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경 연말결산⑥] 축구 포지션으로 본 '연예가 워스트11'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2016. 12. 26.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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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 장동민과 방송인 이창명. 사진 경향DB
배우 엄태웅(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가수 조영남, 배우 이진욱, 개그우먼 이세영. 사진 경향DB
배우 김민희(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가수 이주노, 가수 겸 방송인 정준영, 배우 윤제문. 사진 경향DB
배우 겸 가수 박유천. 사진 경향DB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의 주역으로 꼽히는 광고감독 차은택이 지난 달 8일 저녁 인천공항으로 입국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 경향DB

<수어사이드 스쿼드(Suicide Squad)>는 올해 개봉됐던 DC코믹스 원작의 영화다. 내용을 간단히 정리하면 각 영화에 출연했던 악당들이 모여 아이러니하게도 세상을 구원한다는 이야기다. 2016년 연예가를 정리할 때 빠질 수가 없는 것이 바로 사건 사고다. 올해도 많은 연예인들이 피치 못한 상황으로 또는 의도적으로 사건 사고에 휘말리거나 개입해 대중들에게 슬픔과 실망을 안겼다.

올해 연예가를 달군 것은 단연 남성 연예인들의 성추문이었다. 게다가 그중 일부는 배우자가 있는 연예인들이라 대중의 실망이 컸다. 이외에도 다양한 설화(舌禍), 구설수, 법정공방, 이혼 등 불우한 가정사, 논란 등이 이어졌다. 스포츠경향이 이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내년의 반면교사로 삼으려 한다.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축구의 진형을 빌려 총 11명, 그리고 ‘올해의 감독’까지 총 12명의 ‘악동’들로 꼽았다. 올해 한국 연예가판 ‘수어사이드 스쿼드’인 셈이다.

■ FW(공격수) 부문: 장동민, 이창명

‘공격수’ 부문은 공격적인 언행이나 말들로 ‘설화(舌禍)’를 자초한 이들이 선정됐다. 개그맨 장동민이 대표적이다. 그는 지난해 MBC <무한도전>의 새 멤버로 합류하는 과제를 치르던 도중 과거 인터넷 라디오 팟캐스트에서 했던 여성 비하, 삼풍백화점 생존자 비하 발언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그 여운이 가기도 전인 6개월 후, 지난 4월 장동민은 tvN <코미디빅리그>에서 한 부모 가정을 비하하고 아동 성추행을 미화하는 듯한 대사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방송인 이창명은 반복되는 말 바꾸기로 대중의 분노를 산 경우다. 이창명은 자신이 운전하던 차로 지난 4월20일 서울 여의도의 신호등을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하지만 그는 21시간 만에 경찰에 나타났다. 그는 음주운전 혐의를 부인했으며, 사고 다음 날 대전에 갔다고 알리바이를 댔다. 하지만 그의 대전행도 경찰 조사 결과 거짓으로 밝혀졌으며, 음주 사실도 거듭된 증언과 혈액검사 결과 거짓으로 드러나고 있다.

■ MF(미드필더) 부문: 엄태웅, 조영남, 이진욱, 이세영

다양한 이유로 경찰이나 검찰에 자주 출석한 이들이 선정됐다. 배우 엄태웅은 방송에서의 이미지와 실제 벌어진 사건의 양상이 너무도 달라 충격을 안긴 경우다. 각종 예능을 통해 순박하고 헌신적인 모습을 보이던 그는 배우자가 있음에도 8월 마사지 업소에 갔다가 종업원에게 성폭행 혐의로 피소됐다. 결국 무혐의 처분을 받았지만 대중이 받은 충격은 가시지 않았다. 그는 결국 자숙을 택하고 배우 활동을 중단했다. 배우 이진욱도 마찬가지였다. 평소 신사적인 이미지로 인기가 높았던 그 역시 성폭행 혐의로 피소돼 충격을 줬다. 결국 이 사건은 무고를 주장하는 이진욱의 입장이 더해져 여름을 뜨겁게 달궜다. 가수 조영남은 화투장을 소재로 한 그림을 2011년부터 올해까지 전문 화가에게 맡겨 그리게 한 후 속여 팔았다는 의혹을 샀다. 결국 그는 6월 사기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고 지난 21일 공판에서 검찰에게 징역 1년형을 구형받았다. 개그우먼 이세영은 11월 출연하던 tvN <SNL 코리아>에 초대된 아이돌그룹 멤버들의 신체 특정부위를 건드리고 환호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프로그램에서 빠졌다.

