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들었다 놨다.. 김은숙-이응복, 새 히트 콤비의 탄생
[오마이뉴스 글:박창우, 편집:김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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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은숙 작가와 이응복PD가 첫 번째로 호흡을 맞춘 <태양의 후예> |
ⓒ KBS |
최순실이 박근혜 정부 4년을 쥐락펴락했듯, 이들은 2016년 안방극장을 주물렀다. 한마디로 김은숙 작가는 마음껏 썼고, 이응복 PD는 원 없이 찍었다. 그 결과는 별다른 설명이 필요 없을 거 같다. 최고시청률 38.8%(닐슨코리아 전국기준)를 기록한 KBS 2TV <태양의 후예>는 박근혜 대통령까지 챙겨봤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으며, tvN <쓸쓸하고 찬란하神-도깨비(이하 도깨비)>는 tvN 역대 드라마의 흥행기록을 갈아치우며 쾌속 순항 중이다.
드라마를 만드는 데 있어 작가와 연출의 호흡은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다. 작가 입장에선 자신이 쓴 글을 멋진 영상미로 구현해줄 연출자를 갈구하기 마련이고, PD 역시 자신의 역량을 마음껏 뽐낼 수 있는 수준 높은 글을 원하기 때문이다. 김수현, 송지나, 노희경 등 내로라하는 작가가 정을영, 김종학, 표민수 등 업계의 굵직한 PD와 오랜 기간 손을 잡고 작업을 이어온 까닭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김은숙 작가 역시 작가로서 '이름값'을 날리기 시작한 이래 늘 신우철 PD와 호흡을 맞춰왔다. 2004년 <파리의 연인>을 시작으로 2005년 <프라하의 연인>, 2008년 <온에어>, 2009년 <시티홀>, 그리고 2010년 <시크릿 가든>과 2012년 <신사의 품격>까지. 2000대 이후 김은숙-신우철 콤비가 쌓아 올린 '흥행 금자탑'은 가히 독보적이라 할 만했고, 김은숙이 쓰고 신우철이 찍으면 일단 시청률 1위는 보장된다는 게 정설처럼 떠돌기도 했다.
하지만, 듣기 좋은 꽃노래도 삼세번이라고 했던가. 시청자가 김은숙 작가의 스토리텔링에 식상함을 느끼기 시작하면서, 김은숙 작가에게는 변화의 시기가 찾아왔다. 김원석 작가의 원작 '국경없는 의사회'를 탈바꿈시켜 <태양의 후예>로 재탄생 시킨 게 그 첫 번째고, 거기서 만난 이응복 PD와 다시 손을 잡고 <도깨비>를 내놓은 게 두 번째다.
김은숙-이응복, 또 하나의 히트 조합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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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양의 후예>에 이어 <도깨비로>로 흥행 연타를 때린 김은숙 작가와 이응복PD. |
ⓒ tvN |
또, 연출만으로 캐릭터의 심경을 설명하거나 심리를 묘사할 수 있게 됨으로써, 작가는 이야기 구성에 보다 더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 가령, <태양의 후예>에서 송중기가 선글라스를 끼고 헬기에서 내려 송혜교를 지나치는 모습, <도깨비>에서 공유와 이동욱이 김고은을 구하기 위해 시골 한 도로에 갑자기 나타나는 장면 등은 이영복식 연출의 백미로 꼽을 만하다.
그런 상황을 만들어낸 김은숙 작가의 공도 만만치 않지만, 단 한 장면에 주인공의 심리를 압축해 보여준 이응복 PD의 디테일한 연출이 뒷받침되었기에 두 장면 모두 깊은 여운을 남기며 극 진행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었다.
탄탄한 이야기와 섬세한 연출이 만나면 이런 놀라움이 펼쳐진다. '언어의 마술사' 김은숙과 '환영술사' 이응복 PD는 앞으로 또 어떤 마법을 보여줄 것인가. 벌써부터 두 사람의 다음 작품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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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박창우 시민기자의 개인블로그(saintpcw.tistory.com)와 <미디어스> <문화저널>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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