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펜 "집권하면 '프렉시트' 국민투표하겠다"
[경향신문] ㆍ극우정당 민족전선 정책 제시…“유로존·나토에서도 빠질 것”
프랑스 극우정당 민족전선(FN)의 마린 르펜 대표(48·사진)가 집권하면 ‘프렉시트(Frexit·프랑스의 유럽연합 탈퇴)’ 국민투표를 하겠다고 공언했다. 유로존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에서도 탈퇴하겠다고 밝혔다.
르펜은 24일(현지시간) 그리스 일간 디마크리티아와 인터뷰에서 “벨기에 브뤼셀(EU) 관료들이 프랑스 국민에게 강요하는 굴종에서 벗어나기 위해 투표할 권리를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같은 국민투표를 벌이겠다는 것이다.
2014년 지방선거 때 르펜이 이런 공약을 내걸었을 때만 해도 프랑스의 EU 탈퇴를 진지하게 생각하는 이는 드물었다. 그러나 지난 6월 브렉시트가 현실이 됐고, 이달 초에는 개헌안 국민투표 부결로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가 물러났다. 내년 조기총선 이후 이탈리아의 유로존 탈퇴 가능성이 거론된다. 프랑스 내에서도 EU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강해지고 있다. 지난 10월 여론조사에서 프랑스 국민 47%가 EU 탈퇴 국민투표에 찬성했다.
전문가들은 EU 창립 멤버인 프랑스마저 빠져나간다면 다른 회원국의 연쇄 이탈로 이어질 거라고 경고한다. 르펜은 또 “프랑스가 EU와 유로존을 떠날 때 포르투갈과 이탈리아, 스페인, 아일랜드, 그리스, 키프로스도 함께 떠나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주장했다.
르펜은 “나토는 소련의 위협을 걱정하던 시절에 만들어진 조직”이라며 “미국만 쫓아다니는 기구이고, 더 이상 있을 필요가 없다”고 날을 세웠다. 프랑스는 1949년 나토 창립 멤버였으나 1966년 샤를 드골 대통령 때 미국의 독주에 반발하며 탈퇴했고 2009년에야 복귀했다.
내년 대선 결선투표 진출이 유력한 르펜은 “유럽은 이민자들을 부양할 능력이 없다”며 반이민 성향을 드러냈다. 하지만 유럽 극우정당 중 가장 위험한 조직으로 꼽히는 그리스 황금새벽당에 대해서는 “관계를 맺지도 않았고 원치도 않는다”며 선을 그었다. 황금새벽당 당원들은 지난달 히오스섬의 난민캠프를 습격해 돌과 화염병을 던지고 캠프를 불태웠다. 르펜은 인종주의 극우파 색채를 희석하려 애써왔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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