■ DF (수비수) 부문: 김민희, 이주노, 윤제문, 정준영

이 부문에는 사건, 사고에 휘말린 후 두문불출하는 이들을 중심으로 선정됐다. 배우 김민희는 홍상수 감독의 영화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에 출연한 것으로 계기로 인연을 이어오던 중 불륜설에 휘말렸다. 이후 부산국제영화제나 각종 영화제 그리고 이후 개봉된 영화 <아가씨>의 홍보 일정에도 빠지며 두문불출했다. 서태지와 아이들의 멤버 이주노는 지난 10월 강제추행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그는 사기 혐의로 피소된 적이 있는데 또 다시 사건에 휘말려 팬들의 실망을 샀다. 배우 윤제문은 음주운전으로 팬들에게 실망을 준 경우다. 지난 6월 면허 취소 수준으로 취한 상태에서 운전대를 잡았다. 그의 경우도 앞서 두 번의 음주운전 전력이 있었기에 더욱 논란이 됐다. 가수 겸 방송인 정준영은 <1박2일>이 한창 방송 중이던 9월 성추행 혐의로 피소됐다. 결국 무혐의 판정이 났지만 그는 파리로 떠나 아직 돌아오지 않고 있다.

■ GK(골키퍼) 부문: 박유천

축구로 따지면 약팀 골키퍼처럼 그야말로 쏟아지는 슛으로 망연자실한 한 해를 보낸 연예인이었다. 배우 겸 가수로 활동 중이던 그는 2016년 한 해를 성폭행과 관련한 피소와 그 후에 이어진 일련의 사태로 팬들에게 큰 실망을 안기고 말았다. 발단은 6월 제출된 고소장이었다. 유흥업소 여종업원 ㄱ씨는 업소의 방 안 화장실에서 박유천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고소장에 주장했다. 고소의 대상이 절정의 인기 한류스타 박유천이었다는 점과 그가 유흥업소 종업원을 성폭행했다는 내용, 그리고 그 장소가 화장실이었다는 사실이 팬들을 경악하게 했다. 이후 같은 달 16일과 17일 연이어 세 건의 고소가 더 접수돼 사건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장소 역시 화장실이 공통적으로 지목됐다. 결국 1, 2번째 고소여성의 주장은 허위로 밝혀졌지만 박유천의 성매매 혐의는 남았다. 그에게는 승리였지만, 상처뿐인 승리일 뿐이었다.

■ 올해의 감독: 차은택

이 부문에서는 기자들의 의견이 홍상수 감독과 차은택 감독으로 나뉘었다. 홍 감독은 올해 배우 김민희와의 불륜설과 그에 따르는 배우자와의 이혼소송으로 연예가의 화제가 됐다. 하지만 국가 전체의 운영을 좌지우지하는 국정농단의 주역으로 참여했다는 점에서 차은택 감독의 심각성이 더 크게 반영됐다. 1990년대 후반 ‘드라마타이즈’ 형태의 뮤직 비디오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차 감독은 이후 드라마 연출에 이어 ‘문화창조융합 본부장’이라는 정부 요직에 오르며 ‘문화계 황태자’로 급부상했다. 하지만 잇단 국정농단 사건 수사 결과 그의 급부상은 비선실세들의 개인적인 이해가 얽힌 그야 말로 ‘사상누각’의 일부임이 밝혀졌다. 일본과 중국 등지를 오가며 도피하던 차 감독은 결국 지난달 8일 귀국해 곧바로 검찰 수사를 받았고, 피의자의 신분이 됐다. ‘문화계 황태자’에서 피의자로의 추락은 한 순간이었다. 그는 현재 특검의 수사도 앞두고 있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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