로 원하는 서비스를 선택할 능력이 확보되어 있는지 불명확하다. 또한, 고객이 기업일 경우 내부 사용자 개인별로 Multi-tenancy 하는 필요성이나 계획도 아직 대부분 갖고 있지 않아, 엄밀한 의미의 사용자 개인별로 사용한 만큼 과금하는 서비스는 제공되고 있지 못하다.

이상의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해 보다 정교한 지원 정책이 제공돼야 한다. 우선, 현재 확인제평가는 지원된 자금에 대해 과연 클라우드서비스가 제대로 제공되고 있는지 여부의 가부만 평가하는 바, 향후에는 각 서비스를 수준별로 등급제 평가를 실시해 현 수준에 맞는 정교한 컨설팅을 제공하는 일련의 순환적인 고도화 지원 사업으로 확장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SaaS 서비스의 성숙도 표준 모형 개발이 선행돼야 할 바, 범용 모델로 충분할지 아니면 각 서비스별 혹은 업종별 등 다양한 성숙도 모형이 개발돼야 할지 추가 논의와 고민이 필요하다. 특히, 지방클라우드산업단지의 경우, 산업단지별로 오직 다른 서비스 개발만 허용되므로, 다른 산업단지의 클라우드가 필요할 경우 이를 사용할 수 있도록 산업단지별 협력 체제를 구축하는 것도 시급하다.

또 한가지 주의할 것은 무조건적인 클라우드 전환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이다. 시스템 사용량이 안정적이거나 긴밀히 통합된 시스템(예, ERP) 같은 경우 클라우드로 전환은 오히려 바람직하지 않을 수 있다. 사용자들은 자신이 첫 사용자가 되기 보다는 훌륭한 성공 사례를 따라 하기를 더 선호하므로 왜 클라우드가 바람직한지, 누가 이러한 시스템으로 어떠한 성과를 이뤘는지를 소개하는 것이 클라우드 서비스를 확산하고 질적으로 우수한 성공 사례를 발굴하는데 더욱 도움이 될 것이다. 이제 막 발돋움하는 우리나라 클라우드 서비스에 대한 정부나 관계 기관이 더욱 정교한 지원 정책을 구사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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